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1. 06:49

인기가요 1위 가인의 눈물, 한 편의 드라마였다

도저히 1위할 수 없을 것 같았던 가인이 조용한 마지막 무대에서 눈물의 1위를 차지했네요. 1위 호명에도 어디있는지 찾을 수 없었던 가인은 그만큼 상상도 하지 못한 1위였어요. 거대 기획사의 아이돌들이 전면에 등장한 상황에서 가인의 1위는 기적과도 같았어요.

신데렐라 가인 함께 즐거웠던 온달 조권, 드라마를 만들었다




오늘 방송된 <인기가요>는 할로윈 특집답게 풍성한 무대였어요. 전형적인 할로윈 복장을 한 설리, 조권, 용화 인기가요 MC들의 경쾌한 출발은 흥겨웠어요. 젊은 MC들의 할로윈 파티는 전체를 흥겹게 해주기에 충분했네요. 

이번 주 음악방송 중에는 '인기가요'가 가장 풍성하고 다채롭게 진행이 되었어요. 출연진 구성도 그렇고 결과적으로 최고의 역전 드라마까지 모든 것을 보여준 할로윈 파티를 제대로 한 인기가요는 간만에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어요. 

할로윈 파티에 맞게 비스트의 기광, 샤이니의 태민, 2PM의 우영과 찬성, 투애니원의 민지가 벌인 댄스 무대는 주제를 가장 잘살린 무대였어요. 관에서 등장하며 댄스를 시작한 남자 아이돌에 이어 등장한 공민지는 남자들에 뒤지지 않는 파워 댄스로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전혀 다른 소속사 아이돌들이 모여 한 자리에서 보여준 댄스파티는 할로윈이라는 특집이 아니라면 쉽지 않은 무대였어요. 경쟁이 아닌 관객을 위해 함께 연습해서 보여준 무대는 신선하고 멋있었네요. 각기 다른 소속사 아이돌들 중 최고의 춤꾼들이 모여 벌인 이 멋진 무대는 오랫동안 기억될 듯하네요.

트리플 타이틀로 엄청난 기록들을 만들어낸 투애니원이 앨범에서 유일한 R&B 곡인 '아파'를 처음으로 선보였어요. 댄스로 풍성하고 유쾌한 무대를 선보였던 투애니원이 의자에 앉아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무척이나 특별했지요.

R&B 곡답게 그녀들의 가창력을 느낄 수 있었던 이번 무대는 네 명의 각기 다른 보이스를 엿볼 수 있어 좋았지요. 이미 세 곡으로 누구도 쉽게 범접할 수 없는 기록들을 세운 그녀들이 다시 한 번 이 곡으로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지도 기대되지요.

객석난입으로 화제를 모았었던 싸이는 인기가요 무대의 특성상 객석으로 나서지 못하고 MC 석으로 난입해 깝권으로 접신한 조권과 신나는 무대를 만들었어요. 싸이 특유의 경쾌하고 흥겨운 무대를 더욱 풍성하고 즐겁게 만든 깝권의 합동 무대는 싸이와 조권의 합동 무대도 기대하게 만들 정도로 좋았어요.  

소녀시대는 유리가 작사한 '내 잘못이죠'와 '훗'으로 전혀 다른 변신을 시도한 그녀들의 무대는 철저하게 계산된 무대였어요. 음중에서 다른 발라드 곡과 '훗'을 연결한 그녀들은 결과적으로 세 곡으로 활동을 시작했다고 봐도 좋겠죠. 투애니원의 전면적인 트리플 타이틀과는 다르지만 같은 활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알 수 없지만 흥미롭기는 하네요.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가인의 1위 소식이었어요. 결코 1위를 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겨졌던 가인이 1위로 호명되는 순간 잠시 정적이 흐르고 가장 앞에 있어야 할 가인을 찾는 과정은 그것만으로도 극적이었어요. 결코 1위를 할 거라 예상하지 못한 가인이 다른 출연자들 틈에 있던 그녀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눈물만 흘리고 있었어요.

거대 기획사 틈바구니에서 남자 아이돌이 아닌 솔로 여가수가 1위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너무 힘들지요. 거대한 팬덤이 아니라면 나눠가지기 식으로 변질된 음악방송에서 자체적인 노력으로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니 말이지요.

그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마지막 무대에서 극적으로 1위에 올라선 가인의 심정이 어땠을지는 안 봐도 충분할 정도였어요. 충분히 자력 1위가 가능했다고 보였던 상황에서 아쉽게 다른 아이돌에게 빼앗기던 상황 허탈해하던 모습이 마음 아프게 했었지요. 그런 그녀가 마지막 무대에서 1위를 차지하고 우는 모습은 그녀의 1위를 바라던 많은 이들에게 행복한 순간이었어요. 

'우결'에서 가상 남편인 권이가 MC로 있는 인기가요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자신을 위해 엉엉 울어주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바람이 실현되었어요. 감격스러운 눈물을 흘리는 가인과 눈물이 나오지 않아도 소리로 울며 부인의 바람을 들어준 조권의 모습은 무척이나 다정하고 정겨웠어요. 

우결 식구들인 용화와 서현의 따뜻한 환영은 보기 좋았어요. 가인의 노래 제목인 '돌이킬 수 없는'처럼 1위를 차지한 순간은 그녀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감동의 시간이었을 듯하네요.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처럼 거짓말처럼 펼쳐진 가인의 1위 소식은 뻔한 음악방송 순위에서 있을 수 없는 신기한 경험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