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9. 13:28

이수만 10억 기부와 기부 거부 운동의 시작, 불신이 지배하는 사회

SM의 이수만이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10억을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금액으로 따질 일은 아니지만 10억이라는 거액을 기부한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반인들은 평생 쥘 수도 없는 거액을 기부금으로 내놓은 일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대단한 결정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연예인들의 기부는 폭발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 등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살아가는 이들의 기부는 어쩌면 대중들의 사랑에 대한 감사의 의미이기도 할 겁니다. 대중들의 사랑이 아니면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힘든 그들에게는 자신들을 사랑해준 그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는 기부는 그만큼 소중하고 값진 일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들의 기부와 달리, 정치인이나 경제인, 사회적 저명인사들의 기부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흔한 조문도, 숨져간 수많은 이들을 위한 애도를 하는 모습도 보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무슨 일만 있으면 튀어나오던 그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그저 경계해야 할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예인들은 언론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습니다.

 

기부부터 애도, 그리고 침묵과 일상까지 그들의 모든 행동들의 감시의 대상이 되었고, 그 어떤 행동도 언론으로서는 탐탁지 않았던 듯합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살아가는 국가 공무원들이 세월호 침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일이 대한민국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그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기사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개인이 아닌 국가의 녹을 먹는 이들이라면 최소한 해외여행을 떠나는 식의 일탈은 보려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은 세월호 침몰 후에도 구조되지 못한 실종자들이 넘치는 상황에서도 헹가래를 치고, 왁자지껄한 행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행사장만이 아니라 길거리에까지 나와 자신의 후보 지지를 연호하고 헹가래를 친 새누리당의 모습은 일부 언론에 공개되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직전 행자부 장관이었던 자의 일탈 역시 황당함으로 다가옵니다. 인천시장 후보로 나서 선거운동을 자제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구청장 후보를 찾아 선거운동을 하는 처참한 모습은 치를 떨게 합니다. 이번 정권은 대형사고가 없는 정권이라고 입에 침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칭찬을 하고 그만둔 행자부 장관의 행보가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는 점에서 끔찍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연예인들은 가장 앞장서서 기부를 하고 애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그들 전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가는지 알 수는 없지만, 사고 직후부터 애도의 물결이 넘쳐났고, 예정된 행사들도 취소하는 등 누구보다 앞장서 세월호 침몰을 아파했습니다. 그 어떤 정치인과 재벌들보다 대중들이 그렇게 비하하고 웃음거리로 만들기 좋아하던 연예인들이 더욱 적극적이었다는 사실은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저에게는 아들이자 딸 같은 우리 연예인들과 꿈을 키우고 희망을 함께 나눠가며 살아온 한 명의 부모로, 금번 사건으로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희생자들과 그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다. 유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아보도록 하겠다"


이수만 회장은 SM과 개인 돈을 합해 10억을 기부하면서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함께 사는 세상에 같은 부모로서 자식을 앞세울 수밖에 없는 끔직한 현실 속에서 모두가 비슷한 생각들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어떤 부모가 이번 사고를 보면서 마음이 무겁지 않았을까요?

 

이수만의 기부도 대단하지만 일각에서 일고 있는 기부 거부 운동도 흥미롭습니다. 기부를 하는 국민들은 점점 늘고 있지만 그에 반비례해서 국가의 책무는 점점 줄어든다는 주장입니다. 2010년 금양호 침몰 사고에서도 국가의 배상 책임을 물었지만, 국민들의 성금으로 보상을 했기 때문에 국가까지 배상을 해줄 이유가 없다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천안함 유족들보다 더 높은 보상을 해줄 수 없다며 국가 배상 책임을 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국민 모금 역시 결국 정부는 아무것도 안하고 국민들이 모든 것을 다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현재 수많은 모금액들이 답지하고 있지만 사실 이런 모금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기본적인 틀도 갖춰지지 않았고, 이를 운용할 책임부서도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기부 행위가 자칫 남 좋은 일만 시키는 일로 변질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듭니다. 현재까지 모금된 연예인과 스타, 그리고 시민들의 모금은 10원 하나까지도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투명하게 관리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후 기부와 관련해서는 보다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됩니다.

 

마음이 아파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해 뭐라도 해주고 싶은 국민들의 마음은 넘쳐나지만 이를 제대로 수용하고 활용할 존재들이 없는 상황에서는 이런 선의의 마음이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현재 우리가 느끼는 불안과 불신은 우리 스스로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팽창하고 일부는 폭발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겁니다. 믿고 의지하고 도와야 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행동들을 믿지 못하고, 그 어떤 이들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사회는 결국 세월호 침몰이 가져온 우리의 부끄러운 민낯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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