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27. 07:04

이승환 단식 동참, 그가 남긴 말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

세월호 특별법을 위한 단식이 점점 사회 전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병원으로 실려 간 후에도 여전히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릴레이 단식은 전국적으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일일 단식 등 각자의 여건에 맞춘 단식 릴레이를 하는 과정에서 이승환이 현장에서 단식에 나섰습니다. 

 

 

김장훈이 긴 시간 단식을 이어가며 관심을 이끌려 노력했듯, 이승환 역시 현장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단식을 이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주말 큰 행사를 앞둔 상황에서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기소권과 수사권이 포함된 유족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이승환의 단식 동참이 반갑습니다.

 

40일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자신의 목숨까지 던지며 단식에 나섰던 김영오 씨는 현장의 의사들이 도저히 더는 단식을 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병원으로 실려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황당한 존재들이 '유민아빠'를 비하하고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었지요.

 

듣도 보도 못했던 이산이라는 가명을 쓰는 배우 이용근이라는 자가 인간으로서 감히 할 수도 없는 막말을 늘어놓으며 논란은 더욱 가중되었습니다. 자신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이면서 아이를 잃은 부모의 심정을 이해하기는커녕 대통령을 힘들게 한다며 "죽어라"고 외치는 그는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한심한 작자의 글에 동조하던 단역 배우는 30년 단역 인생을 마무리한다는 말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지만, 인간이하의 발언만 늘어놓은 이용근이라는 자는 여전히 뭘 하는지도 모르게 침묵만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영화배우들이 릴레이 동조 단식에 참여하고, 사회 시민단체들과 일반 시민들까지 동조 단식에 나서는 상황은 그래도 세상은 아직 살맛하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종편 뉴스에서 '유민아빠'를 파렴치한 아비로 몰아가고, 한 달 회비가 3만 원 짜리 국궁을 한 번 참여시 수 십 만 원을 사용한다는 식으로 진실을 왜곡하는 보도로 비난하는 모습은 황당했습니다.

 

이혼을 하고 생활비도 안 준 그는 아빠 자격이 없다는 식의 발언 역시 모두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이내 밝혀졌습니다. 큰 딸을 잃고 자신의 목숨까지 던져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아버지에게 이 지독한 현실은 그를 투사로 만들었습니다. 비정규직으로 힘들게 살아왔던 그가 작년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이제는 마음껏 아이들과 함께 여행도 갈 수 있었는데, 그 계획은 큰 딸 유민이가 수학여행 도중 허망하게 사망하며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딸들을 사랑했는지를 애써 밝힐 수밖에 없는 '유민아빠'의 고통은 그가 아니라면 아마 상상도 못할 겁니다. 돈을 못 벌 때를 제외하고 항상 생활비를 보내주고, 아이들 보험료와 휴대폰 비용까지 모두 책임졌던 아빠. 딸들과 단체톡을 만들어 여행 계획을 세우던 이들을 파렴치한 가족으로 몰아간 언론은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겁니다.

 

"저도 오늘부터 세월호 동조 단식을 시작합니다. 토, 일요일에 큰 행사가 있으니 목요일까지 할 예정입니다"

"대마도로 끌려간 최익현이 단식에 돌입했을 때 잔인한 일본군도 단식을 말리려 노력했습니다. 목숨 걸고 단식하며 만나달라는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갈치시장이나 방문한 대통령을 두둔하는 자들, 심성이 이러니 일제 통치도 좋게 보이는 거죠"

 

"역사학자 전우용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참 불쌍한 국민입니다. 우린"

단식 릴레이에 참석한 이승환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유를 밝혔습니다. 주말 큰 행사가 있어 이틀 동안의 단식으로 그칠 수밖에 없지만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겁니다. 그가 그동안 보여 왔던 행동들 속에서 그의 진정성은 이미 검증이 되었으니 말이지요.

 

자신의 앨범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는 노래를 담은 그는 대단한 존재입니다. 요즘 같은 시국에 고인이 된 그를 추모하고 앨범에 그에 대한 노래를 만들어 담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그럼에도 그는 당당했고, 그 당당함은 더욱 많은 이들을 감동시키기도 했었습니다. 

 

이승환의 단식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가 남긴 말 때문입니다. 누구나 상황에 따라 단식을 하기도 합니다. 집에서도 자신의 의지가 관철이 안 되면 단식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동원해 이야기를 하기도 할 정도로, 단식 투쟁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다른 것이라면 단식 투쟁은 곧 자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행위 일 뿐 단식 투쟁자가 죽기를 바라는 일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대마도로 끌려간 최익현의 단식에 잔인한 일본군도 목숨 걸고 단식하는 그를 말리려 노력했다고 합니다. 일본군도 그랬는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자가 단식하며 한 번이라도 만나 이야기를 하자는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부산 자갈치 시장을 방문한 모습을 지적하는 이승환은 역시 대단했습니다. 

 

40일이 넘는 시간 동안 단식을 하며 대통령과 면담을 원하는 유족을 외면하고 자갈치 여행을 가는 대통령이나 그런 그를 옹호하는 자들에 대해 이승환은 심성이 이러니 일제통치도 좋게 보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누구도 쉽게 지적하지 못하던 문제의 핵심을 건드린 그는 특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우린 참 불쌍한 국민입니다"라는 말이 가슴에 박혀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우리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역사를 잊은 자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은 현재 가장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오직 친일과 독재만 미화하려는 움직임들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수보다 못한 자들일 판을 치고 있으니 말이지요. 이런 답답한 현실 속에서 이승환은 단식에 나서며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우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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