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2. 06:30

왕기춘 논란 폭력 옹호 민망하게 만든 박지성 자서전 글, 인성이 중요한 이유

유도 스타인 왕기춘이 폭력을 옹호하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잘못하면 맞아야 한다는 왕기춘의 발언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일인지 그는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입니다. 그 어떤 이유로도 폭력이 정당화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한 번 정당화된 폭력은 무분별한 정당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세상은 곧 폭력에 길들여진 지옥과도 같은 곳으로 변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지요. 폭력으로 지배했던 독재 정권을 바라는 것도 아닐 테고, 왕기춘의 이 발언은 무식해서 용감하다고 해야 할지, 황당함이 말을 이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왕기춘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도 스타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런 유명세와 함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인물이기도 합니다. 지난 해 4주간 군사훈련을 받으러 간 왕기춘이 휴대폰을 들고 들어가 논란이 되었습니다. 최소한 상식이라는 것이 있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짓을 벌인 죄로 그는 영창으로 가야 했습니다.

 

군 영창 논란만이 아니라 왕기춘은 음주운전으로 혈중알코올 농도 0.096% 상태로 운전하다 접촉사고를 낸 혐의로 벌금 300만원의 약시 명령을 받기도 했습니다. 음주운전에 군사훈련에 휴대폰을 들고 가는 무식함을 선보인 그가 설파한 폭력 옹호는 그래서 무섭습니다. 

 

"나도 후배 시절에 많이 맞아봤고 지금은 선배 입장이다. 후배가 맞으면 분명 잘못이 있기 때문에 맞는다"

 

"말로 타이르고 주의를 주는 건 누구에게나 한계가 있다. 이유 없이 폭력을 가했다면 안타깝겠지만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한다. 저런 사람이야말로 용인대를 비하하는 것"


왕기춘은 모교를 옹호하기 위해 폭력을 정당화하는 글에 댓글 형식으로 글을 옮겼습니다. 자신도 후배 시절 많이 맞았다며 지금의 선배 입장이기 때문에 후배를 때리는 것 역시 당연하다는 식의 발언을 했습니다. 후배가 맞으면 분명 잘못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 속에 폭력의 대물림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했다는 사실이 황당합니다.

 

 

 

말로 타이르고 주의 주는 건 한계가 있다며, 정당한 폭력은 당연하다는 그의 폭압적인 모습은 두렵기까지 합니다. 선배의 폭력은 모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식의 발언은 선배라는 이유로 후배들을 마음껏 때려도 상관없다는 주장과 다름없습니다. 폭력에는 정당화라는 것이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정당화된 폭력이란 세상이 존재하지 않으니 말이지요. 

"나를 때린 수많은 선배들에게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얻어맞는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선배가 되면 결코 후배들을 때리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

 

"후배들에게 진정 권위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면, 실력으로 승부하기 바란다. 실력과 인품이 뛰어난 선배에게는 자연스럽게 권위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그동안 내가 뛰어난 선배들을 직접 겪으며 얻은 교훈이기도 하다"

 

왕기춘의 폭력 옹호글이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그와 전혀 다른 지점에 있는 박지성의 이야기를 언급했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자서전인 <멈추지 않는 도전>에서 발췌한 글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 역시 선배들에게 숱한 구타를 당해왔다고 합니다.

 

때리는 선배들이 나름의 이유가 있을지 모르지만, 얻어맞는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박명수의 발언은 정답입니다. 때리는 자의 입장이 아니라 맞는 이의 입장에서 폭력은 바라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폭력에 대한 시각만 바꾸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박지성은 위대하게 다가옵니다.

 

박지성은 왕기춘과는 달리, 선배가 되면 결코 후배를 때리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박지성은 그런 선배가 되었습니다. 일본과 유럽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로 명성을 떨친 살아있는 전설 박지성은 모든 이들이 존경하는 영원한 우리들의 캡틴으로 남겨진 이유가 바로 그곳에 있었습니다.


후배들에게 진정 권위 있는 선배가 되기 위해서는 실력으로 승부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실력과 인품이 곧 권위를 만든다는 박지성의 발언은 모두가 주목해야 하는 대목입니다. 왕기춘처럼 폭력으로 후배를 제압하는 폭압적인 권위가 아니라, 인성으로 만든 권위는 그만큼 단단하게 강력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폭력을 정당화하려는 왕기춘과 폭력이 아닌 실력과 인품이 권력을 만든다는 박지성. 우리가 왕기춘이 아니라 박지성을 응원하는 이유는 당연합니다. 권위는 폭력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력과 인품으로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지성이 왜 수많은 이들에게 존경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는 이 발언 하나 만으로 충분할 듯합니다. 뛰어난 유도 선수가 되기 전에 인성을 갖춘 인격수양이 더욱 요원한 이들에게 박지성의 자서전은 좋은 지침서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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