2014. 2. 20. 12:01

감격시대 김현중 아버지 떠나보내는 오열이 매력적인 이유

상하이 조선인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상하이 신의 죽음은 그의 아들인 정태가 진정한 투신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됩니다. 상하이 신의 시체를 두고 싸우는 황방 파와 정재화 파의 대결은 흥미롭게 이어졌습니다. 죽었지만 살아있는 권력보다 강한 상하이 신으로 인해 '감격시대'는 더욱 흥미로워졌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부정하며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정태도 버릴 수 없는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은 최강이었습니다. 왜 김현중이 대단해졌는지 이 지독한 오열은 잘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감수성이 폭발하는 정태의 오열은 강한 남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 강렬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재화 파에게 습격을 당해 쓰러진 정태를 밤새 간호하는 옥련은 한심스럽고 고통스럽기만 했습니다. 자신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태를 5년 만에 재회했다는 기쁨은 잠시였고, 여전히 싸움의 중심에 있는 정태가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자신의 목숨까지 내줄 정도로 사랑하는 남자의 고통은 그래서 더욱 아프기만 하니 말이지요.

 

상하이 신의 죽음은 상하이 패권을 두고 싸우는 이들에게는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물론 신영출의 죽음과 관련한 진범을 찾는 작업은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서로 다른 세 조직이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고 상하이 신의 시신을 모시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 역시 그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 때문이었습니다.

 

황방 파와 정재화 파, 그리고 일국회까지 상하이에 진출하며 패권을 가져가기 위해 싸우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그 중심에 있는 이는 정태입니다. 정태를 앞세워 패권을 가져가려는 황방 파와 죽은 상하이 신의 시신을 모시고, 그의 아들을 이용하려는 정재화 파까지 이들의 대립은 거세기만 합니다. 여기에 조선만이 아니라 중국까지 접수하려는 야욕을 가진 일본은 일국회를 앞세워 상하이를 접수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다들 각자의 목적으로 가지고 정태의 아버지 시신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모습은 가관이었습니다. 옥련으로 인해 정재화와 함께 시신을 모시러 향한 정태에게 아버지는 여전히 특별한 감정으로 다가올 수 없었습니다. 옥련이 두만강을 건너 상하이로 가는 과정에서 어머니가 숨졌다는 이야기는 정태를 움직였습니다. 시신을 감싸고 눈물이라도 흘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처지를 이야기하는 옥련 앞에서 자신의 마음만 앞세울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황방 파의 왕백산은 상하이 신의 시신을 두고 정재화와의 싸움에서 완승을 거둡니다. 싸움보다는 잔머리가 좋은 정재화가 황방 파의 최고수인 왕백산을 이기는 것은 처음부터 어려웠습니다. 일당백으로 정재화 파를 물리치고 상하이 신의 시신을 인수해서 떠나는 황방 파에게는 일국회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길목에서 기다려 누가 되든 시신을 가진 자들을 잡겠다는 그들의 전략은 성공하는 듯했습니다.

 

상하이 신의 시신이 가지는 위상을 잘 알고 있는 일국회 역시 황방 파의 뒤통수를 치려했습니다. 자신들이 상하이 신을 내세울 일은 없지만, 이를 막아 자중지란을 일으킬 수 있게 하려 했습니다. 황방 파가 준비한 장례식 장에 등장한 가야는 이런 노림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뱀보다 차갑고 잔인하기까지 한 가야의 이런 행동에 당황하고 힘겨워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장례식장을 찾아 관을 사리에 두고 벌이는 치열하고 강렬하게 이어지는 이들의 대결은 흥미로웠습니다. 죽은 자를 두고 벌이는 이들의 심리전은 관 뚜껑을 여는 순간 급격하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어렵게 일국회에서 찾은 관에 있던 시체가 상하이 신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대반전으로 다가왔으니 말이지요.

 

힘은 없지만 여우처럼 잔머리가 많았던 정재화가 자신들이 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진짜 상하이 신의 시체를 따로 옮겨두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이들의 대결 구도는 더욱 치열해지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태에게 강한 한 방을 날린 소소의 역할은 이후 그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아버지가 남긴 유물은 단촐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담겨 있는 것은 가족사진과 어린 정태가 아버지에게 보냈던 편지를 여전히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자신이 부정하고 싶었던 아버지는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도 단 한 순간도 가족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뒤늦게 알게 된 정태가 서럽게 오열을 하는 상황은 시청자들마저 울컥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지독할 정도로 매력적인 김현중의 오열은 '감격시대'를 더욱 감격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작가가 바뀌며 어수선해진 상황에서도 김현중이 보인 이 지독한 마력은 여전히 이 드라마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강한 남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서럽게 울 수밖에 없는 김현중의 오열이 매력적인 이유는 그 연기 속에 오랜 시간 감춰두었던 사랑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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