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10. 08:23

홍은희 우울증 고백에 쏟아지는 비난이 야속한 이유

홍은희의 우울증 고백에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홍은희가 신인배우시절 현재의 남편인 유준상과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다시 왕성한 활동을 시작한 그녀가 육아 프로그램인 '맘토닥톡'에 출연해 자신의 경험 등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엄마편애주의 토크쇼라는 말처럼 육아를 전담하는 엄마들의 편에서 어떤 고민들이 있는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맘토닥톡'에 출연한 홍은희는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들을 털어놓았습니다. 유준상이 워낙 단단한 팬층을 거느리고 있고, 탁월한 연기력으로 인정을 받고 있어 상대적으로 홍은희의 존재감이 사라진 것도 사실입니다.

 

홍은희 역시 한때는 잘 나가던 배우였습니다. 열심히 활동을 하던 그녀가 현재의 남편을 만나게 되고, 그의 끈질긴 구애에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가 이어지며 그녀가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 것은 당연합니다. 대한민국의 경우 결혼과 출산은 곧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멈춘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연예인인 홍은희라고 다를 것은 없었습니다. 

 

"20대 초반 데뷔했을 때 라이벌이었던 여배우들이 내가 육아하는 동안 왕성하게 활동해서 톱스타급이 됐다. 집에서 TV를 보다가 라이벌 배우들이 시상식에 화려한 드레스 입고 나온 것을 볼 때 우울증이 극에 달했다"

 

케이블채널 스토리온 육아공감 토크쇼 '맘토닥톡' MC인 홍은희가 우울증 때문에 힘들었던 경험을 털어놨습니다. '육아우울증'과 관련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홍은희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얼마나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왔는지를 털어놓았습니다.

 

홍은희와 라이벌이었던 여배우들이 자신은 육아하는 동안 왕성하게 활동해 톱스타가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결과론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함께 했던 배우들이 톱스타가 되었다고 그 몫이 자신의 것이라는 확신을 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라이벌이었던 배우들이 시상식에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나오는 것을 볼 때 우울증이 극에 달했다고 회고했습니다.

 

 

한참 열심히 노력하던 홍은희로서는 당연히 느낄 수 있는 아쉬움이자 안타까움이었을 듯합니다. 배우로서 왕성한 활동을 시작하던 신인배우가 자신의 꿈을 모두 쏟아내기도 전에 결혼을 했고, 이런 상황은 행복과 함께 뭔가를 포기해야만 했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이 다가오는 아픔일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문제는 홍은희의 이런 고백을 비난하는 대중들의 심리입니다. 홍은희가 느끼는 이런 감정은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의 연장일 수밖에 없습니다. 성공한 동료도 있고 사라진 이들도 있을 겁니다. 누구나 실패한 이들을 보며 현재의 자신에게 위안을 삼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보다 성공한 이들을 바라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인간의 심리이기도 합니다.

 

홍은희에 대한 비난은 이곳에서 시작합니다. 그녀가 왕성한 활동을 했다고 성공한 동료처럼 성공했다고 장담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현재의 남편을 만나 성공했다며 그녀를 비하하는 것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는 사안에 대해 그저 남편 잘 만나 호강하는 여자의 넋두리 정도로 비하하는 것은 한심하기 때문입니다.

 

유준상이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뮤지컬 등에서 워낙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홍은희가 큰 행운을 잡았다고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한참 떠오르려던 여배우와 결혼한 후 유준상이 승승장구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홍은희가 남편 유준상에게 얼마나 대단한 존재였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 겁니다. 여기에 결과론에 대해서는 누구도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홍은희의 아쉬움처럼 다른 동료들처럼 그녀 역시 최고의 배우가 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혹은 비난하는 이들처럼 그저 아침드라마에나 등장할 법한 배우로 전락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고민은 누구나 할 수밖에 없는 고민들이었다는 점에서 너무 혹독하게 그녀를 비난하는 것 같아 씁쓸하고 야속하기만 했습니다.

 

왕성한 활동을 하던 배우가 결혼 후 육아에 전념하며 동료들의 성공을 보며 우울증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들 역시 결혼과 출산, 그리고 육아로 자신의 사회생활이 끝난 후 겪는 우울증과 다를 게 없으니 말이지요. 결혼 전 왕성한 활동을 하던 자신은 현재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결혼을 하지 않은 동료들은 승승장구해 성공하는 경우 상대적 박탈감은 크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홍은희의 우울증은 당연하기만 했습니다.

 

최근 여군 특집에 출연해 군 생활을 간접 체험한 홍은희는 아들들 군대 보낼 생각하니 눈물이 난다는 고민도 털어 놓았습니다. 요즘처럼 군 사고가 잦은 상황에서 직접 군인이 되어 짧은 시간이지만 지독하게 체험한 엄마 홍은희로서는 당연한 고민이었을 듯합니다.

 

직접 군대 경험을 하지 않아도 높아지는 고민인 자식들의 군 문제라는 점에서 홍은희가 느끼는 고민의 폭은 더욱 깊었을 듯합니다. '육아우울증'은 여성이 아니면 경험하기 힘든 문제입니다. 직접 출산을 하고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쏟아질 수밖에 없는 수많은 문제는 여성들에게는 숙면처럼 다가오는 축복이자 지독함이기도 하니 말이지요.

 

방송에 함께 출연했던 정성호가 가장 우울증 증세가 심하다는 점에서 남성들의 '육아우울증'도 고민해보게 되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직접 아이를 키우는 과정을 엄마처럼 할 수는 없지만, 아빠로서 가족을 지켜야 하는 부담은 당연히 커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지요.

 

홍은희의 우울증 고백과 그에 따라붙는 비난 여론을 보면서 화들짝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그녀가 겪었을 우울증에 대한 이해보다는 현재의 삶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에서 나오는 비난이 앞서는 것은 씁쓸하니 말이지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나보다는 행복한 삶을 사는데 불평은 죄라고 생각하는 것은 한심할 뿐입니다. 그들 역시 그저 우리와 같은 엄마이고 아빠일 테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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