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20. 08:11

무한도전 유재석의 눈물과 박명수 청문회 곤장, 우린 진짜 리더의 모습을 보았다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유재석의 눈물은 우리 시대 리더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했습니다. 뜨거운 눈물 속에 담은 유재석의 진정성과 박명수 청문회에서 보여준 촌철살인은 무한도전이 왜 9년 동안 그렇게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무한도전 스피드 레이서' 5개월간의 대장정은 아쉬움으로 끝났습니다. 완주만이라도 할 수 있기를 바랐던 멤버들과 시청자들로서는 아쉽기만 했습니다. 이미 KSF 경주는 끝이 났고 알고 싶은 이들은 모두 알고 있었지만 그 과정을 알지 못했다는 점에서 오늘 방송은 흥미로웠습니다.

 

결선에 참석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유재석은 차량을 바꿔 출전을 하게 되었고, 노홍철 역시 운 좋게 불참자가 나오면서 결선에 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이런 마지막 도전도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유재석은 초조함은 앞선 선수들을 따라잡던 과정에서 차체가 흔들리며 다시 한 번 펜스에 부딪치는 사고가 나며 경기는 끝나고 말았습니다.

 

안정적은 레이싱을 하던 정준하는 엔지 과열로 인해 시동이 꺼지며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하하는 앞선 형들이 아쉽게 경기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을 보고 레이싱을 하다 펜스 충돌 후 바퀴가 빠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남은 노홍철 역시 혼자서라도 완주해야만 한다는 중압감과 선두와 한 바퀴 차이를 두고 벌어지자 욕심을 내며 충돌 사고로 끝내 완주에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모두가 숨죽인 채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던 상황에서 각자의 모습은 시청자들도 안타깝게 했습니다. 중도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은 누구랄 것도 없이 각자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누구의 탓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이야기하는 이들의 모습은 그래서 보기 좋았습니다. 특히 리더인 유재석의 모습은 왜 그가 향후 무도 10년을 책임질 리더로 다시 뽑힐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상위권 등록이 가장 유력했던 레이서 유재석은 마음껏 달려 보지도 못한 채 추돌 사고로 경기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탓이라고 이야기하며 주변 사람들을 위로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정준하에게도 그건 차의 문제이고, 자신은 운전을 잘 못해서 벌어진 것이라며 상대를 위로하는 모습은 특별했습니다. 자신들을 위해 노력해준 많은 이들에게 감사를 드리던 유재석은 마지막으로 남았던 노홍철마저 중도 하차를 하게 되자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처음부터 울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누구보다 자신 있었고 그렇게 달리고 싶었던 유재석이었는데 차량 반파에 이어 교체 후 힘들게 출전한 결선에서 한 바퀴도 채 돌지 못하고 끝이 난 상황은 정말 울고 싶었을 듯합니다. 5개월 동안 수시로 연습을 하며 최선을 다한 그들은 비록 완주에는 실패했지만 그 누구도 그들에게 비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유재석의 뜨거운 눈물은 단순히 완주를 하지 못해서, 혹은 순위권에 들지 못해 흘린 눈물은 아닙니다. 리더인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팀 전체에 부담을 주게 되었다는 자책이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형이나 동생들까지 자신의 몫 이상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으로 인해 오히려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한 유재석의 이런 눈물은 다른 누군가의 악어의 눈물과 달리, 진정한 리더의 눈물이었습니다.


5개월간의 대장정이 아쉽게 끝나기는 했지만, 과정이 중요했던 그들의 도전은 끝이 없었습니다. 그들이 이번 레이스를 위해 만났던 사회단체에 다시 찾아가 경과보고를 하고 향후 지속적으로 그들 단체에 지원을 하겠다고 다짐하는 모습 속에서 진정한 승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저 방송을 위해 해당 단체들을 이용하는 여타 프로그램들과 달리 그들은 방송 후에도 꾸준하게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겠다는 약속은 당연히 지켜질 겁니다. 유재석이 이미 나눔의 집에 2천만 원이라는 거액을 기부했다는 소식은 무도는 한 번 약속은 철저하게 지키는 이들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 대목이었습니다.

 

경기가 모두 끝난 후 그들은 '위기 안전 대책본부'를 가동했습니다. '살쾡이 경보'를 발령해 시청자들의 분노를 일으키게 만든 박명수를 청문회하는 과정은 무도가 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최근 있었던 인사 청문회 상황들을 그대로 패러디한 박명수 청문회는 압권이었으니 말이지요.

 

 

흥미롭게도 청문회가 개최되던 날은 박명수가 작사 작곡 노래까지 참여한 '명수네 떡볶이'가 음원차트 1위를 하던 날이었습니다. 박명수나 다른 이들에게도 경사일 수밖에 없었지만, 시청자들의 분노를 받고 있는 그에게 합당한 처벌을 해야만 하는 멤버들은 호되게 그를 다그쳤습니다.

 

명수가 도착하기 전에 현재 다섯 명으로도 충분하다며 이번 기회에 내치자는 정형돈의 말에 자막은 이야기 합니다. "틈만 나는 인사개편'이라고 말이지요. 이는 현 정부가 보이고 있는 한심한 인사개편을 비꼬는 무도만의 풍자였습니다. 이것만이 아니었지요. 명수 청문회가 시작되면서 계속되는 질책이 이어지자 박명수는 "30초만 숨 쉴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말로 청문회를 비꼬기도 했습니다.

 

무한도전 특집에서 왜 항상 박명수는 후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냐는 지적에는 "무도 특집은 낭만적일 줄 알았다"는 말로 무도다운 풍자로 지난 청문회를 비판했습니다. 청문회를 낭만적일 것이라 생각했다는 한 후보의 말을 그대로 풍자한 것이니 말이지요.

 

 

이후에도 박명수 청문회는 땅 투기 논란과 기부 문제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비판을 가했습니다. 자연을 사랑해서 땅을 샀다는 박명수와 죽기 전에만 기부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로 재산 기부 꼼수를 풍자하기까지 했습니다. KSF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든 수건 4장을 가져가고 그것만이 아니라 딸을 위해 아이들 용품을 가져갔다는 박명수와 그의 화려한 녹음실을 비판하는 대목에서는 부정축재와 재산 축적 논란을 풍자했습니다. 어쩜 이렇게 날카롭게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러면서도 효과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지 무도가 대단하게 느껴지는 장면들이었습니다.

 

박명수와 무한도전이 현실과 다른 것은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정치인들과 달리, 그는 거리에 나서 약속한 것처럼 시민들에게 곤장을 맞았습니다. 결코 쉽지 않았을 이 상황에서도 진지하게 반성하고 큰절을 올리며 좀 더 좋은 웃음을 만들어내겠다는 박명수의 발언은 감동이었습니다.

 

박명수의 곤장과 사과에 이어 제작진들이 올린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는 울컥하게 만들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 난지 100일 가까이 되 가고 있는 현재. 우리는 악마를 보고 있습니다. 엄마부대 봉사단이라는 수구세력들이 나서서 세월호 참사로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을 비난하는 모습은 역겹기까지 했으니 말이지요. 특별법 제정에서도 한사코 유가족들의 요구를 거절하는 현 정부의 행동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점에서 무도가 마지막 장면에 올린 '잊지 않겠습니다'는 강렬함으로 남겨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가 무도를 사랑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그 무도를 제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유재석이라는 존재에 대한 만족도는 진짜 리더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타인에게 넘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덕으로 생각하고 책임을 지려 노력하는 리더가 진짜 리더입니다. 그런 점에서 유재석의 이런 리더십은 우리 시대 가장 간절함으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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