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26. 08:04

김연아 그랜드슬램에 초콜릿 금메달이 전부? 왜 정부는 재소를 하지 않나?

김연아를 비롯한 소치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귀국했습니다. 올림픽 2연패를 이룬 이상화와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만이 아니라 소치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한 모든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냅니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모두 승자라는 점에서 그들 모두는 우리의 영웅이었습니다. 

 

선수들의 귀국길에 체육회가 준비한 선물이라는 것은 수제 초콜릿이었습니다. 큼지막한 메달 초콜릿을 모든 선수들에게 수여한 그들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알 수는 없습니다. 애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초콜릿을 선물한 대한체육회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인 '아빠 어디가'에서 마지막을 장식한 그들의 선물이 초콜릿 메달이었다는 점은 이 상황을 더욱 크게 합니다. 선수들이 무슨 어린 아이들도 아니고, 초콜릿 메달 만들어 선물한 것이 대한체육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그 수제 초콜릿이 무슨 의미인지는 대한체육회만이 아는 일이겠지만, 이를 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싸늘해지기만 합니다. 

 

대한체육회가 고민하는 수준이 TV에서 방송된 어린아이들을 위한 초콜릿 메달을 흉내 내는 것이 전부라는 사실은 한심하기만 합니다. 이번 소치 올림픽을 통해 최악의 존재감으로 전락한 그들이 그런 자신들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감추기 위해 초콜릿으로 장난을 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한심하다는 사실입니다. 

 

메달과 상관없이 수고한 모든 선수들이 환영받고 칭찬받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김연아 선수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메달 이상의 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더욱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긴 김연아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이어지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 때문입니다.  


메달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정당하지 못한 순위에 대해 많은 이들이 분노하는 것은 단순히 메달 색깔이 바뀌어서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논란은 김연아만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는 기본적은 문제였습니다. 더욱 17년간의 노력을 마감하는 마지막 무대에서 올 클린 연기를 한 김연아가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겼다는 사실이 더욱 큰 분노로 다가온 것은 당연합니다.

 

 

김연아는 피겨 선수로서는 가장 위대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랜드슬램(Grand Slam)과 올포디움(All Podium)이라는 피겨 역사 100년 만의 첫 대기록을 세운 이가 바로 김연아라는 사실은 자랑스러우면서도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런 위대한 선수의 마지막을 이렇게 허무하게 보내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욱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체육회도 빙상연맹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오직 자신의 노력만으로 모든 것을 마무리했다는 사실이 더욱 아쉽기만 합니다.

 

김연아는 201년 벤쿠버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서 여자 피겨 사상 첫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습니다. 물론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타라 리핀스키가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석권한 유일한 선수였었습니다. 하지만 김연아는 여기에 4대륙선수권대회까지 따내며 진정한 레전드가 되었습니다.

 

이 위대한 기록을 세운 김연아가 마지막 무대에서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겼다는 사실은 아쉽습니다. 김연아 본인은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녀의 마지막이 이렇게 부당하게 마무리되는 것을 그 누구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김연아가 실수를 해서 어쩔 수 없이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완벽한 연기를 하고도 홈 텃세에 밀려 메달을 놓친 것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여자 싱글 선수로는 역대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로 피겨 역사에 이름을 남긴 김연아는 이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올포디움이라는 생경한 단어가 주는 위대함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올포디움이란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3위 이내의 성적을 거두는 것이라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피겨 100년 사상 첫 기록이고 앞으로도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라는 점에서 김연아의 진가는 더욱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2004-200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 처음 나서 두 차례 그랑프리 대회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준우승을 한 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도 2위를 차지한 김연아는 '데뷔 첫해'부터 화려하게 피겨 역사를 작성했습니다.

김연아는 다음 해인 2005-2006시즌에는 참가한 네 차례 ISU 주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와 그랑프리 시리즈 2회, 그랑프리 파이널을 모두 석권하며 '피겨 요정'이 된 그녀는 그렇게 17년 피겨 생활을 올포디움을 기록하며 '피겨 여왕'으로 화려하게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그녀의 마지막을 엉망으로 만든 소치 올림픽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위대한 기록을 세운 김연아가 억울하게 빼앗긴 메달을 되찾아 줘야 한다고 국민들만이 아니라 전 세계 피겨 팬들도 하나가 되는 상황에서 국내 정치권과 대한체육회, 그리고 빙상연맹만이 침묵으로 혹은 이제는 잊자고 주장하는 모습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형식적인 항의 퍼포먼스만 하고 제대로 된 재소를 하지 않는 그들은 과연 무엇을 위함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정말 그들이 해야 할 일은 억울하게 빼앗긴 금메달을 찾아주려 노력하는 일입니다. 평생 김연아를 제대로 도운 적도 없이 그녀의 모든 성과만 차지한 그들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녀를 이용하기에 급급한 모습은 추악해 보일 뿐이니 말입니다. 최소한 그들이 국가를 대변하고, 스스로 국가라고 외치는 것이라면 이번 일과 같이 억울한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가장 중요하고 큰 힘이 필요한 순간 침묵으로 일관한 그들은 최악이었습니다. 

김연아에게 가장 필요한 때 침묵으로 일관하고 이제는 금메달은 잊어버리고 초콜릿이나 먹으라고 외치는 한심한 대한체육회와 빙상연맹의 행동은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피겨 역사상 최초로 진정한 그랜드슬램과 올포디움을 기록한 유일한 여왕에게 그들이 행한 행동은 추악함을 넘어선 최악의 행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소한 그들이 모든 체육인들을 대변하는 존재들이라면 여왕을 위해 최소한 재소를 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할 겁니다. 그게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가 될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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