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1. 07:34

진짜 사나이 화생방 체험 극과극, 맹승지 훈련 부적응을 비난할 수 없는 이유

여자들의 '진짜 사나이' 특집에서 논란의 중심은 맹승지입니다. 그녀의 군대 부적응은 첫 회부터 이어져 이번 주에도 논란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은 그녀의 이런 부적응에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녀의 부적응이 오히려 '진짜 사나이'의 진정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예능인 '진짜 사나이'는 군 홍보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저 좋은 모습만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기 때문입니다. 연예인들 역시 항사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환호를 받는 과정은 그저 군에 대한 뭔지 알 수 없는 환상을 심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TV에서 나오는 모습과 다르다는 사실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군 사고에서 알 수 있었을 겁니다.

 

모두가 특급병사가 되고 알아서 잘하는 모습만 보길 원하는 현실에 결국 수많은 군폭력을 불러왔을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처음 하는 것들은 낯설고 힘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더욱 우리나라처럼 군대를 원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나이가 차면 모두 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적응하기 어려운 이들이 나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동안 '진짜 사나이'에서는 특급 병사에 가까운 그리고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이들의 이야기만 그려졌습니다. 군대를 두 번간 이들과 조교 출신의 사병까지 철저하게 군을 위한 특화된 인물들이 다수였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더욱 실제 부대원들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행동이나 모든 것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정 기간 생활하다 장소를 옮겨 다니는 그들에게는 한정된 기한 동안이라는 특별한 선물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군특집은 하루 군대 체험을 하는 형식이었습니다. 20대 초반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다른 직업들을 가진 이들이 이벤트처럼 실시한 체험이었습니다. 많은 여대생들이 해병대 체험하듯 방송을 통해 연예인들이 군 체험을 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일회성 특집이었습니다.

 

군대와 전혀 관계없는 그들이 하루 동안의 체험을 제대로 하기는 시작부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루 동안의 체험이라는 점에서 죽기 살기로 하면 되지 그걸 못하나 하는 질책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문제가 많고 군 경험이 전무 한 그들이 정상적인 체험을 하는 것은 시작부터 불가능했습니다. 남자들 역시 군에 처음 들어가 그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죽을 것처럼 싫다고 하는데 여자들에게는 더욱 지독한 경험일 겁니다.

 

남자들은 무조건 나이가 되면 군에 입대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여자들의 경우 장교 후보생으로 자신이 자원입대를 하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여자 특집은 남자들의 군 체험과는 다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한계가 있는 이들이 모든 것을 감안하고 입대를 한 이들과 달리, 연예인들의 체험은 지옥과도 같은 경험이었을 겁니다.

 

라미란과 홍은희 등이 화생방 훈련에서도 마지막까지 버티며 훌륭하게 체험을 마치는 과정은 존경스러웠습니다.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쉬울 수 없는 이들의 체험은 시청자들에게는 잔재미였을 듯합니다. 여자 연예인들과 스포츠 스타가 군에 들어가 하루이지만 특별한 체험을 하는 과정은 '진짜 사나이' 시청자들에게는 큰 재미였으니 말이지요.

 

첫 날부터 문제가 많았던 맹승지는 출소하는 날까지 요주의 인물이었습니다. 의도적으로 그런 설정을 했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최악의 모습을 보이며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복장으로 입소하던 그녀는 말 그대로 고문관이었습니다. 멍한 표정으로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그녀는 마지막까지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지켜보는 시청자들마저 비난을 할 정도로 그녀의 고문관 행동은 답답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체력적으로 최악이었던 김소연은 기어 다니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맹승지는 힘도 없고 둔하면서 지시 사항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화생방 실습에서도 김소연과 맹승지의 차이는 분명했습니다. 너무 체력적으로 문제가 많아 최악의 훈련병으로 손꼽히던 그녀였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화생방 훈련을 수행하는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결코 버틸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겼던 김소연은 마지막까지 금메달리스트 박승희와 함께 화생방 훈련을 모두 마친 그녀는 대단했습니다. 악바리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할 정도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참 보기 좋았습니다. 너무 체력이 안 되어 버티는 것도 힘들어 하던 그녀가 그 어렵다는 화생방 훈련을 완전히 마치고 나선 그녀의 모습은 악바리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최고였습니다.

 

김소연과는 달리 맹승지는 마지막까지 최악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모습이었습니다. 방독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벗는 과정까지 뭐하나 정상적이지 않은 그녀는 퇴소를 하는 과정까지도 민폐처럼 다가왔습니다. 그런 그녀를 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은 답답함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왜 남들처럼 저렇게 하지 못할까 하는 질책이 있을 수 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우리가 다시 생각해보면 맹승지를 욕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과연 얼마나 많은 훈련병들이 특급 후보생으로 군생활을 했는지 반문한다면 그녀를 욕할 수는 없을 겁니다. 어쩌면 거의 대부분의 후보생들은 맹승지와 유사한 모습일 거라고 봅니다. 결코 쉽지 않은 군 훈련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반복되는 모습이 바로 일반적인 훈련병의 모습이었습니다.

 

사회에서 자유롭게 생활을 하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어쩔 수 없이 군에 입소한 이들에게는 맹승지와 다를 바 없는 생활의 연속일 거라 봅니다. 낯선 군 문화를 몸으로 익히는 것도 어려운데 힘겨운 훈련까지 해야 한다는 사실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상하위 계급마저 확실한 내무반 생활은 요즘 뉴스에 자주 나오듯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퇴소식을 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해리가 앙탈을 부리는 장면과 그 앙탈에 터미네이터 교관이 환하게 웃는 모습은 인간적이었습니다. 훈련소 퇴소를 마치고 본격적인 훈련을 하러 떠나는 그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알 수는 없지만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입니다.

 

맹승지에 대한 비난이 큰 상황에서 우리가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정말 우리가 맹승지를 비난해야만 하는가 입니다. 군 적응이 쉽지 않아 힘겨워하는 그녀를 비난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최근 자주 보는 뉴스의 사건 사고의 가해자가 되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지독한 훈련을 해야만 하는 상황 속에서 맹승지의 이런 행동은 비난이 아니라 우리가 중요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비난이 아니라 그녀가 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답일 겁니다. 문제가 있는 문제 사병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하고 외면한다면 그 관심사병은 결국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맹승지를 비난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될 겁니다. 맹승지와 같은 수많은 훈련병들 역시 군인이고 그렇게 조금씩 적응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겪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잘 지켜보고 도와야 할 겁니다. '진짜 사나이'의 진정성은 결국 맹승지가 잘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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