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8. 11:08

JTBC 세월호 동영상 마지막 순간까지 침착했던 아이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9시 뉴스는 침몰한 세월호의 마지막 15분을 기록한 사고 학생의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너무 끔찍해 영상을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스틸 사진과 음성만 담은 이 영상은 경악과 분노를 함께 불러오고 있었습니다. 어른들의 말을 믿고 기다린 그 아이들의 마지막은 그래서 더욱 참혹하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사망한 아이가 남긴 휴대폰에 남겨진 마지막 15분의 기록은 이번 세월호 참사가 왜 이렇게 끔찍해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선장과 승무원들이 도망치기에 급급한 현실에서 아이들은 차분하게 하지만 조바심 나는 마음으로 서로를 챙기며 그곳에 그대로 있어야만 했습니다.

 

배가 처음 기울기 시작한 시점 아이들은 애써 농담을 하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설마 이 큰 배가 그렇게 가라앉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100년이 넘은 타이타닉의 침몰을 그저 영화로만 봤던 아이들에게 자신에게 곧 닥칠 참혹한 현실은 결코 떠올릴 수 없는 사실일 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장난처럼 상황을 이겨보려던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며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현장을 지휘하고 통제해야 하는 승무원들은 이런 혼란 속에서 최악의 선택을 강요했습니다. 아이들은 수시로 배가 위험해지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승무원은 실내 방송을 통해 자리를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조금씩 구명조끼를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자신들에게 일어날 일이라고 상상도 못하고 있던 순간 아이들은 현재의 상황이 결코 쉽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구명조끼를 입기 시작한 아이들은 미처 입지 못한 친구에게 양보하는 등 친구들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그리고 통화도 안 되는 현장에서 그들은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탈출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 순간에도 방송은 그 자리를 지키라고 명령하고만 있었습니다. 이미 선장을 비롯한 승무원들은 모두 대치를 한 상황에서 아이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선실에 앉아 서로를 위로하기만 했습니다. 선생님의 안부를 먼저 묻고 그런 아이들에게 안전한지 연락을 해온 선생님. 그렇게 그 수많은 학생들은 선장이 포기한 배에 남겨진 채 그렇게 13일을 보내야 했습니다.

 

만약 아이들이 위험을 실감하기 시작한 그 시점 그 자리에 대기하라는 방송만 안 나왔어도 아이들은 그렇게 많은 실종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최소한 선장과 승무원들이 자신의 역할에만 충실했다면 이 정도의 참극은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모든 책임을 미루고 오직 자신들의 안위만 챙기기에 급급했습니다.

 

 

사고가 난 직후부터 현재까지 구조 활동은 오직 사체를 인양하는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런 이유가 속속 밝혀지며 이 국가가 과연 무엇을 위한 정부인지를 의심하게 하는 참혹한 결과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코 상상할 수도 없는 이 참혹한 현실은 살아있는 사람들이 저지른 악랄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재난관리시스템은 엉망이 되었고, 그 재난 현장에는 인명구조가 아닌 인양이 전문인 업체가 나가 모든 민간 자원봉사자들을 통제하고 있는 현실은 참혹했습니다. 첫날 수중 구조는 이뤄지지도 못하고 가장 중요한 순간 업체의 바지선을 대기 위해 하루를 날려 버리는 등 속속 드러나고 있는 구조 현장의 진실은 피해자 가족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을 구하는 것이 최우선이어야 할 현장에서 그들이 보인 무능은 결국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해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순간 가장 먼저 구조를 요청한 것은 세월호 선장이나 승무원이 아닌 단원고 2학년 학생이었습니다. 112에 구조 신호를 보냈지만 제대로 구조 요청이 이뤄지지 못한 현장의 무능함은 사고를 더욱 키웠다고 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도 공개했지만 세월호와 진도 VTS 사이의 교신 내용을 편집했다는 사실과, 현장 가족과의 인터뷰를 몰래 녹음하던 사복 경찰의 모습 등은 현 정부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만 명확해졌습니다.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인 무능을 감추기 위해서만 급급한 그들에게는 실종된 아이들은 안중에 없었나 봅니다. 사고 소식을 듣고 급하게 현장으로 온 수많은 잠수부들을 현장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게 하고는 대외적으로 잠수부들을 모집하는 이 난센스는 그저 국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동으로 볼 수밖에는 없습니다.

 

인명을 구조하는 절박한 순간에도 돈이 오가고, 이런 상황을 만든 정부는 지금도 제대로 된 사과도 없고 배안에 갇힌 실종자들을 찾아낼 방법도 찾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사고 후 단 한 명의 실종자도 찾아내지 못한 이 무능한 정부는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인명 구조마저 민영화했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한 이번 사고는 인재가 인재를 만들고, 그런 인재가 수많은 희생자만 양산한 꼴이 되었습니다.

 

세월호의 희생자 중 한 명인 단원고 학생이 남긴 이 영상은 그래서 특별하고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체 수습을 하던 아버지가 받은 아들의 휴대폰. 그 안에 담겨있는 사진과 마지막 15분을 담은 동영상은 그래서 더욱 처참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영상을 그저 묻힐 수 없다며 언론에 공개한 그 아버지로 인해 우리는 다시 한 번 이번 사고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 어른이라는 이유가 이렇게 미안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비통하고 처참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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