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28. 11:39

달콤한 나의 도시 짝을 그리워한 SBS의 현명한 선택인가 무리수인가?

새롭게 시작한 예능인 '달콤한 나의 도시'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여성들의 도시 생활을 다루고 있는 방송입니다. 마치 '짝'의 번외 편과 같은 이 방송은 첫 방송부터 논란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과거 '짝'에 출연해 홍보 논란을 벌였던 출연자가 다시 출연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황당합니다. 

 

'달콤한 나의 도시'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서로 다른 네 명의 여성의 일과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이들의 모습은 모큐멘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대상들이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는 점이 색다를 뿐 큰 특징이나 재미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짝'이 일반인들이 출연해 서로 짝을 맺어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풀었다면, 이번 '달콤한 나의 도시'는 이미 짝이 있는 혹은 짝을 찾고 있는 네 명의 여성의 삶을 몰래 들여다보며 그들을 관찰하는 형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직업을 가진 네 명의 여성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로 보는 듯 바라보는 것이 전부인 이 방송의 재미는 결과적으로 출연자들이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호감으로 다가오느냐 일겁니다.

 

28살 인터넷 영어 강사 최정인, 30살 결혼을 앞둔 임현성, 29살 변호사 오수진, 27살 헤어디자이너 최송이 등 4명의 출연자가 각자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이 바로 '달콤한 나의 도시'입니다. 미국 드라마인 '섹시 앤 더 시티'를 표방한다는 그들의 삶은 평범하게 혹은 특별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어 보였습니다.

 

 

일반 회사를 다니는 임현성은 곧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같은 학교를 다니며 10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이지만 그동안 그들은 그저 친구일 뿐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어느 순간 안부를 묻던 사이에서 연인이 되어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결혼을 앞둔 그들이지만, 그들의 일상은 마치 결혼을 한 이들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고 평온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뜨거운 열정보다는 익숙함이 가득한 모습이었습니다.

 

항공대를 나와 로스쿨 1호 변호사가 된 오수진은 항상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녀의 고민은 변호사로서의 자신의 목표로 이어가는 것이고, 연애입니다. 과거 만났던 남자친구가 갑작스럽게 연락을 두절해버렸고, 그렇게 헤어진 그는 우연하게 보게 된 과거 남친으로 인해 매운 음식으로 모든 것을 풀어낼 정도로 연애는 힘들기만 했습니다.

 

변호사 3년 차인 그녀는 날을 세며 일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된지 오래였습니다. 선배 변호사들과 호흡을 맞추며 자신의 일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선배와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를 고통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위계질서가 어느 곳보다 강한 법조계에서 선배는 곧 법이라는 말은 그녀의 행동이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선배에 맞추고 선배가 따라주는 술을 마다할 수 없는 그녀의 음주는 철저하게 자신을 위함이 아닌 선배를 위함이었습니다. 폭탄주와 소주를 마시고 그녀가 향한 곳은 다른 곳이 아닌 바로 사무실이었습니다. 술을 마신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녀의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일상은 무료하거나 아쉬움이 많았지요. 그런 그녀에게 선배는 남자를 소개해주었고, 그녀는 소개팅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그저 "음"이라는 수준의 느낌 밖에 없었던 그녀에게 연애는 결코 쉽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잘나가는 헤어디자이너인 최송이는 잘나가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호감을 가지는 외모처럼 항상 당당한 그녀는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남자친구와 만나고 있습니다. 입대를 앞둔 남친과의 만남은 항상 즐겁지만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나서 만나는 남친 앞에서 힘들어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어떻게 이야기가 풀려갈지가 예측이 되기도 합니다.

 

스포츠 아나운서를 꿈꾸며 서울로 상경한 최정인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직을 했습니다. 인터넷 영어 강사로 일하는 그녀에게 최근의 화두는 결혼과 살이었습니다. 방송에 대한 미련과 의미를 가지는 그녀는 방송을 영원히 떠날 수 없어 인터넷 강사로 나섰지만, 그녀에게 따라 붙는 비만은 결국 대포에게 한 마디를 듣는 상황까지 이어집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그녀가 근무하는 회사의 사장이 과거 '짝'에 나왔던 인물이라는 사실입니다. 방송 출연을 통해 자기 회사 홍보를 하며 물의를 빚었던 그가 이번에는 출연자의 사장으로 출연해 다시 한 번 회사 홍보를 하는 모습은 황당했기 때문입니다.

 

외모 비하로 논란이 된 사장은 과거 '짝'에 출연해 월수입이 4,000만원 정도 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교육 관련 컨텐츠 사업을 통해 엄청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그가 다시 한 번 방송에 출연한 것은 황당합니다. '짝'에서도 회사 홍보에 열을 올리던 그가 '달콤한 나의 도시'에서 다시 출연해 회사 홍보를 하고 있는 모습은 제작진들이 노골적으로 이들을 옹호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결혼과 관련한 서로 다른 시각을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최정인의 남친이 밝힌 결혼관은 많은 이들을 의아하게 했습니다. "결혼을 하면 사랑하는 것"이라는 식의 발언이 무슨 의미인지 황당하게 다가왔습니다. 첫 방송부터 무리수가 다양하게 등장하는 '달콤한 나의 도시'가 과연 달콤해질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첫 방송에서 관심을 끌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무리수를 둬서라도 관심을 받아야 하는 제작진의 노고도 이해 못할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짝'과 '달콤한 나의 도시'에 모두 출연해 회사 홍보를 하는 행위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일반인들의 삶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려하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과연 이 방송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는 방송은 몇몇 아쉬움으로 무리수에 더욱 가까워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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