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9. 09:33

김재웅 커밍아웃 비난이 아닌 응원이 절실한 이유

방송에서 커밍아웃을 한 김재중에 대한 논란이 여전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아웃팅이 일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방송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웃팅을 의심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함께 생활을 하는 '셰어하우스'에서 함께 동거하던 이들이 김재웅의 성향을 의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행동들이 일상적이지 않은 디자이너인 김재웅의 행동은 함께 하던 이들만이 아니라 시청자들도 의심을 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게이라는 사실을 그가 솔직하게 밝히지 않아도 많은 이들이 의심했다는 점에서 그의 커밍아웃은 큰 충격이나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대중들은 일단 김재웅이라는 존재가 누구인지 알지 못합니다. 물론 패션에 관심이 있던 인물이라면 케이블에서 진행되었던 디자이너를 뽑는 '프로젝트 런어웨이 코리아'를 보신 분들이라는 익숙한 인물이기도 할 겁니다. 그곳에 출연했던 모델 송해나 역시 함께 했다는 점에서 제작진들의 모습이 의심스럽게 다가온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당시 의심만 해왔고, 지금 다시 그 궁금증이 폭발했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결론적으로 김재웅의 커밍아웃은 비난을 받을 이유는 없습니다.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는 행위는 대단한 용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을 뿐, 비난을 받을 그 어떤 이유도 존재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김재중이 방송 출연하면서 이 기회를 통해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고 싶었을 수도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의심받아왔던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컸고 이를 통해 솔직하게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터놓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행복했을 수도 있어 보입니다.

 

 

홍석천이 톱게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방송 활동을 시작하면서 게이에 대한 개념도 많이 바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홍석천이 처음으로 자신이 게이라고 커밍아웃을 했던 시절 엄청난 후폭풍이 일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홍석천의 그 행동은 성정체성으로 혼란스러워하는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홍석천 논란 이후 사회적으로 게이에 대한 담론들도 더욱 많아졌고, 이런 과정을 통해 대중들이 게이 역시 특별할 것 없는 그저 우리 주변의 사람이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김재웅의 커밍아웃은 큰 문제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이미 그들 사이에서는 서로 알고 있었다는 것은 방송에서도 나왔으니 말이지요. 홍석천이 김재웅을 알고 있다는 말로 그가 게이라는 사실은 어느 정도 확신할 수 있었으니 말이지요. 문제는 그의 커밍아웃을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방송을 그런 식으로 이끈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연예인들이 모여 셰어하우스의 새로운 재미를 솔직하게 보여준다고 했지만, 이번 커밍아웃으로 인해 제작진들이 직접 개입하고 상황들을 만드는 형태의 예능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이어지고 만들어진 자발적인 상황이라기보다는 처음부터 예고된 수순이라고 보이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인 것은 당연하지만, 익숙하지도 않고 그리 유명하지도 않은 신진 디자이너인 김재웅이 참여를 한 것은 바로 이런 커밍아웃을 보여주기 위한 제작진의 선택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됩니다. 섭외 단계에서부터 제작진과 김재웅이 커밍아웃을 방송에서 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합의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상황들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것은 방송을 보신 분들이라면 모두가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일 듯합니다.

 

뭔가 부자연스러운 이들의 동거는 처음부터 뭔지 알 수 없는 낯설음이 존재했고, 이런 상황에서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커밍아웃은 초반 관심을 끌기에는 가장 좋은 카드였을 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기대처럼 김재웅의 커밍아웃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자신은 의도하지 않았는데 주변사람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힌 아웃팅 논란이 이는 이유도 이런 의도적인 상황이 만든 촌극일 수 있습니다. 모두가 의심하는 상황을 만들고 마치 큰 고민이라도 한 듯 시간을 가지고, 커밍아웃을 하는 과정을 담는 것이 극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이번 경우는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성보다는 동성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많았고, 그런 자신의 행동을 주변 사람들은 '괴물'처럼 바라봤었다는 고백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자신과 다르면 일단 배척부터 하는 상황에서 민감한 성정체성은 더욱 큰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을 테니 말이지요. 자신은 괴물이 아니라는 고백 속에서 가식은 없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 고통을 경험해왔던 그에게 그런 일상의 시선들이 얼마나 괴로웠을지는 직접 경험을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고통이니 말입니다.

 

의도적으로 준비된 행동이라고 해도 자신의 성정체성을 솔직하게 그것도 방송을 통해 공개하는 행위는 쉽지 않습니다. 주변사람들은 눈치 채고 있다고 해도 모두가 그가 어떤 사람인지 확실하게 알게 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커밍아웃은 박수를 보내줘도 좋을 듯합니다.

 

커밍아웃이 아웃팅 논란으로 번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제작진의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철저하게 준비된 과정으로 보이는 이 커밍아웃이 마치 주변 사람들의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털어놓게 되었다는 식이 된다면 이는 김재웅의 커밍아웃도 그렇지만, 함께 살고 있는 '셰어하우스' 식구들 모두를 비난받게 하는 이유가 되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는 성정체성에 대해 확실하게 밝힐 자유는 보장되어 있습니다. 비록 나와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그들 역시 우리와 다를 것 없는 일반인이라는 사실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달리, 게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재웅의 커밍아웃은 과거 홍석천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여전히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과거와 비교해 큰 반항 없이 행복한 응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함께 방송하는 이들의 응원과 일반 대중들 역시 호불호가 여전히 나뉘기는 하지만 응원하는 이들이 더욱 많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가 많이 성숙되었음을 느끼게 해줍니다. 나와 다르지만 그런 다른 사람들도 함께 품고 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는 사실은 분명 행복하고 반가운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작진들의 의도성이 아쉬움으로 다가오기는 하지만, 김재웅의 커밍아웃은 큰 용기가 만든 자유로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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