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16. 07:14

무한도전 원초적 몸 개그로 불타오른 길의 습관성 포복절도

가장 원초적인 몸놀림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지구를 차지하기 위한 우주인과 뛰어난 실력을 가진 지구인들의 이색대결로 펼쳐진 '무한도전-지구를 지켜라'는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말도 안 되는 대결을 펼쳐 지구인들을 이겨야 승리한다는 이 절대 조건은 자연스러운 경쟁 구도를 만들었고, 그 과정이 압권이었습니다. 

 

오늘 방송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났던 것은 길이었습니다. 아기병사 박형식이 지구인 대표로 등장해 매운맛 대결을 펼치는 과정에서 드러난 단순함은 그 단순함만큼 큰 재미를 주었습니다. 무도 멤버들도 박형식이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듯, 시청자들 역시 아기병사의 등장은 반갑기만 했습니다.

 

'진짜사나이'에 출연하며 아기병사라는 닉네임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박형식에게 이런 깜찍한 능력이 있었는지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매운맛에 강하다는 그는 숙소에 자신을 위한 캡사이신이 따로 있다고 할 정도로 매운맛에 강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무도 멤버들과 진한 대결을 벌이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재미있었습니다. 강렬한 매운맛을 지닌 라면에 캡사이신을 넣어 먹는 박형식을 보며 무도 멤버들이 기겁하는 모습은 이 대결을 충분히 기대하게 했습니다.

 

박형식의 등장에 떠들썩하던 분위기는 곧 그의 귀 모양에 집중되었습니다. 외계인들의 귀와 닮은 그를 보며 친구 아니냐고 반기던 그들은 매운맛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형식을 보며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대결을 예상한 그들에게 박형식의 기선제압은 무도 멤버 모두를 두렵게 만들었습니다.

 

 

단계별로 숙성된 매운맛 대결을 하며 보이는 이번 대결은 박형식의 대단한 능력과 함께 길의 특출난 몸 개그가 빛났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매운맛에 모두들 나자빠지는 상황에 마지막 대결로 길과 정준하, 그리고 박형식의 대결 구도만 남긴 상황에서 보인 길의 몸 개그는 최강이었습니다.

 

최고 강도의 매운맛 떡볶이도 모자라 이제는 캡사이신을 연이어 추가해 대결을 하는 과정은 보는 이들의 입맛마저 강렬하게 만들었습니다. 식신 정준하마저 나가떨어진 상황에 길은 대단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자막처럼 배가 고파서 먹은 것처럼 느껴졌지만, 콘 헤드 속에 엄청난 땀을 간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길의 모습에서는 대단함마저 느껴졌습니다.

 

유재석에게 눈가에 캡사이신이 묻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할 정도로 길은 상상을 초월하는 매운맛에 이미 절망 수준까지 다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신력으로 버티던 길은 마지막 한 방을 위해 캡사이신을 투척하고 승부를 준비하던 길은 습관적으로 손에 묻은 뭔가를 먹으며 승부는 끝이 났습니다. 캡사이신이 손에 묻은 것을 모르고 입으로 들어간 이 습관적인 행동은 대결의 끝이었습니다.

 

 

참을 수 없는 극한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갑자기 들어온 캡사이신 원액은 길에게 신세계를 맛보게 했습니다. 갑작스럽게 터진 매운맛을 감당하지 못한 길은 우유로 세수를 할 정도로 모든 상황이 당황스러움을 넘어 기겁할 정도로 이어졌기 때문이지요.

 

오늘 대결에서는 다양한 지구인들이 등장했지요. 탁구신동, 럭비부 선수 등 주옥같은 지구인들과의 대결의 절정은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인 이상화였습니다. 등장부터 만만하지 않았던 그녀는 무도 멤버들과 대결에서 압도적인 모습으로 상대를 제압했습니다. 하지만 연이은 재대결 요구로 힘이 빠진 이상화에게 마지막 승부는 쉽지 않았지요. 

 

스케이팅에서 자주 보이던 발을 쭉 뻗는 기술을 선보여 막판 역전을 일궈낸 이상화는 대단했습니다. 예능감에 승부욕까지 하나가 된 이번 대결은 이상화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습니다. 의욕만 앞서던 박명수가 대결을 벌이다 빙판에 넘어지는 과정도 재미있었지만, 예능에 자주 출연하지 않은 이상화가 등장해 재미있는 대결을 벌인 오늘 무도는 그래서 재미있었습니다. 

 

콘 헤드로 분장한 길은 이번 '지구를 지켜라' 특집에서 그만의 몸 개그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자리를 잡지 못해 비난을 받아왔던 그가 진정한 몸 개그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자신의 머리처럼 빛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길의 매운맛 대결에서 보인 원초적 재미는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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