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4. 08:37

차두리 트위터 차범근은 버려도 홍명보는 축협의 큰 자산이다?

차두리가 홍명보를 축협에서 유임시키자 자신의 SNS에 "98년에는 왜...? 혼자서.."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습니다. 축구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그 짧은 글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두 알았을 듯합니다. 바로 차두리의 아버지이자 한국 축구의 전설인 차범근 감독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98년 월드컵에 출전한 대표팀은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5-0으로 참패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월드컵의 수장은 바로 차범근이었습니다. 축협은 네덜란드에 완패를 당하자 아직 한 경기가 남은 상황임에도 차범근 감독을 즉시 해임하는 초강수를 두었습니다.

 

경기가 완전히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축협이 감독을 즉시 경질하는 초유의 사건은 황당함 그 자체였습니다. 모든 책임을 차범근 감독 혼자에게는 뒤집어씌운 축협의 행동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전설은 국민의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후 차 감독은 축협의 비리와 국내 프로리그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양심선언하며 국내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지 못하고 쫓겨나는 신세가 되기도 했지요.

 

축협 정 회장과 차범근 사이는 극도로 나빴고 그런 관계는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리더십을 발휘하지도 못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무너진 신뢰 속에서 국대의 경기력이 좋아질 가능성은 없었고, 그렇게 무너진 경기력은 곧 최악의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98년 월드컵이 현재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단숨에 감독을 현지에서 경질한 축협이 홍명보만은 무조건 감싸기에 나섰다는 사실입니다. 사람을 자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당연한 이야기까지 거부당하고 비난받는 이유는 축협의 이런 이야기들이 유독 홍명보에게만 적용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감독들에게는 그들이 뭔가 할 수 있는 기반이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오직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신의도 저버리고 자르기에 급급하던 그들이 유독 홍명보에게만은 무조건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변하는 이유가 이상합니다.

 

 

허정무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서 홍명보는 대단한 축구재산이라고 칭찬을 했습니다. 월드컵에 4번 출전했고, 올림픽에서 동메달까지 딴 감독인데 우리가 지켜줘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성인 무대나 프로 감독도 한 번 하지 않은 홍명보를 대뜸 월드컵 국가대표 감독으로 앉히고는 한다는 이야기가 홍명보는 우리의 중요한 축구재산이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한심스럽기만 합니다.

 

그럼 그 전 감독들인 조광래와 최강희 감독들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기 퇴출되는 상황을 맞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축협이 내세운 것은 홍명보였고, 그에게 전권을 주다시피 했음은 우리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홍명보는 그 전권을 가지고 박주영을 황제 훈련을 시켜가며 보호했고, 실력과 상관없이 홍명보의 아이들이라고 불리는 선수들만 대거 발탁했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상징했던 손흥민에 대해서는 홍명보는 불만이 많았습니다. 올림픽 대표에서도 배제시키고 이번 월드컵 선발에도 큰 관심이 없었지만, 국민들이 원하니 뽑기는 한다는 식으로 대했던 것이 바로 홍명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싫어했던 손흥민이 대한민국을 빛난 거의 유일한 선수였다는 사실만으로도 홍명보는 국대 감독으로서 미달입니다.

 

 

원칙과 소신도 없이 오직 고집만 존재하는 자가 감독이 되는 것은 모든 것을 망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홍명보를 보면서 대한민국 현실을 비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아집으로 자신들의 가신들만 모아놓고 정치를 하는 현 정부와 홍명보는 판박이처럼 닮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과조차 하지 않는 것까지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닮아 있는 이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한심하고 짜증이 날 뿐입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핑계 같지만 전 집행부에서 어떤 상황이었는지 잘 모르겠고요. 그 점에 대해서는 저희가 섣불리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고 특수한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겠죠. 그렇지만 지금 책임론이 자꾸 나오는데 책임론에 대해서는 일단 저희가 분석 중입니다."

 

책임과 관련한 질문을 하자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한 발언은 한심합니다. 부회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으면서도 전 집행부에서 어떤 상황이었는지 잘 모르겠다는 발언은 부당하고 황당합니다. 최소한 축협에서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떤 식으로 일처리를 해왔는지 파악을 해야 고치든 이어가든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자신들이 섣불리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특수한 상황이었다는 말로 축협이 얼마나 폐쇄적인 조직인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한 재벌가의 정씨 일가가 대를 이어 집권하는 축협이 할 수 있는 일은 회장님 모시기가 전부일 테니 말이지요.

 

책임론이 나오니 책임에 대해서 현재 분석중이라고 합니다. 책임론이 불거지기 전에 자신들이 무엇이 문제인지 분석하고 잘못된 부분들을 찾아내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국민들이 책임을 지라고 하니 일단은 분석중이라는 발언은 한심하기만 합니다.

 

대한민국에는 위대한 축구 영웅이자 전설이 둘 있습니다. 차범근과 박지성이 바로 그들입니다. 불모지와 같았던 척박한 시절 대한민국을 널리 알린 위대한 영웅 차범근과 월드컵 후 성장한 한국 축구를 몸소 보여주었던 박지성. 그들이 만들어낸 한국 축구의 전설은 홍명보의 아집과 축협의 추태가 모두 무너트렸습니다. 차범근과 대립각을 세운 축협 회장의 한 마디에 소중한 자산을 내팽겨 치더니, 국민과도 맞서며 축협의 재산이라는 홍명보를 지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현재 모습은 차두리가 황당해하고 분노할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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