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18. 07:12

무한도전 눈물즙 풍자와 정관용 신의 한 수, 무도가 보여준 선거 풍자의 끝판왕

무한도전의 향후 10년을 누가 책임질 것이냐는 거대한 화두로 시작된 투표는 최고의 풍자가 되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면교사가 될 수밖에 없는 무도 선거 특집은 왜 그들이 지난 9년 동안 큰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지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100분 토론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정치 평론가 정관용의 출연은 의외였지만 진정한 신의 한 수였습니다. 예능에 정치평론가가 출연한다는 사실 역시 파격적인 선택이었습니다. 누가 감히 예능에 정치 평론가이자 최고의 토론 진행자가 함께 했다는 사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주말 예능에 선거 이야기가 주가 되고, 그 프로그램 안에 널리 알려진 최고의 정치 평론가가 직접 출연하는 일 역시 신기한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조합은 그래서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왜 9년 내공의 무도가 국민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얻을 수밖에 없는지는 그들 스스로가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여섯 명의 후보가 나왔지만, 상위 3명을 제외하고 남은 3명은 후보 사퇴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4%의 지지를 얻은 그들이 마지막까지 가기에는 어려울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이지요. 문제는 마지막 최종 승자를 위해 서로 킹메이커가 되려고 노력하는 이들의 모습 역시 흥미롭기만 했네요. 실제 선거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군소정당 후보들이 연합하고 이를 위해 정파적 결합을 하는 과정들을 예능에서 재미있게 보여준다는 사실은 그것만으로도 흥미로웠습니다.

 

 

3위이지만 다른 두 후보와는 달리, 큰 차이를 보이는 정형돈은 스스로 킹메이커를 자처하며 분위기를 이끌기 위해 노력합니다. 유재석과 노홍철 두 후보의 대결구도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형돈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두 후보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정형돈의 행동은 그래서 웃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초반 분위기를 이끈 것은 반전의 아이콘이 된 박명수였습니다. 유재석을 탈락시키기 위해 출마했다는 박명수는 노홍철과의 연대에서 실패하자 유재석의 편에 섰습니다. 자신의 가족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수락한다면 노홍철의 편에 서겠다는 박명수에게 각서까지 써줬지만, 뒤통수를 친 홍철로 인해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하나였습니다.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선이었던 박명수에게 지지자를 바꾸는 행위는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자신의 득표율로는 그 무엇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힘들어하던, 하하와 정준하는 적극적으로 자신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도 있는 그들은 적극적인 정형돈을 후보로 내세우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킹메이커가 되려고 했던 정형돈은 이들의 회유에 의해 후보로 나서기로 결정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세 명의 후보들이 나선 상황에서 그들은 선거 전 마지막 TV 토론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최근 선거에서는 필수 코스가 된 TV 토론회를 진행하는 과정은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이 보다 더 흥미로웠던 것은 토론회를 진행하는 이가 바로 정관용이라는 사실입니다. 실제 선거 TV 토론회 등에서도 진행을 담당하는 전문가가 예능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최고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출연자들마저 정관용의 등장에 환호하고 당황하는 모습은 시청자들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최고의 정치평론가가 예능의 리더를 뽑는 자리에 직접 출연했다는 사실은 그것만으로도 신의 한 수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할 일을 흔들림 없이 하는 정관용의 모습은 최고였습니다. 완벽하게 자신의 역할에 집중하던 그 역시 어쩔 수 없이 실소를 머금을 수밖에 없는 이유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무도가 선거를 하는 이유를 설명하다가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제작진들과 함께 큰 틀을 잡는 회의에 참석하는 권리를 가진다는 말에 이해를 하지 못하는 정관용의 웃음은 당연했으니 말입니다. "이런 선거 꼭 해야 하나"라는 넋두리 같은 발언은 어쩌면 시청자들도 느끼는 감정의 하나 일 수도 있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무도 멤버들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은 그래서 무도를 더욱 사랑하게 해주었습니다. 

 

 

그저 제작진들이 만든 틀 속에서 기계처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제작진들과 논의를 하면서 도전 과제를 선택하고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그들의 모습이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송이기 때문입니다. 9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방송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런 적극적인 주인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에서 무도는 역시 무도였습니다. 

