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12. 14:23

해피 투게더 뒤 짚은 서현 반말, 무한 예능 감 돋보였다

소녀시대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시작했네요. 태연을 비롯해 다섯 명의 소녀시대 멤버들이 <해피 투게더>에 출연해 많은 팬들을 기쁘게 해주었어요. 여전히 매력적인 그녀들은 입담 역시 만만찮음을 확인해 주었지요. 그런 상황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다름 아닌 서현이었어요.

막내의 반란, 독특한 캐릭터 갖춘 서현




출연진 소개에 이은, 소녀시대를 위해 신봉선이 준비한 '훗'은 너무 비슷해 경악스러울 정도였네요. 재주꾼 신봉선이 해투에서 보여주는 최고는 바라 출연하는 가수들의 안무를 똑같이 소화해내는 능력이지요. 그녀는 이번에도 소녀시대의 신곡 안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신봉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네요.

손발 짧고 배까지 나온 봉선이지만 완벽하게 안무를 소화해낸 그녀는 정형돈의 걸음걸이마저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남매가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게 했어요. 특징들을 완벽하게 잡아 소화해내는 신봉선은 '해투'의 보물이 아닐 수 없지요.

의례적으로 하는 인사가 아닌 출연한 소녀시대들마저 놀랄 수밖에 없었던 신봉선의 무대는 역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어요. 태연, 유리, 서현, 써니, 수영 등 다섯 명의 소녀들이 등장한 '해투'는 시종일관 화사한 모습으로 진행되었어요. 

'안소잘, 수감, 잘먹, 생축' 등 아홉 명이나 되는 그녀들이 준비하는 암호들은 유리의 실수담은 재미있었어요. "안녕하세요. 소녀시대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란 그들만의 암호들은 아는 이들은 다 아는 단순하지만 그녀들에게는 필수이지요. 

복화술을 잘하는 멤버들과는 달리 너무 티 나는 복화술을 보여주는 유리는 완벽하지 않아 더욱 돋보였어요. 일본 활동을 하면서 재미있었던, '걸혼해줘', '서랑해'에 이어 써니를 '싸니'라 불러 가슴이 아팠다는 이야기 등 평소에 알 수 없었던 일본 활동 에피소드들은 소소한 재미를 주었어요. 

잠버릇 중 최고수는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태연이죠. 어린 시절에는 몽유병도 있었다는 그녀는 여전히 또랑또랑한 말로 잠꼬대를 해 멤버들을 놀라게 한다고 하지요. 멤버 모두들 각각의 잠버릇들이 있는데 유독 막내 서현 만은 그마저도 존재하지 않았어요. 

수영이 자신에게 한 "니 앞가림이나 잘 해"로 빵 터지게 만들더니 정작 자신은 무대에서 흥이 나도 특별한 동작도 없고 잠꼬대도 없는 바른 소녀의 이미지 그대로였죠. 그래서인지 함께 술자리를 하고나면 룸메이트인 효연이 자신에게 꿀밤을 때리며 "이런 답답한 놈. 꽉 막힌 놈"하면서 술주정을 한다는 이야기가 이해가 가지요. 해투 전원이 수긍하는 분위기가 서현을 그대로 증명해준 셈이지요. 

각자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주 방송되었던 '해투'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서현의 반말이었어요. 모두들 자신보다 나이 많은 이들만 있어 반말을 하지 못하는 서현이 게임의 룰로 어쩔 수 없이 반말을 해야 하는 상황은 재미있기만 했죠.
 
"어", "아"라는 단발마로 반말이 쉽지 않은 그녀는 "알았다"라는 말로 반말 포문을 열었어요. "알았어"등 익숙하고 편한 단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다"로 끝나는 문어체를 사용하는 것은 반말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가상 결혼 버라이어티인 '우결'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서현의 힘겨운 반말은 로봇 같은 말투와 글로 배운 반말로 모두를 자지러지게 만들었어요. 다른 멤버들이 안무나 노래에 대해서 간혹 실수들을 하는 것과는 달리 철저한 자기관리와 집중력으로 실수 하나 없는 서현의 모습은 효연이 답답해하듯 꽉 막혀 보이기도 했어요.

즐기는 것이 아닌 일로 생각하는 무대이거나 완벽한 프로의식으로 무장한 서현의 모습은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즐기는 무대로 발전해 갔으면 하는 바람도 생기더군요. 마지막까지 전혀 나아지지 않은 반말이 말해 주듯 그녀는 바른 생활 소녀로 살아오며 타인에게 관대하고 자신에게 철저한 모습으로 나이는 어리지만 많은 것들을 본받게 하죠. '우결'에서도 그렇지만 '해투'에 나와서도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구축한 서현은 의외의 가능성과 매력을 듬뿍 가진 소중한 존재인건 분명해 보여요.

물 총 세례를 받고 안쓰러워 물기를 닦아주며 미안해하는 유리에게 게임의 연장이라 생각하고 "괜찮다"라고 말하는 서현의 모습은 답답한 강박증이 아닌 한없는 귀여움으로 다가왔네요.

이미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라서기도 했던 소녀시대가 후속곡인 '훗'으로 국내에서 이미 1위를 휩쓰는 상황에서 곧 시작될 일본 활동에서도 다시 한 번 1위를 차지한다면 명실상부 아시아 최고의 걸 그룹이 되겠지요. 그 중심에 이젠 서현이 있음을 느끼게 만든 '해피 투게더'였어요.

막내이면서도 그 누구보다 강직한 성격을 가진 서현은 여린 전형적인 여성상에 똑 부러진 진보적인 여성상까지 갖춘 이 시대 최고의 여성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