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5. 08:08

고승덕 문용린 밀어낸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 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

투표 전 사전 인지도에서 고승덕과 문용린에게 밀려 3위를 차지하던 조희연 후보가 극적인 드라마를 펼치며 서울시 교육감에 당선되었습니다. 이번 6.4 지방선거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후보자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인지도 선거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니 말입니다. 

 

고시 3관왕에 방송 출연으로 대중적으로 큰 관심을 받아왔던 고승덕은 선거 전에는 압승을 할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현직 교육감인 문용린마저 밀어내고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를 할 것이라는 예상들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후보자들의 자식들의 발언이 결국 큰 변수로 다가왔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아닌 이상 대중적인 큰 관심을 받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에 많은 국민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아쉽기도 하지만 당연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월호 정국에서 이 정도 투표율은 아쉬움으로 다가올 뿐입니다.

 

고승덕은 선거 초기만 해도 엄청난 인기폭풍으로 마치 대통령 선거에 나서도 될 정도 엄청났습니다. 고시 3관왕이라는 타이틀은 학부모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가 교육감이 되면 우리 아이들도 고시 3관왕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하나의 팬덤처럼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물론 결코 그런 결과가 고승덕이 교육감이 된다고 해도 될 수는 없음에도 그런 기대감을 했다는 사실은 웃기기까지 했습니다.

 

현직 서울시 교육감인 문용린마저 밀어낸 채 독주 체제를 가져가던 고승덕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그의 딸이 올린 글 하나였습니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딸이 올린 SNS 글 하나는 엄청난 파문을 불러왔고, 승승장구하던 고승덕을 벼랑 끝으로 밀어버렸습니다.

 

 

최소한 가족의 안녕도 지키지 못한 자가 천만 서울의 교육감으로 적당하지 않다는 확신이 급격하게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들의 병역과 관련해 비난이 나오자 눈물까지 쏟아내며 아들을 지키려하던 고승덕의 모습은 모두 악어의 눈물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눈물까지 흘리며 애틋함을 보였던 아들은 이혼 후 한 번도 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지요. 딸의 폭로로 드러난 이 문제는 결국 승승장구하던 고승덕을 몰락시켰습니다.

 

고시 3관왕에 자주 방송에 출연하며 쌓은 인지도도 큰 의미를 가질 수는 없었습니다. 딸을 폭로로 위기에 처한 고승덕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해법조차 잘못되었습니다. 자신의 딸이 아버지를 욕 먹이기 위해 같은 보수 진영의 문용린 후보와 손잡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어린 딸과 아들을 버린 고승덕은 다시 한 번 선거를 위해 딸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추태를 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족들의 폭로전이 되어버린 고승덕은 그렇게 무기력하게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선거 막판 딸을 외치는 고승덕의 동영상이 친딸이 "오 마이"라는 단문을 남긴 것은 이들의 관계가 어떤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고승덕과 딸의 폭로전과 달리, 인지도 3위에 머물던 조희연과 아들의 모습은 훈훈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진보 진영의 통합 후보인 조희연은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습니다. 방송 활동으로 널리 알려진 고승덕이나 현직 교육감인 문용린과 비교해 봤을 때 조희연이 누구인지 아는 이들은 적었습니다. 수많은 후보들 중 하나로만 인식될 정도로 그에 대한 관심은 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희연이 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아들이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서울시 교육감 후보에 나섰음을 알리며 그가 밝힌 내용은 많은 이들에게 큰 호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조희연 아들의 글에는 현재의 선거 방식에서 극단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이 가득했습니다.

 

인기투표나 다름없는 현실 속에서 아버지의 포부와 정책도 알리지 못한 채 끝나는 것이 두렵다고 했습니다. 최소한 아버지가 어떤 공약을 가지고 있고, 조희연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관심이라도 받기를 원했던 아들의 글 하나는 커다란 반전의 시작이었습니다.

 

고승덕과 딸의 난투극은 보수 진영 후보들인 고승덕과 문용린의 싸움으로 변해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전투구가 되어가며 시민들의 분노를 만들어냈던 상황에서 조희연 후보의 아들 글은 큰 관심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어떤 인물인지 그리고 그가 가지고 있는 교육관을 담담하게 밝힌 글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서울시 교육감 후보인 조희연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전 인지도에서 3위로 밀려나며 당선 가능성이 가장 낮았던 조희연 후보는 결국 투표결과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가 되었습니다. 아들의 글 속에 등장한 가정교육의 중요성과 조희연의 인간됨됨이는 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았습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혹은 애써 찾아보지 않았던 조희연 후보의 진가를 알린 아들의 글 하나는 이번 선거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았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이번 선거는 야당의 압승으로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야당이 선전을 하기는 했지만, 국민들의 선택은 냉철하기만 했습니다. 그 어느 편도 들지 않은 이번 결과는 그래서 정치인들에게는 더욱 무섭게 다가왔을 듯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결과는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17곳의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13곳에서 당선 되었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국민들은 현재의 교육으로서는 결코 세상이 변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희연 후보가 극적으로 서울시 교육감이 된 것은 아들의 글 하나가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이는 정말 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었지만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가 압승을 거둔 것은 세월호에 대한 분노가 완벽하게 투영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는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가장 극적인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결코 쉬울 수 없는 선거에서 역전을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살아왔던 삶이었습니다. 아들의 글로 인해 그 가치가 드러났지만, 그런 삶을 살지 않았다면 이런 극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은 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선거가 낳은 최고의 스타가 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가 서울시 교육을 제대로 바꿔 주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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