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17. 11:47

라디오스타 이동준 주먹자랑 라스 폐지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신호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라디오스타가 곧 폐지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한때 최고의 존재감으로 가장 큰 화제가 되고는 했었던 라스이지만 김구라가 다시 복귀하고 나서부터 더욱 힘을 잃고 있습니다. 더는 소재도 존재하지 않은 라스의 끝물은 씁쓸하고 텁텁하기만 합니다. 김구라의 한심한 독설은 자기복제를 하듯 이곳저곳에서 이어지고 있고, 이런 한심한 상황을 라스를 더욱 무미건조하게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예인들의 주먹 순위를 정하고 그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하는 과정은 라스가 이제는 더 이상 존재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기 어려워졌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연예인들의 가십으로 겨우 연명하던 그들이 이제는 주먹질을 잘 하나는 순위를 들고 나와 그들의 이야기로 시간을 채우는 모습은 갈 때까지 갔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연예인들의 가십을 먹고 살아가는 라스로서는 위기는 자연스럽습니다. 초반 아무것도 없던 시절의 패기는 어느 사이 사라졌고, 몇 년을 이어가는 동안 소재도 고갈되는 것 역시 당연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사한 형태의 방송들이 대거 등장하고 보다 새롭고, 독하게 내뱉는 이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라스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역시 당연했습니다.

 

초대 손님 없이 방송이 전무한 라스로서는 게스트가 누구냐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게스트들을 모아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분명한 한계를 드러내는 경우가 늘어가는 것도 당연합니다. 작가의 능력에 따라 게스트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진행자들의 뻔한 이야기들의 성찬은 더 이상 흥미롭지도 않습니다.

 

게스트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현장 분위기 속에서 과거처럼 무명이 스타가 되는 깜짝 놀랄 라스는 더는 나오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가끔 작정하고 나와 자신의 위기 상황을 극적으로 바꾸는 게스트들이 존재한 것은 분명합니다. 데프콘이나 샘 헤밍턴의 경우 라스에 출연해 자신들의 숨겨진 끼를 모두 보여준 후 스타가 된 경우들입니다. 물론 그 모든 것은 본인들의 몫이고 본인들이 잘 해서 얻어진 결과입니다. 다만 그런 판을 깔아준 라스의 역할 역시 대단한 것도 분명합니다.

 

 

이들의 성공담은 당연히 유사한 결과를 바라는 많은 출연자들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데프콘이나 샘 헤밍턴과 같은 성공사례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라스 자체의 힘이 떨어진 상황에서 유사한 성공이 지속되기는 어려운 문제이니 말입니다.

 

연예계 주목들을 모아 놓은 '전설의 주먹' 특집으로 마련된 라스에는 이동준, 레이먼킴, 이재윤, 스윙스가 출연했습니다. 나름 한 주먹 했다는 이들이 나와 자신의 대단함을 이야기하는 과정은 그리 유쾌할 수 없었습니다. 다들 자신들이 최고의 주먹이었다고 떠들어대는 모습에서 즐거움보다는 답답함을 느꼈던 것은 당연하니 말입니다. 과거 자신이 주먹질을 하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현재의 성공으로 인해 미화되는 것 자체가 문제일 겁니다.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인 탤런트 이동준이 화제가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가 주도적으로 라스를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연장자라는 점에서 주도권을 잡고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과정은 씁쓸했습니다. 현재는 무엇을 하는지 관심 밖에 있던 인물이 과거의 영광을 되새김질하는 모습은 흥미롭거나 재미있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연예인 싸움 순위라는 것부터가 황당합니다. 방송에서 정리한 순위를 보면 1위는 박남현을 시작으로 강호동 나한일 이동준 홍기훈 김종국 유태웅 이주현 김진수에 이어 최재성 이훈 이상인 세 명이 공동 10위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과거 한 프로그램에서 작위적으로 만든 순위가 마치 연예인들의 싸움 순위로 굳어진 이 상황도 황당하지만, 과연 무슨 기준으로 이들의 순위를 작성한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연예인들의 다양한 것들을 뽑아다 사용하는 것이 방송이기는 하지만 싸움 순위를 자기들끼리 정하고 이제는 내가 1위라고 우기는 연예인까지 나오는 상황은 한심합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과거 이종격투기에 나가려고도 했다며 추성훈 정도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떠는 모습은 뭔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태권도 대회에서 4관왕을 했으니 모든 것은 자신의 발아래 있다는 식의 주장은 현실을 전혀 모르는 무지한 존재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종격투기를 조금이라도 보신 분들이라면 그곳에 맞는 종목이 따로 있음을 알고 있지요. 화려한 다리 기술이 많은 태권도가 이종격투기에서는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경기에서 모두 증명이 된 상황이니 말이지요. 이 정도의 농담은 그저 남들에게 자기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이들의 자기 과시라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문제는 라스가 더는 존재할 가치가 없어졌다는 내부의 발악이었다는 사실입니다. 1년 전 진행되었던 '전설의 주먹'을 이어가는 2를 기획한 것은 그 프로그램에 대한 향수와 재미가 아니라, 더 이상 할 만한 소재가 존재하지 않다는 내부적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 때문입니다.

 

색다른 소재를 통해 라스 특유의 재미를 더 이상 만들어낼 수 없는 내부의 한계는 결과적으로 그들이 이제는 폐지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신호로 다가옵니다. 주제를 잡는 방식에서도 과거 보여주었던 놀라운 능력은 더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저 과거의 형식을 조금 비트는 방식의 이야기로서는 더 이상 라스의 성공을 바라기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동준의 주먹 자랑만 가득한 상황에서 과거의 주먹질을 그리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은 다른 출연자들의 그 어색한 상황들은 라스의 현실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타인을 배려하거나 조화롭게 상황을 이끄는 능력이 없는 라스 진행자들로서는 누군가 하나 알아서 나서주면 그에 호응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꿔다 놓은 보릿자루 같은 게스트들이 늘어나고는 했다는 점에서 한심스럽게 다가옵니다.

이동준이 과거 영화 '클레멘타인'으로 50억을 손해 봤다는 넋두리나 환상의 똥꼬쇼는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는 한심스러운 고백이 전부인 그의 이야기는 허무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볼거리도 흥미로운 재미도 존재하지 않는 라스는 이제 폐지되어도 아쉬울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스스로 존재 가치를 찾지 못하는 라스는 이제 조금씩 마지막을 준비해야 할 때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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