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5. 11:17

꽃보다 할배 내비녀에게도 당한 국민짐꾼 이서진, 꽃할배의 진짜 매력남 등극

스페인 여행을 하는 '꽃할배'들의 이야기는 여전히 흥미롭기만 했습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성당이라는 세비야 대성당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 위대한 공간을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꽃할배'는 충분히 재미있었습니다. 

 

오늘 방송에서 가장 주목해야만 했던 인물은 국민 짐꾼 이서진이었습니다. 할배들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회 차였다는 점에서, 이서진의 역할은 그만큼 더욱 흥미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할배들에게 최적화된 가장 합리적이고 지능화된 짐꾼인 이서진은 오늘 방송에서도 그 역할이 완벽하게 잘 드러났습니다.

 

한국어 패치가 있는 내비게이션을 달고 세비야 숙소로 향하는 서진에게는 든든했습니다. 할배들 역시 국내에서 익숙하게 들었던 목소리를 세비야에서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반가워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즐거움은 그저 잠시였습니다. 일방통행만 존재하는 세비야 도로에서 내비녀의 안내는 지옥으로 바뀌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좌우를 외치는 내비녀의 목소리가 처음에는 반갑기는 했지만, 무한반복하며 길을 찾지 못하는 내비녀는 지겹게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좁은 골목으로 이어진 세비야의 길을 찾기는 좀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더욱 내비녀가 들려주는 길안내는 이서진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기만 했습니다. 내비녀의 반가운 목소리는 개미지옥 같은 세비야의 길속으로 빠져든 이서진은 같은 길을 무한 반복하는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내비녀의 말이 아니라 촬영 스태프의 차량을 찾아 겨우 목적지까지 도착한 이서진에게는 또 다른 고역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좁은 골목에 세워둔 차를 그대로 놔둘 수는 없었고, 주차를 하기 위해 다시 도로 위로 나서지만 세비야에서 주차장을 찾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나 피디 역시 이서진이 주차하러가서 다시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낼 정도로 세비야의 길은 복잡하기만 했습니다. 이서진의 이름으로 계약한 아파트에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이던 할배들은 한없이 이서진을 기다리기에 여념이 없었지요. 하지만 구야형은 다른 할배들을 위해 직접 나서 예약된 방을 찾고, 자신의 이름으로 사인을 해서 방으로 들어설 수 있는 길을 얻게 되었습니다.

 

주차장을 찾기 위해 길거리를 헤매던 이서진은 스페인 경찰에게 붙잡히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영어를 하지 못하는 세비야 경찰과 소통이 되지 않는 서진은 곤혹을 치러야만 했습니다. 황당한 상황에서 면허증을 빼앗긴 채 차 안에서 어찌할지 알 수 없어 하는 이서진은 어렵게 주차 공간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곳이 주차장인지도 모른 채 우선 주차만 했던 그곳에서 벌어진 주차 전쟁은 참 흥미로운 이야기로 만들어졌습니다. 주차 카드를 스스로 끊어서 사용하는 노상 주차장에서 매 시간 주차권을 다시 끊어야 하는 황당한 상황을 만들어야 하는 이서진에게 은혜롭게도 다음날 10시까지 주차가 가능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는 모습은 즐겁게 다가왔습니다. 문제는 이런 주차 문제는 다음날 너무 큰 문제로 번지고 말았기 때문이지요.

 

스페인어를 전혀 모르는 이서진으로서는 취소된 주차권을 주차된 차량에 올려놓고 여행을 하면서 최악의 상황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농담처럼 하던 스페인 경찰서로 향해야 한다는 황당한 상황에 처한 이서진이 과연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지 그게 궁금할 정도였네요.

 

스페인을 상징하는 플라멩코 공연을 보기 위해 모두 향한 그곳에서도 할배들은 넋 놓고 공연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이서진에게 그곳은 그저 굶주린 배를 채우는 식당에 불과했습니다. 가장 앞자리에 앉아 식사만 하기에 여념이 없는 이서진의 모습은 특별함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집시의 한이 담긴 플라멩코 공연도 이서진에게는 그저 의미 없는 공연일 뿐이었습니다.

 

 

이서진의 이런 취향은 세비야 대성당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이서진이 백일섭에게 비슷하다는 사실은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서로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 둘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었지만, 여행을 접하는 이들의 모습은 동일했습니다. 여행을 그저 자신의 모습으로 즐기는 이들은 정말 여행이 그리 대단함으로 다가오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백일섭은 시청자들이 여행이 즐겁지도 않아하면서 왜 여행을 하느냐는 질문에, 자신은 스스로 만족하고 즐거워한다는 말은 재미있었습니다. 스스로 만족하는 여행을 하고 있다고 하니, 시청자들이 보는 것과 달리 그들 스스로 나름대로 흥미롭게 여행을 즐기고 있어 보입니다.

 

세비야 대성당에 들어서 성당을 구경하는데 정신이 없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좀처럼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서진은 오직 짐꾼으로서 일이 중요할 뿐이었습니다. 사전 지식도 없고 성당에 대한 관심도 없는 이서진에게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라는 질문은 황당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제작진의 질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순복음교회가 가장 크다며 이야기를 하는 이서진의 모습은 참 엉뚱하기만 했습니다. 그만큼 관심 없음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했으니 말이지요.

 

세비아 대성당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콜럼버스가 성인으로 모셔져 있다고 합니다. 그 대단한 공간은 시청자들에게는 엄청난 대리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콜럼버스가 그곳으로 모셔진 이유 등이 자세하게 설명되면서 비록 할배들과 함께 여행을 하지는 못했지만, 스페인 여행을 함께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왔으니 말입니다.

 

국민 짐꾼 이서진의 모습은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할배들에게 더욱 끔찍할 정도로 잘하는 이서진의 모습을 볼 때마다 흐뭇함이 더해지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제작진들에게 호통을 쳐가면서 할배들이 조금이라도 편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이서진은 진정한 국민 짐꾼이었습니다. 이서진이 없다면 현재의 '꽃할배'가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서진의 존재감은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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