 

힘들게 시작된 토론회는 근엄하기만 하던 진짜 선거 토론회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이런 식의 토론회가 낯선 이들에게 그 자리는 답답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지요. 그리고 무도의 TV 토론회가 딱딱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예능 본능은 색다른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토론회를 위해 방송국에 들어오며 지지자들과 함께 하는 장면부터 재미를 극대화시키더니, 토론회에서 이들과 하나가 되어 선거전을 하는 이들의 모습은 재미 그 이상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며 나선 노홍철과 그런 돌아이의 편에 선 '아빠 어디가'의 김유곤 피디는 오직 목적이 하나였습니다. 유재석과 박명수를 자신의 프로그램에 출연시키기 위함임을 토론회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밝히며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유재석이 절대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첫 조사에서 유재석을 능가한 노홍철의 공약은 오직 타인의 삶을 침해하는 행위를 통해 재미를 보여주겠다는 자극만이 존재하는 공약이었습니다. 이런 공약이 비록 초반 분위기를 압도하는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이성적일 수 없다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입니다. 자신의 당선을 위해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남발하는 행위는 실제 선거에서도 일상이 된 모습이기도 합니다. 

 

 

공약은 그럴 듯하게 내놓지만 정작 당선 후에는 언제 자신이 그런 공약을 했느냐는 듯 딴 짓만 하는 것이 실제 정치인들의 모습이니 말이지요. 더욱 노홍철은 오직 무한도전을 유재석 등 기혼자들의 사생활을 공개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위험했습니다. 무도가 망할 수밖에 없는 지름길을 노홍철이 거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위험하게 다가왔습니다. 

 

토론회에서 유재석이 적극적으로 노홍철의 주장에 반박하는 모습은 그래서 반가웠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가족을 출연시키려는 노홍철의 공약은 결코 무한도전과는 맞지 않는다는 확신입니다. 무한도전은 말 그대로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도전이자 가족들을 앞세워 호기심을 충족하는 방식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출연자의 가족들을 앞세워 시청률을 지켜야 한다면 이는 곧 무도가 막판까지 몰린 최악의 상황이 될 겁니다. 유재석을 공격하며 시청자들이 원하는데 공개하지 않을 것이냐는 말에 유재석의 답변은 정답이었습니다. 무도가 너무 힘들어 최후의 선택으로 가족이라도 공개해야만 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는 하겠다는 발언이었습니다. 지금 현시점 굳이 공개할 이유가 없는 가족들을 앞세우는 행위는 무도 자체를 망가뜨릴 수밖에 없다는 유재석의 발언은 왜 그가 국민 MC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그저 반짝이는 호기심을 자극해 표를 얻은 노홍철의 막장 발언에 맞선 유재석의 기본에 충실하자는 발언은 그래서 위대했습니다. 무한도전이 무엇이고 무한도전의 정신에 충실한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 유재석의 한 마디는 향후 무한도전이 추구해야만 하는 가치이자 이상이었습니다.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해 이제는 무한한 도전을 해야 한다는 유재석의 발언은 그래서 든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저 일회성 관심이 아니라, 무한도전을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그 정신에 입각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다짐은 실제 선거에서도 적용되는 문제입니다. 어설프게 지키지도 못한 공약을 내걸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정치인들과 달리, 책임감을 가지고 실제 국민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공약을 내걸고 이를 실천해가는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 되었습니다. 

 

정관용의 출연은 분명 신의 한 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정관용과 찰떡궁합을 보인 박명수의 엉뚱한 행동들 역시 웃음을 유발했습니다. 철새 정치인이 무엇인지를 완벽하게 보여주고, 토론회에서 억지를 부리고, 자신을 드높이기 위해 여념이 없는 박명수라는 캐릭터는 역시 최고였습니다. 그리고 시종일관 '정관용 짱'을 외쳐대는 박명수의 저질 퍼포먼스 역시 예능에서는 빠질 수 없는 특제 양념이었다는 점에서 그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정관용의 마지막 멘트는 어쩌면 '무도 선거특집'이 무엇을 위한 방송이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 듯합니다. 6월 4일 지방선거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무도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많은 유권자들이 선거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담았기 때문입니다. 정치 불신은 선거 거부로 나타나고 이런 거부는 결국 수구세력들에게 말도 안 되는 권력을 주는 행위로 이어져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는 그런 부당한 권력 만들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확실한 메시지가 담겨있었습니다. 선거 풍자의 끝판왕다운 무도의 선택은 그래서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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