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26. 10:44

이승환 노무현 헌정곡에 담은 가치와 박신혜를 감동시킨 제작자의 마음

절대적인 존재인 이선희의 복귀에 이어 이승환이 11집을 들고 우리를 찾습니다. '폴 투 플라이'라는 의미심장한 곡과 함께 우리에게 돌아온 어린왕자 이승환은 여전히 강렬함으로 우리에게 신선함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 앨범의 마지막 곡인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노래라는 점에서 더욱 애절하게 다가옵니다.

 

이승환은 그동안에도 자신의 소신을 거리낌 없이 밝혀왔던 뮤지션입니다. 그의 노래의 성향을 생각해보면 이런 소신을 드러내는 것이 어려워 보일 듯하지만, 그는 그동안 우리가 깜짝 놀랄 행보를 꾸준하게 보여 왔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용산 참사 유가족 돕기 공연, 영화 '26년'의 1호 투자자 등 그가 보여 온 행보는 그 어떤 정치인들보다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정치적인 성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연예인으로서는 힘든 일입니다. 자신의 소신과 성향을 밝히는 행위는 현재 분위기에서는 자살 행위와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절대 다수가 독재를 찬양하는 이들보다 보다 낮은 자세로 국민들이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이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승환의 이런 성향은 반갑기만 할 뿐입니다.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노래다. 멜로디가 먼저 나왔고 도종환 시인에게 가사를 부탁했다. 제가 가사를 쓰려고 했는데 멜로디가 진중한 느낌이라, 내가 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종환 시인이 쓴 가사를 듣고 그 분을 생각하며 노래를 불렀다. 그 분을 위한 헌가 같은 느낌이다. 이런 노래도 괜찮겠죠?"

 

이승환은 당당하게 자신의 이번 앨범에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노래를 담았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멜로디를 만들고 가사를 도종환 시인에게 부탁해 나온 이 작품은 그래서 더욱 큰 기대를 하게 합니다. 절대적인 존재감을 가진 이승환과 도종환이 함께 만든 곡이라면 그 결과물이 어떨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승환이 이 곡에 대해 얼마나 기대를 하고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뮤직비디오 제작에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통상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것은 대중적으로 큰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대표곡들에 집중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승환이 이 곡을 뮤직비디오로 제작하는 것은 그만큼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이 드러나 있기 때문일 겁니다.

 

"만화가 강풀도 참여하고 노무현 재단에서 각종 동영상과 사진도 받았다. 너무 직접적이지 않은가 고민도 있다. '아버지의 등'을 주제로 생각하고 있다. 그 분은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이었다. 굉장히 서민적이셨다. 권위적이지 않았다. 그런 아버지의 등을 통해서 그 분을 투영해보고 싶다"

 

만화가 강풀과 함께 하는 이번 뮤직비디오는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반갑습니다. 이승환이 느끼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은 강압적이지도, 권위적이지도 않은 서민적이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분을 보면서 '아버지의 등'을 생각했다는 것은 그가 느낀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 울컥하게 합니다.

 

전두환 암살을 다룬 '26년'에 이승환이 1호 투자자였다는 사실은 많이 알고 있을 듯합니다. 투자를 꺼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승환은 거액을 투자했고, 그의 투자가 신호탄이 되어 수많은 국민들이 동참해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이런 사회적 동참은 엄청난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작품 제작에 뛰어들며 무서웠던 적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왜 많은 동료 가수들이 사회적 참여를 꺼려하는지도 알 수 있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그 정도 무서움을 감수할 수 있다는 이승환은 진정 대단한 존재였습니다.

 

 

"신혜양을 아무런 조건 없이 놔줬던 건 신의 한 수 였던 거 같다"

"그 때도 제가 '드림 팩토리에 있으면 잘 안될 거다'라는 얘기를 했다. 전 정말 나쁜 제작자다. 지금도 제 전화기에는 피디 전화번호가 세 명 밖에 없다. 그것도 다 클럽친구다. 이런 제작자 밑에 있으면 해결 안 나는 게 뻔했던 거다. 처음에는 되게 미안해했지만 잘 돼서 고맙고 그렇다"

"저희는 강동구에 있는 유일한 연예기획사다. 아시다시피 드림팩토리는 아웃사이더 같은 위치다. 연예인스러운 것에 휩쓸리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특히 어릴 때는 갑작스럽게 준비되지 않았을 때 스타가 된다면 인격 형성에 문제가 있을 거기 때문이었다. 제가 그 때 연습생으로 데리고 있던 친구들이 다 박신혜 또래였다. 처음 정말 책임감을 느꼈던 건 부모님들이 신혜의 성공을 위해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오셨던 거다. 경제적으로 도움을 드릴 수 없다면 그 분들의 따님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친구들은 사귀어야하니까 오전 수업은 무조건 듣게 했다. 그 외에는 이성교제에도 관여하지 않고 울타리 없이 풀어놨다. 어릴 때 뛰어놀 수 있는 걸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데리고 있던 친구들 중 신혜가 가장 잘 됐는데 고맙게도 정말 예쁘게, 역변 없이 잘 자라줘서 고맙다"


'상속자들'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뽐낸 박신혜를 처음 발굴한 것은 이승환이었습니다. 그의 뮤직비디오에 처음 출연해 연예계에 뛰어든 박신혜를 이승환은 스스로 포기했습니다. 가수가 주목적인 이승환에게 박신혜는 배우들을 매니지먼트 하는 새로운 시작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과감하고 주가가 올라가기 시작한 박신혜를 아무런 조건 없이 놓아 주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발굴하고 키우는 과정에서 엄청난 금액과 시간을 소비한다는 점에서 성공의 열매를 따기 시작하는 박신혜와 같은 인물을 아무런 조건 없이 놔주는 것은 미친 짓이나 비슷합니다. 하지만 이승환은 자신의 욕심보다는 성장할 박신혜를 위해 과감한 선택을 했습니다. 자신의 능력이 박신혜를 더욱 성장하게 할 수 없다고 느끼고 과감하게 모든 것을 포기한 그의 선택은 오늘의 박신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위대해 보입니다.

 

 

박신혜 역시 여전히 이승환을 존경하고 그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관계라면 소속사와 연예인이 아닌 진정한 가족이라고 불러도 좋을 겁니다. 박신혜가 이승환의 이야기를 듣고 울며 뛰쳐나간 이유 역시 이승환의 마음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았기 때문이라 하지요. 인터뷰에서 이승환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언제나 애틋함과 존경심을 표하는 박신혜에게 이승환은 자신의 인생을 완벽하게 만들어준 진정한 신의 한 수였습니다.

 

드림팩토리에 소속된 연예인들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학교 수업을 빠지지 않도록 배려하는 제작자는 없습니다. 어쩌면 이승환은 가장 이상적인 실험을 했고, 많은 것들을 그렇게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을 했었던 듯합니다.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가장 건강한 제작자인 이승환의 이런 모습을 다른 이들도 따라한다면 좋겠지만, 현실에서 이승환의 이런 방식은 거의 미친 짓이나 다름없음은 현재의 제작자들의 모습을 보면 분명해집니다.

 

이선희에 이어 이승환까지 복귀를 하는 2014년 3월의 가요계는 여러모로 풍성함으로 다가옵니다. 25년차 가수이지만 여전히 왕성하고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승환의 당당한 소신과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는 그 모습에서 그의 위대함은 충분히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되는 이승환의 11집 앨범 '폴 투 플라이(Fall To Fly)' 역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 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으셔도 추천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