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9. 07:41

너포위 이승기 차승원 코믹과 진중함의 앙상블, 이승기가 진짜 중요했던 이유

첫 회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승기는 여전히 유효한 존재감이었습니다. 모두가 웃기는 상황에서도 웃을 수 없었던 유일한 한 사람인 그가 보여준 진지함은 역설적으로 웃기지 않아 즐거웠습니다. 어머니를 잃고 오직 복수를 하기 위해 살아왔던 그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서판석을 살인범과 공모한 형사라고 생각한 은대구는 강남 경찰서의 형사가 되고, 그렇게 서판서의 팀으로 형사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눈앞에서 죽어간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해 시작한 형사라는 직업이 쉽지는 않지만 그에게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잔인한 과거를 품고 살아가는 은대구에게 형사라는 직업은 모든 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직업은 아니었습니다. 오직 어머니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택한 직업일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형사일은 자연스럽게 서판석을 감시하는 것에 집중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서판석의 집을 감시하고 복제폰을 통해 누구와 통화를 하는지 감시하는 은대구에게 모든 것은 서판석과 실제 범행에 가담한 살인자였습니다.

 

은대구에게는 오직 서판석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이 전부였지만, 현실에서 형사 일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경찰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강남서에 들어서 엉뚱한 일들을 도맡아야 하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었습니다. 도로 위를 점거한 깡패들을 잡는 과정에서도 모두가 망설이는 상황에서 거침없이 총을 꺼내 든 은대구에게는 거칠 것이 없었습니다. 총이 아닌 전기충격기로 마무리되기는 했지만, 다른 형사들과 다른 대구에게는 오직 서판석과 살인자만이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조서를 꾸미고 이송하는 과정에서 어설픈 신입 형사들의 일처리는 황당한 상황으로 이어지게 만들었습니다. 범인이 포승줄을 풀고 형사들을 피해 경찰차를 타고 도주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으니 말이지요. 물론 서 팀장의 차와 충돌을 하며 강남서를 벗어나지 못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했지만, 신입 형사들에게 이번 사건은 민망한 일이 되었습니다. 경찰이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 결과에 대해서는 충분히 반성을 할 수밖에는 없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 사건으로 어수선의 캐릭터는 완벽하게 구현되었지요. 커터 칼이 조서를 꾸미는 책상 위에 올려 졌고, 그것이 빌미가 되어 탈출을 시도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문제의 핵심은 커터 칼을 책상 위에 올린 행위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결코 그런 잘못을 하지 않았다며, 감식반에 부탁을 해서 지문 감식까지 해서 잘잘못을 가려내는 어수선은 여전히 독특한 존재였습니다. 

 

공무원 아파트에서 서로 기거하게 된 3팀 팀원들 중 지국의 캐릭터 역시 특별한 존재감을 보였습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한심하고 처량한 존재감으로 웃음을 전달하는 지국의 역할은 분명했습니다. 강남서 형사 3팀에서 코믹함을 책임지고, 조연으로서 확실한 자기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지국은 웃음과 눈물을 오가며 자신의 역할을 다 해주었습니다.


고가의 옷을 입고 귀공자와 같은 모습으로 형사 같지 않은 태일의 캐릭터는 여전히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부드러운 미소 속에 여전히 알 수 없는 목적을 가지고 형사가 된 그에 대한 기대감은 크기만 합니다. 어수선한 경찰서에 한 무리의 여고생들이 가득한 상황에서 탁월한 외모에 이끌려 사진을 찍기 여념이 없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모델 포즈를 해 보이는 태일에게서는 진지함보다는 어뚱함이 먼저 와 닿았다는 사실도 재미있었습니다.

 

형사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주어진 첫 번째 임무인 꽃뱀 사건을 위해 투입된 클럽에서 그들의 좌충우돌하고 맙니다. 그곳에는 수개월동안 마약 사범을 추적하고 있던 형사들과 겹치게 되며 논란이 되고 말았으니 말이지요. 꽃뱀을 추적하고, 그들의 뿌리를 찾아내는 과정을 이어가야 하는 그들에게 가장 피해야만 하는 싸움에 연루되어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신입 형사들은 서 팀장에게 분노의 대상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형사로서의 자질도 없다고 비난을 받던 순간 대구가 튼 녹음기의 음성은 반전의 시작이었습니다. 그곳에는 그들이 그저 엉뚱하고 능력 없는 신입 형사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기 때문입니다. 꽃뱀들을 잡기 위해 그들은 다른 경찰서에 붙잡혀간 상황에서도 묵비권을 행사했습니다. 같은 형사이면서도 묵비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꽃뱀들이 자신들과 함께 했기 때문이었지요.

 

 

특별출연한 서유리가 보여준 황당한 존재감은 흥미로웠습니다. 거칠것 없는 폭주기관차 같은 그녀의 역할은 비록 짧았지만 강렬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가져서 거칠것이 없는 그녀의 폭주는 결국 상황을 극단적인 모습으로 몰아갔고, 이런 상황은 결국 신입 형사들과 서 팀장과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유가 되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단 2회 만에 '너포위'에 등장한 이들의 캐릭터들이 잘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조금씩 성장해가는 과정들은 그래서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형사들의 애환과 함께 그들이 현재 진정한 형사가 아니지만, 조금씩 형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과도한 코믹함이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는 있었지만, 그 보다는 이들의 성장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 말이지요.

'너포위'에서 이승기가 중요한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전체적으로 흐르는 코믹함 속에서 진중함을 견지하고 있는 이승기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맞춰주는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출연자들과 달리, 오직 홀로 진지한 이승기의 은대구 역할이 튈지도 모르지만 그런 그가 중요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승기가 진짜 중요한 이유는 그런 코믹과 진지함을 모두 이끌고 만들어갈 수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그만의 캐릭터는 '너포위' 단 2회 만에 모두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위해 형사가 되었지만, 누구보다 형사다운 은대구 역할의 이승기가 보여주는 진지감은 강렬한 코믹 캐릭터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며 복합장르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표현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 확실한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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