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8. 07:04

손석희 김상중 이 남자들의 눈물, 그들의 진심이 온 국민을 울렸다

남자들의 눈물은 여자들의 눈물보다 무겁게 생각합니다. 실제 사회적으로 남자는 울어서는 안 된다는 강박증을 부여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통곡을 하지 않고 애써 눈물을 참으려 하던 이 남자의 눈물은 그래서 더욱 아프고 슬프게 다가올 뿐입니다. 

 

정부도 언론도 그 누구도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실종자들을 위한 자들은 없었습니다. 언론은 현장의 정확한 보도를 외면하고 오직 정부에서 제시한 말도 안 되는 부풀리기 보도에만 집착하고, 스스로 정부의 대변인 노릇만 하기에 급급했습니다. 이런 한심한 작태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이 절박한 상황에서 진짜 언론이 무엇인지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현장 생중계를 하면서 거짓 보도를 하는 기자들에 대해 분노의 욕설까지 내뱉었습니다. 얼마나 분하고 답답했으면 그런 행동을 했을지 상상만 해도 그 분노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현장에서 제대로 수색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대대적인 수색을 하고 있다는 말로 국민을 속이는 언론은 결코 언론이 아니었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이 이상호 기자의 분노에 함께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것이 진실이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침몰과 함께 가장 주목을 받았던 이는 종편인 JTBC의 손석희였습니다. MBC가 완전히 몰락하고 좀처럼 제대로 된 보도를 할 수 없게 되자, 그는 JTBC의 사장으로 옮겨갔습니다. 그냥 사장의 자리만이 아니라 스스로 9시 뉴스 앵커가 되어 제대로 된 보도를 하겠다는 의지는 그대로 전해지며, 비난만 받던 그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대단했습니다.

 

종편이라는 편견을 깨고 손석희 앵커의 뉴스는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았습니다. 종편보다 못한 뉴스로 전락해버린 지상파 뉴스에 대한 불신은 손석희라는 존재에 대한 믿음을 더욱 강하게 했습니다. 그는 지상파에서 다루지 않는 이야기들을 언급하고, 잘못을 지적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런 제대로 된 지적 때문에 방통위의 제재까지 받을 정도로 손석희라는 존재감은 독보적이었습니다.

 

 

손석희라는 인물이 보인 이런 언론인으로서 자세는 세월호 침몰에서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JTBC 후배 앵커의 말실수에 크게 꾸짖으며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자신의 잘못이라며 재차 사과하던 그는 다른 언론과 다른 진정한 언론인으로서 자세를 보여주었습니다.

 

정부나 언론의 입장이 아니라, 피해자와 가족의 입장에서 보도를 하는 그의 모습에 많은 이들의 시선은 JTBC 9시 뉴스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상파 뉴스들이 특보체제를 갖추며 열심히 중계를 하지만, 그들이 보인 정부 대변인 같은 방송은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탑승객 총원부터 모든 것이 엉망인 정부의 대변인 역할만 자임한 한심한 언론은 피해자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실을 외면한 채 오직 정부의 이야기만 전달하는 그들에게서는 정확한 정보를 알 수는 없었으니 말이지요. 그런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보도를 했던 손석희 앵커의 9시 뉴스에 시선이 집중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습니다. 10초의 침묵과 분노, 울컥하는 손석희의 너무나 자연스러운 감정들은 그가 얼마나 이번 사건에 대해 분노하고 힘겨워하는지 모두 드러나 있었습니다. 울고 싶어도 쉽게 울 수 없는 그럼에도 참을 수 없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손석희의 모습은 모든 이들에게 강한 공감대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심층취재를 한 '그것이 알고싶다' 역시 큰 반항을 일으켰습니다. 유사 보도들이 끊임없이 복재되듯 나오는 상황에서 '그것이 알고싶다'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정확하게 문제의 핵심에 다가가려 노력한 방송이었습니다. 보다 정확한 보도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에 걸 맞는 취재가 절실합니다. 사고 후 현재 시점에서 그들이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수준이 조금은 아쉽게 다가오기는 했지만, 그동안 기존 언론에서 다루지 않았던 문제를 밝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세월호가 일본에서 구매되어 들어오는 순간부터 위험한 물건이었고, 지난 1년 동안 사고 없이 운항이 된 것은 천운이라는 고백은 충격이었습니다. 단원고 학생들과 승객들은 정말 운이 없어 그렇게 처참하게 죽어가야만 했다는 사실은 그래서 더욱 분노하게 만들 뿐입니다.

 

선장이 승객들을 버리고, 자기들끼리 배를 탈출하며 자신이 선원임을 숨기기 위해 사복으로 갈아입었다는 사실까지 드러난 상황에서 이들은 결코 인간은 아니었습니다. 파렴치한 사이비 교주인 유병언은 수 천 억의 탐욕스러운 자산을 모으면서도 노후 된 배를 가져와 더욱 큰돈을 벌기 위해 수많은 인명을 죽을 수밖에 없도록 만든 진정한 범죄자입니다. 과거 오대양 사건에서도 빠져나갔다는 유병언 일가가 이번에도 빠져나가지 못하고 모든 책임을 져야만 할 것입니다.

 

구조적인 문제 속에서 정부의 잘못과 사주의 황당한 행태 등 현재 언급되고 있는 모습들을 보도한 '그것이 알고싶다'는 그래서 더욱 대단하게 다가왔습니다. 해경이 언론에 공개했던 진도 VTS와 세월호의 교신 내용이 편집과 왜곡되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그들의 노력은 후속보도로 이어지며, 더욱 진실한 내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마저 인터뷰를 꺼리는 상황에서 문제점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한 이 방송은 부족하지만 그래서 더욱 값진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방송 말미에 '그것이 알고싶다'를 진행하던 김상중은 하얀 국화 앞에서 고개를 숙인채 가슴에 노란리본을 달고 어른이어서 죄송하고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습니다. 그 뜨거운 눈물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손석희와 김상중의 눈물은 전국에 내리는 비처럼 국민들의 마음에 깊이 젖어들고 있습니다. 중년의 이 남자들이 흘린 눈물에 이렇게 대단한 공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들의 눈물에서 진정성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온 국민을 함께 울게 만든 이 남자들의 눈물은 우리 시대 무너진 언론을 힘겹게 막아내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대단하게 다가왔던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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