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8. 07:48

꽃할배 이순재 이승기의 53년 후 모습으로 감동 준 할배의 열정이 최고다

스페인으로 떠난 할배들의 여행은 역시 기대만큼 흥미로웠습니다. 중급 여행으로 적어진 여행 경비와 짐꾼 이서진이 없는 첫 날을 보내기 위한 할배들의 노력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다린 보람이 있었습니다. 두 번의 여행으로 어느 정도 익숙해진 배낭여행이었지만, 여행은 언제나 어렵기만 했습니다. 

 

 

익숙함에 비례해 보다 농익은 제약을 하는 제작진들의 모습 속에서 자연스러운 밸런스를 엿보게 했습니다. 익숙한 그들에게 제약을 전달해서 처음과 유사한 힘겨움을 선사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시청자들에게는 보는 즐거움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그만큼 제작진들의 영특함이 잘 드러난 대목에서 '꽃할배'에 대한 기대감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작부터 철저하게 준비한 이들의 기싸움은 여행 전부터 날카롭게 대립을 하면서 재미를 더욱 크게 해주었습니다. '1박2일'로 경험이 많았던 나영석 피디는 할배들에게도 사기를 치는 기발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존 여행 경비보다 적은 비용을 떠넘기며 중급 여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원한 나 피디는 돈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편안하게 대하던 이순재를 대상으로 역사적인 사인을 강요합니다.

 

뭐든지 좋게 생각한다는 이순재는 사인부터 하고 무슨 내용인지 확인해 보지만, 나 피디가 과거 '1박2일'에서 이승기에게 평생 출연을 강요하던 모습과 격하게 오버랩 되었습니다. 이승기의 50년 후의 모습이 이순재라는 이야기처럼 그는 순진하게 나 피디의 사인 공격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습니다.

 

 

동생들의 반발에도 적은 금액을 넘겨받고 부담이 된 이순재의 맹활약은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서진이 제작진에 의해 하루 늦게 스페인으로 출발하면서 숙소를 찾아가는 과정까지가 모두 이순재의 몫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른 동생들이 편안하게 여행을 시작하는 것과 달리, 모든 것을 떠안은 큰형 이순재의 부담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기만 했습니다.

 

막내 백일섭은 소주를 사기 위해 노력하지만, 물이 담긴 것은 비행기에 함께 탑승할 수 없다는 점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하늘의 뜻인 듯 2월1일 부터 그런 규제가 풀리면서 소주를 사게 된 일섭은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 행복해했습니다.

 

프랑스를 경유해 스페인으로 가는 그들에게 일차 관문인 프랑스 세관은 일섭을 두근거리게 만들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바뀐 규제로 인해 소주를 지키게 된 일섭과 신구는 이번 여행이 더욱 즐겁기만 했습니다. 반주 한 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푸는 구와 섭에게 소주는 그 무엇보다 반갑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국민 짐꾼 이서진이 없는 상황에서 스페인으로 향해야 하는 상황은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런 부담은 프랑스까지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모두 드러났습니다. 다른 이들이 편안하게 잠을 청하는 것과 달리, 이순재만이 10시간이 넘는 비행 동안 홀로 바르셀로나에 대한 책을 읽기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독서에 매진한 이순재의 모습은 흥미롭게도 이승기와 닮아 있었습니다.

 

엄밀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이승기가 이순재와 닮은 것이겠지요. 이승기 역시 '꽃누나'들과의 여행에서 완벽하게 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를 하는 과정은 대단하게 다가왔었지요. 꼼꼼하게 노트 필기도 하고, 관련 서적을 읽고, 수시로 확인을 하는 이승기의 모습은 이순재와 너무 닮았으니 말이지요. 이서진이 승기와 순재가 함께 다니면 최고일 것 같다는 말이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학구파 이순재의 노력과 할배들의 노력으로 목적지에 도착한 꽃할배들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이순재가 얼마나 긴장을 했는지는 그의 행동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자신의 짐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이상한 모습을 자주 보인 것은 그만큼 신경 써야 하는 일들이 많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공항에서 짐을 잃고 앞으로 일정에 집중하는 모습 등에서도 이순재의 첫 날 부담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던 듯합니다.

 

꼰셀데센트 거리에 위치한 까사바트요를 찾기 위해 거리에 있던 스페인 소녀들에게 질문을 하는 신구 역시 대단했습니다. 천재 건축가인 가우디가 건축한 까사바트요로 향하던 할배들은 쉽게 방향을 잡지도 못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에서 지도 한 장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신구는 거침없이 스페인 사람에게 다가가 질문을 하는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스페인 소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까사바트요를 알려주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확실하게 자신들이 찾는 곳이 어디인지 확인한 후 할배들은 스페인의 밤 문화를 조금씩 즐길 수 있었습니다. 숙소로 가기 전에 우리의 포장마차 같은 곳에서 스페인 현지의 맛을 음미하는 할배들에게 스페인은 기존 여행지와는 다른 특별한 재미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우리와 비슷하게 다양한 음식과 술 문화가 준비되어 있는 스페인은 꽃할배들에게도 행복한 나라였습니다. 다른 동생들이 식사를 맛있게 하는 과정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를 찾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도 지도에서 손을 놓지 못하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순재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새벽 1시에 도착해 산 지도 한 장으로 시작한 숙소 찾기는 식사까지 포함해 3시간 만에 찾는 과정은 대단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인터뷰에서 동생들이 순재를 모두 믿었다는 말에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돈독한 우정들 역시 특별했습니다. 이서진이 없는 상황에서도 순재가 충분히 잘 해낼 것이라고 확신하는 동생들의 모습은 든든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나이 먹었다고 주인행세하고 대우나 받으려고 주저앉으면 늙어버리는 것"이라는 이순재의 지론은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나이 탓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가지고 생활하면 된다는 그의 발언은 그 무엇보다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나이 탓하지 않고 언제나 육십이라는 생각하고 무조건 도전한다는 이순재의 발언은 많은 이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었을 듯도 합니다. 이순재가 외친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젊은 세대들마저도 움직이는 노련하고 거대한 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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