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18. 10:07

송가연 TKO승 화끈한 1회 TKO승에 야유와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

국내 미녀 파이터로 알려진 송가연이 격투기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인 그녀라는 점에서 당연히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베일에 가려진 격투기 선수인 송가연이 과연 실제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그녀 스스로도 의문이었을 겁니다. 

 

결과적으로 송가연은 자신의 데뷔전을 메인이벤트로 만들어준 로드FC에 화려한 TKO승을 선물해주었습니다. 높은 관심만큼이나 화끈한 경기 결과는 앞으로 송가연의 파이터로서의 삶을 보증하게 했다는 점에서 그 무엇보다 값진 승리였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런 그녀의 승리가 그저 반갑지만은 않다는 사실입니다.

 

방송을 통해서도 자주 등장했지만, 송가연이 남자 파이터들과 훈련을 하는 과정은 혹독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파이터로 나아간다는 사실이 안쓰럽게 다가올 정도였기 때문입니다. 격투기 선수라고 하면 우락부락하고 이상할 것이라는 편견을 깬 송가연은 어쩌면 국내 여성 파이터 붐을 일으킬 수도 있는 중요한 인재라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일요 예능 프로그램인 '룸메이트'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더욱 올린 송가연은 그 방송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파이터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은지를 잘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남자 격투기 선수들과 실전과 같은 훈련을 하는 여성 파이터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섬뜩한 느낌을 받게 했습니다.  


오랜 시간 훈련을 하며 체급까지 낮추며 데뷔전을 준비한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떨리고 힘들었는지 경기 후 인터뷰는 잘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흥분한 목소리로 파이터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녀의 다짐은 팬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었을 듯합니다.

송가연의 경기는 시작 전부터 논란이었습니다. 자신의 파이터 인생 첫 데뷔전에 계체량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00g이 오버되어 자칫하면 시합도 하기 전에 경기를 끝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여자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현장에서 담요로 가린 채 옷을 모두 벗고 계체량에 통과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말 송가연이 체중 감량을 하지 못했던 것이라면 그녀는 선수로서 낙제점입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데뷔전에 정상 체중도 맞추지 못한 선수는 그 어떤 말로도 이해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쇼라면 허망합니다. 로드FC로서는 국내에 다시 한 번 격투기 붐을 일으켜야 한다는 절대적인 사명감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흥행 저조로 인해 일본의 격투 경기조차 사라진 상황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로드 FC로서는 경기들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더욱 방송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진 송가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그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였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200g 체중 오버 같은 경우도 철저하게 계산된 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계체량을 어렵게 통과한 송가연은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에미 야마모토(33, 모리짐)와 로드 FC 017 47.5kg 계약체중 대결서 무차별 파운딩에 이은 레프리 스톱 TKO 승리를 거뒀습니다. 조금도 물러서지 않은 채 시작과 함께 상대를 몰아붙이며 데이크 다운과 파운딩을 연이어 성공시킨 송가연의 모습은 화끈했습니다.

 

송가연의 데뷔전은 TKO라는 결과가 이야기를 해주듯 최고의 경기로 다가왔습니다. 문제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그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는 없다는 점입니다. 상대가 강한 선수라면 송가연의 데뷔 무대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논란이 일 수 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송가연의 승리에도 야유와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가 존재합니다.  

 

송가연의 상대 선수인 에미 야마모토라는 선수에 대한 기록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158cm에 48kg의 체격을 가진 선수라는 것이 전부일 정도로 파이터로서 큰 입지를 다지지 못한 선수라는 점이 문제입니다. 더욱 에미 선수는 33살이며 2년 전 운동을 시작했고, 피부관리샵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적 역시 2전2패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파이터로서 과연 적합한가에 대한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 엄마이자 2년 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경력도 적은 무명의 선수를 메인이벤트에 불러 송가연의 데뷔전 상대로 내세운 것은 철저하게 송가연의 데뷔전에 승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주최측의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었습니다.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 무명의 선수를 상대로 내세웠다는 것은 당연한 비난과 야유의 이유가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지요.

 

전문적인 파이터도 아닌 선수를 상대로 송가연이 TKO를 올렸다는 사실은 크게 내세울 수 있는 전적은 아닙니다. 로드FC의 흥행을 위한 카드로 사용되었을 뿐 진정한 파이터로서의 가치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아냥만 들을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물론 송가연이나 다른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게 훈련에 매진하는지 의심하지 않습니다.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지독한 훈련을 한 후에 링에 올라선 그들을 비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이번 승리에 무조건 찬사를 보낼 수 없는 것은 그녀가 진정한 파이터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녀가 닮고 싶다는 롤모델인 론다 로우지와 같은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이 많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엘리트 유도 선수 출신인 론다 로우지는 말이 필요 없는 세계 최고의 여성 파이터입니다. 상대할 선수가 없는 무적의 이 선수를 닮고 싶다는 바람은 무척 긍정적이지만, 그저 말이 아닌 실제 그 선수처럼 되기 위해서는 보다 연습에 매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데뷔전은 그 상징적인 의미라는 점에서 일면 이해할 수 있는 대목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격투기는 쇼가 아닌 실전이라는 점에서 이번과 같은 경기는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겁니다.

 

우여곡절 끝에 송가연의 데뷔전은 화끈한 TKO로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감격스러운 데뷔전 승리는 즐거움보다는 고민을 더욱 많이 남겼습니다. 과연 송가연이 파이터로서 격투기 대결에서 진짜 강자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지금과 같은 과보호로는 그녀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없다는 우려도 생겼습니다. 

 

그녀가 격투기 선수로 데뷔하기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하고 훈련을 해왔다는 사실까지 매도할 수는 없을 겁니다. 남자 선수들을 상대로 스파링을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 정말 사력을 다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으니 말이지요. 그리고 그녀가 론다 로우지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 역시 폄하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그녀는 더욱 노력해야 하고 다음 경기에서 진짜 파이터와 대결에서 승리를 이끌어내야 비난은 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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