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30. 10:12

나는 남자다 시청률 하락에도 빛나는 유재석과 권오중의 천생연분 특급호흡

유재석의 새로운 예능인 '나는 남자다'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유재석의 진행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역부족으로 다가옵니다. 출연진들의 면면을 보면 부족함이 없지만 기본적으로 방청객들이 동참하는 형식의 틀이 시청자들에게는 낯설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이번 방송에서는 시작부터 백지영이 등장해 남자들과 함께 했습니다. 남자들만의 이야기 속에 여전사처럼 등장한 백지영은 욱하는 성격으로 분위기를 이끄는데 성공했습니다. 백 명의 남자들과 한 명의 여자가 함께 하는 이번 주제는 '예비신랑'이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신부들의 마음도 복잡하지만 신랑이라고 다르지 않음을 잘 보여준 듯해서 흥미로웠습니다. 여자들은 모르는 남자들의 속마음을 이런 식으로 들여다본다는 사실은 '나는 남자다'가 보여줄 수 있는 재미이기도 했습니다. 방청객이면서 주인공이기도 한 일반인들이 이야기하는 다양한 경험들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결혼을 앞둔 많은 남자들의 고민 중 하나는 예비신부들의 드레스 고르기였습니다. 드라마에서 나오듯 화려하고 매력적인 모습이 아니라 많은 샵을 다니며 수많은 드레스를 고르는 예비신부의 모습을 기다리는 남자들에게는 고역이라고 했습니다. 모두에게 첫 경험일 수밖에 없는 결혼식에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싶은 예비신부의 드레스 고르기는 신부에게도 힘겨운 일이기는 하지만, 이를 지켜봐야 하는 예비신랑에게도 힘든 일이었습니다.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을 조합하고 이어가는 역할은 유재석의 몫이었습니다. 백명의 방청객과 너무 많은 MC들까지 모두 관리해야만 하는 유재석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그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중심을 잡느냐 못 잡느냐가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첫 회부터 현재까지 보인 유재석의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상황을 판단하고 방청객들과 MC들을 들었다 났다를 하는 유재석은 진정한 국민 MC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만약 유재석이 아닌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을지 생각해보면 끔찍할 정도였습니다. 유하면서도 단호하게 상황들을 정리하며 배려도 놓치지 않는 유재석의 진행 솜씨는 전혀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매주 다른 주제를 가지고 방청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상황에서 주제를 이끌고 각각의 경험담을 흥미롭게 만들어내는 유재석과 함께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관심을 이끄는 존재는 권오중입니다. 음란천사라는 별명처럼 매 주 음란마귀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유재석에게 사전 검열을 받아야 할 정도로 음란마귀가 모두를 경악스럽게 했습니다. 그 경악이라는 의미는 전혀 다른 이유로 다가왔습니다. 방송에 나갈 수 없어 제작진들에게는 경악이겠지만, 방청객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흥겨운 재미였습니다.

 

시청자들보다 현장에서 함께 하는 방청객들이 더욱 재미있는 '나는 남자다'는 그래서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현장에 있는 방청객들은 환호하고 흥미롭고 재미있어 하는데 시청자들에게는 모든 것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합니다.

 

제어가 되지 않는 권오중의 음란마귀는 '나는 남자다'를 제대로 잡아주는 히든카드였습니다. 숨김없이 19금 대화를 스스럼없이 하는 권오중의 모습은 남자들끼리 모인 이 방송에서는 최고였습니다. 권오중의 이런 입담은 유재석이 가장 잘 알고 있었습니다. 과거 '놀러와'를 하면서 보인 권오중의 19금 토크는 당시에도 큰 화제였었으니 말입니다. 사실 유재석의 새로운 프로그램에 가장 일순위로 올랐던 것은 권오중이었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은 권오중과 유재석이 다시 한 번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파일럿때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던 권오중은 정규 편성과 함께 유재석과 함께 하며 날개를 달았습니다. 유재석으로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권오중의 19금 발언이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그의 역할은 '나는 남자다'에서 빠질 수 없는 진정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파일럿과 초반 존재감을 보이던 장동민이 시간이 지나며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허경환 역시 기대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 모든 역할은 권오중의 몫이었습니다. 임원희 역시 큰 기대를 했지만 너무 조용한 모습에 아쉬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 말이지요. '정법'에서 보여준 임원희 특유의 재미를 선보이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기대했던 이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고의 존재는 권오중이었습니다. 남자 토크쇼에 최적화된 권오중은 진정한 힘이었습니다. 더욱 유재석과 개인적인 친분도 있고, 방송도 함께 했던 경험은 '나는 남자다'에서 환상 호흡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19금을 끊임없이 쏟아내는 권오중과 이런 그를 방어하고 제대로 역할을 하도록 하는 유재석은 천생 연분같은 느낌을 보여주었습니다. 만약 이 둘이 없었다면 과연 '나는 남자다'가 존재할 수 있었을지 그게 궁금할 정도이니 말이지요. 권오중이 치고나오고 유재석이 막아주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고 있는 '나는 남자다'는 유재석과 권오중이라는 환상호흡을 보이는 파트너로 인해 볼 이유가 생기는 듯합니다.

 

아쉬움도 많고 대중적인 재미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유재석의 영원한 진행솜씨를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고, 권오중이라는 진정한 남자 토크의 제왕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유재석과 권오중이라는 특급 호흡을 재차 확인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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