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10. 08:25

무한도전 유재석 음란서생 변신이 반가웠던 이유

무더위와 함께 하는 무한도전의 한 여름 특집 마지막을 장식한 것이 바로 '폭염의 시대'였습니다. 영화 '군도'를 패러디한 무도의 여름 특집은 역시 무도다웠습니다. 얼음을 독점한 김대감에게 달려가 얼음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무도 멤버들 앞에 김대감은 제안을 합니다. 

 

 

얼음을 빌려주는데 7시까지 가장 많은 양의 얼음을 가져오는 자에게는 상을 내리겠다는 김대감의 제안은 흥미로웠습니다. 거대한 얼음 위에서 가장 오래 버티는 자부터 얼음을 빌려주겠다는 제안으로 부터 '폭염의 시대'는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무도가 잘 보여주었던 추격전의 새로운 변형이기도 한 이 흥미로운 추격전은 얼음 빼앗기게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무통의 제왕이라는 노홍철의 거대한 얼음 위에 올라서는 게임에서도 확실한 힘을 다시 보여주었습니다. 8킬로그램의 가장 큰 얼음을 차지한 노홍철은 추격전에 누구보다 잘 하는 그가 가장 큰 얼음을 가졌고, 네 번째로 나선 박명수는 합리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어차피 추격전인데 큰 얼음을 가질 이유가 없다며 가장 적은 3킬로미터의 얼음을 선택합니다.

 

30도가 훌쩍 넘는 무더위 속에서 얼음은 자동으로 녹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각자 얼음을 사수하기 위해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어떻게든 자신의 것을 간직하거나 남의 것을 탐해 김대감에게 보다 많은 얼음을 가지고 가려는 그들의 본격적인 신경전은 김대감 집을 나서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는 멤버들은 오직 얼음을 어떻게든 사수하려 노력할 뿐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재석의 '애빙가'는 시작부터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얼음을 가슴에 품고 유재석이 자연스럽게 내놓은 싯구 한 소절은 그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내 너의 소중함을 몰랐구나. 너의 살결은 너무나 곱다. 너의 살결은 너무나 부드럽구나. 이 차갑지만 나를 이렇게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너는 진정 여름의 나의 첫사랑이다. 나의 가슴을 이렇게 짜릿하게 만들어 주는 너"

 

시원한 얼음을 품고 좋은 유재석은 자연스럽게 싯구 한 구절을 읊었는데 참 묘하게 음란하게 다가왔습니다. 한동안 유재석은 야한 비디오 마니아로 소문이 나고는 했었습니다. 신인시절 자주 비디오를 봤다는 제보들이 동료들에 의해 많이 회자가 되었기 때문이지요.

 

갑자기 나온 시이지만 표정과 발음 하나하나에 유재석의 빨간 비디오다운 분위기 만들기는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유재석의 이런 도발은 그동안 착실하기만 했던 그의 캐릭터를 스스로 깨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원칙과 근면의 상징이 되어버린 그가 음란서생이 되어 마음껏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것은 그가 무한대로 변신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정형돈과 함께 하는 과정에서 비가 오자 답답한 옷을 좀 벗겨달라는 과정에서 형돈이 "너무 야해"라며 당황해하는 과정 역시 유재석의 음란서생 변신을 더욱 확신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하나의 모습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채로운 캐릭터를 선보이며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유재석의 변신은 두팔 벌려 환영할 일이었습니다.

 

 

민속촌에서 진행된 '폭염의 시대'는 얼음 쟁탈전으로 이어졌습니다. 더위에 지친 유재석은 관람객이 준 미숫가루를 먹느라 하하에게 어름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얼음을 빼앗기고도 그 달콤하고 시원한 미숫가루를 먹는데 정신이 없던 유재석의 모습은 재미있었습니다. 뒤늦게 하하를 추적하며 본격적인 무도만의 추격전은 시작되었습니다. 하하가 벌인 쟁탈전은 모두가 지켜보는 상황에서 유재석은 정형돈의 얼음을 빼앗아 달아나며 이들의 얼음 쟁탈과 추격은 본격적으로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얼음을 가지고 얼음 창고로 향한 노홍철은 미션 수행을 하기에 여념이 없고, 가장 적은 얼음을 가진 박명수는 소금에 절여진 노홍철을 얼음을 몰래 훔쳐 달아나는 잔꾀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소금이 얼음이 빨리 녹는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박명수가 물에 얼음을 넣어 놓는 방법 역시 허무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서로 돌고 도는 얼음들 사이에서 딱히 임지가 없는 얼음 쟁탈전은 한시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모두들 나름의 방법을 동원해 얼음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마지막 주인공은 다시 노홍철이었습니다. 추격전에서 사기 전술을 통해 무도 멤버들을 압도하던 노홍철은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처음 가지고 있던 얼음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얼음 조각들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던 이들은 잔꾀를 부린 노홍철의 몫이었습니다. 실제 사돈 관계라는 김학철과의 환상호흡을 보이던 노홍철은 큰 상을 받게 되었지만, 반갑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이 가져 온 얼음으로 팥빙수를 만들어 먹는 것이었습니다. 물속에 쓰레기통에, 땅바닥까지 뒹굴던 얼음을 가지고 빙수를 만들어 먹어야 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라 벌칙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중간 미션에서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이들은 얼음을 가진 자에게만 뜨끈한 국밥을 먹게 됩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밥상을 받은 무도 멤버들은 뜨거운 철판 위에 녹아가는 얼음을 보면서 뜨거운 국밥을 빠르게 먹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어떻게든 빨리 먹지 않으면 달궈진 철판으로 인해 얼음이 모두 녹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MBC 개그우먼인 심정은의 농익은 연기는 최고였습니다.

 

무도가 힘든 개그맨들을 구해주는 역할을 해왔고, 이번에는 심정은이었습니다. 주모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대선배인 박명수를 당혹스럽게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었습니다. 유독 박명수만 공격하는 심정은은 개그맨실을 찾겠다는 그에게 오지 말라는 발언과 함께 "항상 쇼파에만 누워있으면서"라는 말로 당황스럽게 만드는 과정은 무도다웠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유재석은 과거 '이산 특집'에서 보여주었던 농익은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해지면 올께"라는 말로 분위기를 이끌고 함께 출연했던 박명수가 당시 대사인 "봉놋방 좀 데워놔"라는 대사는 찰지게 다가왔습니다. 이들의 농익은 연기는 '폭염의 시대'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우승한 노홍철을 제외하고 벌칙을 수행하게 된 멤버들은 이미 사진으로 공개되었던 MBC 신사옥 앞에서 직접 얼음을 갈아 시민들에게 빙수를 만들어주는 모습은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항상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자막에서도 알 수 있듯, 무도는 시민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방송이 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방송에서 유재석은 역시 대단했습니다. 그동안 보여주었던 근면한 모습과는 달리, 음란서생으로 변신해 마음껏 빨간 비디오 마니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다양한 캐릭터 변신은 그가 현재에 머물지 않고 앞으로도 더욱 성장하는 국민 MC가 될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뭘 해도 되는 유재석답게 야한 상황들도 극적으로 만드는 유재석의 변신은 현재의 성공에 머물지 않고 더 큰 성장으로 이끄는 변화였다는 점에서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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