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의 고민을 해결한다는 '안녕하세요'는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에서 아들과 아버지의 사연은 추석다웠습니다. 추석 특집다운 감동을 전한 이들의 모습은 모두가 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다른 사연들과 큰 차이를 보인 이들의 사연은 가족이란 무엇인지를 깨닫게 했다는 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추석 심야시간에 방송된 '안녕하세요'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역시 아버지와 아들의 사연이었습니다. 다른 이들의 사연은 일상적이거나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 사연을 들고 나온 아들의 모습에 그곳에 모인 관중들과 시청자 모두 눈물을 닦아내기 힘들었다는 점에서 가장 추석 특집에 맞는 사연이었습니다.
아들의 사연은 구구절절했습니다. 사업이 망한 후 자신의 눈치를 보시는 아버지가 안쓰럽고 때로는 화가 날 정도였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자신이 알고 있는 아버지는 사라지고 자신의 눈치를 보는 약해진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의 마음은 아프고 힘들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아들이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나고 그 후로 자신감도 기력도 떨어진 것 같다는 아들은 특별한 존재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부채를 갚기 위해 신문배달부터 안 해본 일이 없었다는 아들은 대단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집안 경제를 책임지고 아버지의 몫까지 해야만 했던 아들의 사연은 자연스럽게 스튜디오 전체를 울음바다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아버지는 부도를 내고 종적을 감췄고, 아들과 부인이 빚을 갚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힘든 시기를 넘기고 이제는 일을 해서 더는 초라한 아버지가 되고 싶지 않아 일을 시작했지만, 협심증으로 쓰러지며 그마저도 힘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협심증을 이겨내고 2년 후에는 림프종까지 찾아와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아버지는 항상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죄인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고 합니다. 가족들에게 항상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그에게는 그게 최선이겠지만 가족들에게는 부담스럽고 힘든 고백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항상 그런 죄인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아버지는 어느새 가족과도 겉도는 신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도 부담스러워하고, 홀로 남겨진 반찬에 밥만 겨우 먹는 식으로 생활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처량함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해 보였습니다. 가끔 식사를 함께 하는 기회가 되면 항상 가운데 자리를 아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자신은 가장 끝자리에 앉아 식사를 한다고 합니다.
아들이 힘들게 일한다며 어머니가 맛있는 반찬을 해줘도 아버지는 애써 그 맛있는 반찬에 젓가락질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들이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너무 많이 먹었다며 자리를 일어난 후에나 겨우 그 반찬을 먹는 아버지는 철저하게 가족들에게 미안함만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사업부도 내고 아들과 어머니에게 빚을 다 떠넘기고 도망간 거다. 나중에 협심증도 오고 림프종도 발병되고, 그때 아들이 아버지 병원비랑 생활비 벌려고 그랬다. 제가 극단적 생각까지 하려고 했다"
사연을 보낸 아들의 아버지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업 부도를 내고 빚을 가족들에게 다 떠넘기고 도망간 아버지라는 사실이 항상 죄스러웠던 것이지요. 그나마 빚을 갚은 가족들로 인해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아버지는 이후 이어진 병으로 인해 다시 한 번 가족들에게 민폐처럼 다가왔다고 느낀 듯합니다.
자신의 병으로 인해 병원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만 했던 아들. 그런 아들을 생각하며 3층 병실에서 뛰어내려 끝낼까 라는 생각도 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생을 끝내면 남은 가족들이 그나마 행복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아버지는 죽음보다는 살아서 뭐든 해 아들 결혼식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아버지는 경비 일을 시작했고, 큰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는 부인에게 월급을 전해줄 수 있어 마음이 한결 편안하다고도 합니다. 이런 아버지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아들의 효심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 어린 시절 엄청난 빚을 짊어지고 스스로 아버지가 되어야 했던 어린 아들은 단 한 번도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자신이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벌면 그만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버텨왔다고 합니다.
"제가 돈벌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 쓰시라고 카드 하나 드렸는데, 카드도 잘 안 쓰시더라. 카드 쓰실 때도 제게 꼭 물어보신다. 카드 사용하면 내역이 나오는데..그럼 만 원이 찍혀서 내역이 문자로 온다. 그건 누가 봐도 더치페이 흔적이다. 그럴 때 가슴이 많이 아프다"
아들은 큰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아버지에게 편하게 쓰시라고 카드 하나를 드린 적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카드를 거의 쓰지 않고, 혹시라도 쓸 일이 있다면 아들에게 먼저 물어본다고 합니다. 한 번은 아버지 친구들에게 한턱을 내겠다고 나가신 아버지의 카드 내역에 만 원이 찍혀서 온 적이 있다고 합니다.
친구들에게 저녁을 사겠다고 나선 아버지가 겨우 만 원을 쓰신 것은 서로 분담해서 식사비를 해결했다는 의미라 너무 마음이 아팠다는 아들의 고백은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신으로 인해 힘들게 살아야만 했던 아들. 그런 아들로 인해 친구에게 저녁 한 끼 대접하는 것도 망설였던 아버지가 힘들게 더치페이를 이야기했을 상황은 직접 보지 않았어도 어떤 마음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번은 너무 마음이 아팠던 게, 제가 주말에 집에 가면 아버지가 그냥 나가신다. 한 번은 따라갔는데 누굴 딱히 만나시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공원에 앉아계시다가 지하철 타고 그냥 도시고 그러시더라"
이런 사연의 절정은 아들이 아버지를 몰래 미행했던 내용이었습니다. 항상 주말만 되면 자신을 피해 늦게 들어오시거나 나가시는 아버지를 몰래 따라가 봤다고 합니다. 도대체 아버지가 어디를 가시는지 궁금했던 아들은 아버지의 뒤를 밟으며 서럽게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급한 일이 있어 나가신 아버지가 들린 곳은 한가한 공원에 앉아 시간을 때우고, 그것도 모자라 지하철을 타고 그저 하염없이 시간만 소비하는 것이 모든 것이었습니다. 자신으로 인해 고생한 가족들, 그 중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어린 시절부터 대신 할 수밖에 없었던 아들에 대한 미안함이 만든 이런 아버지의 배려는 오히려 아들에게 더욱 큰 짐과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가족이기 때문에 모든 허물을 감싸고, 그런 아버지를 아버지로 사랑하는 가족들의 마음과 그래서 더욱 스스로를 책망하고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은 가슴 찡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명절만 되면 돈 문제로 싸우고 그렇게 의절하는 시대에 이들 가족이 보여준 훈훈함은 큰 감동 그 이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돈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들 가족은 그들의 삶으로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부자의 사연을 듣고 한우세트를 선물한 엠씨. 아버지가 밥상의 중앙에서 행복하게 함께 식사할 수 있기를 바란 마음처럼 이들 부자는 엠씨가 선물한 한우를 맛있게 먹는 사진으로 화답했습니다.
지독하게 힘들고 어려운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누구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가족을 꿈꾸었던 이들의 사연은 추석 그 어느 특집보다 특별했습니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과해 어긋났던 이들은 이렇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보다 단단한 가족애로 뭉칠 수 있었을 듯합니다. 사랑이라는 단어와 가족의 힘을 느끼게 해준 이들 가족의 사연은 '안녕하세요'를 최고의 추석 특집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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