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13. 09:28

무한도전 송도 레이싱 결과 유재석의 아쉬움과 노홍철의 사과 이게 무한도전이다

송도에서 펼쳐진 KSF 경기에서 무한도전의 도전은 빛났습니다. 실제 프로 선수들과 경주를 하는 무한도전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 그 이상이었습니다. 프로 선수들과 5개월 연습한 무도 멤버들이 실전 경기에서 승부를 벌인다는 사실은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 자동차 경주는 무도 멤버들이 빈 트랙에서 경주를 하던 것과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자신들보다 레이스를 잘 하는 프로선수들이 대거 등장하고 그런 그들을 상대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그 어떤 것으로도 대처가 안 될 정도로 힘겨운 일이었습니다.

 

유재석의 아쉬움과 노홍철의 사과는 무도를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황소와 씨름을 하던 시절부터 무도의 정신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왔습니다. 과거에는 자신들이 모자라서 그랬다고 핑계처럼 다가왔을지 모르지만, 점점 강도가 센 도전들을 하면서 그들이 보인 가치는 그저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기 위한 위장은 아니었습니다.

 

레슬링, 봅슬레이, 스포츠 댄스 등 수많은 도전을 한 무도 멤버들은 과정에 충실하고 그 과정을 통해 더욱 많은 가치들을 보여주고는 했었습니다. 시청자들 역시 결과가 아닌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왔습니다. 긴 시간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이 보여준 그 도전 정신이 곧 우리가 그토록 원하고 기대하는 가치였기 때문입니다. 무도의 이번 레이스 역시 그들이 그동안 해왔던 도전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운전을 잘하고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실제 경주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일반인으로서 운전을 잘 한다는 것과 프로 레이서로서 운전을 잘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더욱 이들이 도전한 곳은 큰 트랙과 안전장치가 완벽한 곳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안전 펜스가 전혀 없는 좁은 도로 트랙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것은 이들에게는 너무 큰 부담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체 경쟁을 통해 최종 선수가 결정 나고 그 선수들이 대회를 앞두고 최선을 다하는 과정은 그 자체가 감동 그 이상이었습니다. 오늘 경주에서 모두가 주인공이었습니다. 하지만 유재석과 노홍철이 돋보였던 것은 어쩌면 그들이 다른 이들과 달리, 추돌 사고로 인해 정상적인 레이스를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노홍철의 경우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 것은 그가 수동 기어를 전혀 사용해보지 못한 전형적인 오토 운전자였다는 점입니다. 경기를 위해 수동 기어 조작법을 배우는 과정 자체거 노홍철에게는 위대한 도전이었습니다. 노홍철의 노력은 결국 실제 경주에서 그 진가가 드러났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노력으로 완벽하게 채운 그의 노력은 대단하기만 했습니다. 코스를 완벽하게 외워서 벽타기 기술을 보여주는 그는 진정한 도전자였습니다. 

 

 

본선을 위한 마지막 패자부활전까지 나서 경주에 나선 노홍철은 마지막 순간 추돌 사고로 인해 본선 진출에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하하는 본선에 올라섰지만, 노홍철은 추돌사고로 인해 꼴찌로 들어오고 말았습니다. 노홍철이 멋진 것은 경기가 끝난 후 그의 모습이었습니다.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노홍철의 결과에 대한 실망보다는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수도 있는 선수들을 찾아가 사과를 하는 장면은 뭉클했습니다. 자동차 레이스에서는 이런 추돌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괜찮다는 선수들과 달리, 그들은 오직 레이스가 본업이라는 점에서 노홍철의 사과는 당연했습니다. 노홍철 홀로 프로 레이서가 될 수는 있겠지만, 무도로서는 한 번의 도전이라는 점에서 다른 이들에게 민폐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낮은 실력으로 다른 선수들의 기회를 차단하고 막은 것은 아닌가 하는 미안함이 노홍철의 사과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무도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이런 그들의 행동 때문입니다.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는 자세와 함께 혹시나 모를 피해에 대해 사과를 하는 노홍철의 모습은 참 보기 좋았습니다. 

 

 

노홍철은 그나마 경기에 출전해 자신이 하고 싶은 질주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을 겁니다. 하지만 유재석은 달랐습니다. 시종일관 무도 에이스 역할을 하면서 기록 단축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실제 연습 주행에서 유재석의 랩타임은 최상위권 기록이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하게 했습니다. 

 

문제는 대회 이틀을 남긴 상황에서 연습주행을 하다 빗길에 미끄러져 펜스에 부딪치는 큰 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입니다. 차가 반파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사고를 당한 유재석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다른 이들을 안심시키기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의외의 큰 사고였다는 점에서 본인이 더욱 당황스러웠을 텐데 그는 그런 자신보다는 자신과 함께 해왔던 수많은 이들에게 먼저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차량이 반파되어 과연 이틀 안에 수리가 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대회 당일을 맞이한 유재석은 답답했습니다. 밤을 세워가며 수리를 했지만, 연습 주행을 하는 과정에서 속도가 나지 않아 지속적으로 피트 인을 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모습은 답답하기만 했습니다. 

 

 

속도를 내려 해도 나오지 않는 속도로 인해 한 바퀴도 돌지 못하고 자꾸 피트 인으로 들어오는 유재석과 그런 상황에서 점검에 여념이 없는 매카닉 팀들의 모습 역시 긴박한 자동차 레이스의 진가를 확인하게 해주었습니다. 마음껏 달리고 싶지만 차량 문제로 달리지 못하는 유재석의 마음은 누구보다 그 본인이 가장 힘들었을 겁니다. 속도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래도 랩타임을 위해 한 바퀴는 도는 과정에서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외곽에서 서행을 하는 유재석은 진짜 대단했습니다. 

 

자신을 응원해준 많은 이들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돌아온 유재석은 자신들의 잘못이라며 눈물을 글썽이는 매카닉 팀에 먼저 다가가 오히려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는 유재석의 모습은 감동이었습니다. 미친 듯이 달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던 유재석. 자신의 실수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의 진심은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자신을 위해 최선을 다해준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 감사를 표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의 모습은 진짜 최고였습니다. 

 

"한 번만 달려 봤으면"이라고 대뇌이던 유재석은 모습은 '무한도전 레이스'의 정수였습니다. 1위를 하겠다는 다짐이 아니라 그저 단 한 번이라도 시원하게 달려봤으면 좋겠다는 유재석의 진심은 KSF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순위가 아니라 달리는 것 자체가 곧 레이스의 모든 것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 유재석의 이 간절함은 무도가 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 이들의 도전은 그래서 아름다웠습니다. 유재석의 진한 아쉬움은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선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노홍철의 사과는 비록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아름다운 스포츠 정신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무한도전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죄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한도전이 진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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