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21. 08:01

추성훈 판정승 사돌라 압승 딸바보 사랑이 아빠의 극적인 변신, 파이터의 열정이 아름답다

추성훈의 복귀전은 완벽했습니다. 복귀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많은 이들은 완벽한 추성훈의 몸을 보면서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몸으로 계체량을 하기 위해 등장한 추성훈은 조각같은 몸을 드러냈습니다. 그가 얼마나 이 경기를 위해 노력했는지는 계체량 하나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40이라는 나이로 파이터로서 활동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물론 메인이벤트로 나섰던 마크 헌터가 추성훈 보다 한 살 더 많은 파이터이기는 하지만, 서양인과 동양인의 어쩔 수 없는 체력의 한계를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추성훈은 승패와 상관없이 최강의 열정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탄탄한 근육이 모두를 놀라게 하더니, 경기에 나선 추성훈의 패기는 과연 그가 2년 반이 넘게 쉰 선수인가 의심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사돌라도 부상 후 복귀전이라는 점에서 둘 다 핸디캡이 존재하는 경기였습니다. 하지만 30대 중반으로 넘어서는 사돌라와 40이라는 나이의 추성훈의 대결은 체격이 더욱 큰 사돌라가 더욱 우세해 보일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경기 시작과 함께 추성훈은 사돌라를 상대로 완벽하게 우위를 점하며 경기를 지배했습니다.

 

격투기를 잘 모르는 우리에게 추성훈은 사랑이 아빠였습니다. 물론 격투기를 좋아한 이들에게는 과거 대단한 파이터였던 추성훈을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거의 3년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사이 추성훈은 예능에서 보여 진 딸바보 사랑이 아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멋쟁이에 탄탄한 몸을 가진 과거 파이터 추성훈이라는 정도로 인식되던 추성훈은 자신이 여전히 파이터임을 증명해주었습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도 등장했듯, 그는 시간이 나면 항상 운동에 매진했습니다. 사랑이가 아빠가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는 장면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울던 장면이 선합니다. 1년 전 그렇게 두려워하고 놀라서 울던 사랑이도 나이가 한 살 더 먹으며 아빠가 하는 일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지요. 그렇게 변한 사랑이로 인해 맘껏 운동을 하던 추성훈의 모습이 선하네요.

 

추성훈은 아내인 일본 최고의 모델 중 하나인 야노 시호 못지않은 패셔니스타이지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패션 선보이는 그에게 멋내기는 자신의 일부처럼 다가왔습니다. 야수의 본능을 멋진 외모로 숨기고 있는 추성훈은 다른 격투기 선수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지속적으로 패션 잡지 모델로 나서고 그런 추성훈은 자신을 내보이는 것에 당당하고 열정적이었습니다.

 

사랑이와 함께 출연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던 것은 부인인 야노 시호가 둘째를 갖고 싶다고 애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보통 남편이 요구하고 부인이 고민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추성훈의 집은 반대였지요. 야노 시호도 나이가 제법 있어 사랑이 동생을 보고 싶어 했고, 현 시점 추성훈보다 훨씬 사회적 활동과 수익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부인이라는 점에서 임신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요.

 

임신을 하게 된다면 그만큼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서 야노 시호에게는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10개월 동안 조심해야 하고 출산이라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이제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는 점에서 야노 시호의 이런 제안은 대단했지요.

 

 

 

사랑이 혼자는 외롭다며 더 늦지 않게 동생을 봤으면 좋겠다는 야노 시호의 이야기에 추성훈이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오늘 경기 때문이었습니다. 중요한 경기가 있어 임신은 힘들다는 추성훈의 이야기는 야노 시호에게는 야속하게 다가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남편을 존중하고 최선을 다해 내조하는 야노 시호는 비상식적으로 뛰어난 인물이라는 점이 많은 여성들을 절망스럽게 했지요.

 

여전히 모델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탁월한 요가 필라테스 강사로 활동하며, 다양한 서적도 집필하는 그녀는 대단한 인물입니다. 뛰어난 외모에 왕성한 활동, 이것도 모자라 사랑이에게는 그 누구보다 멋진 엄마인 야노 시호는 진짜 슈퍼맨이었으니 말이지요. 여기에 최근에는 가족들과 보다 긴밀한 유대감을 가지기 위해 한국어 공부에 열중하는 모습은 감동적일 정도였습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사랑이 앞에서 항상 웃기만 하는 딸바보 추성훈이었지만, UFC 무대에 오른 그는 야수였습니다. 어떻게 저런 근육을 만들어냈는지 신기할 정도로 완벽한 몸매에 눈빛이 살아있는 추성훈은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더 이상 사랑이 아빠는 아니었습니다. 완벽한 테크닉과 체력, 그리고 열정이 하나가 된 추성훈은 우리가 알고 있던 딸바보는 아니었습니다.

 

추성훈의 이번 승리는 지난 2009년 7월 UFC 데뷔전에 앨런 벨처를 판정승으로 제압한 이후 5년 만의 성과라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데뷔전에서 승리를 하며 큰 주목을 받았던 추성훈이지만 이후 벌인 크리스 리벤, 마이클 비스핑, 비토 벨포트, 제이크 쉴즈에게 연이어 패배를 당하며 UFC 4연패를 당했습니다. 일본 격투기 시장이 사라지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무대가 된 UFC에서는 연패에 빠지면 퇴출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추성훈 역시 UFC와 단 한 번의 경기 계약만 남은 상황에서 이번에도 패배를 했다면 퇴출만이 아니라 공식적인 은퇴를 선언해야만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지요. 무릎 부상으로 2년 7개월을 쉬어야 했던 그는 완벽한 몸으로 돌아와 사돌라를 완벽하게 제압해 4연패 뒤 값진 1승을 올렸습니다.

 

사실 추성훈이 4연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상대가 모두 미들급에서 정상을 넘보던 최강의 파이터들이었습니다. 오늘 경기가 웰터급으로 출전해 상대에 밀리지 않는 체력을 보인 것과 달리, 미들급은 상대적으로 서양 파이터들에게 보다 유리한 체급이었다고들 하지요. 힘의 차이가 느껴지는 체급에서 챔피언을 노리는 최강의 파이터들과 맞서 뒤로 밀리거나 도망치지 않고 맞서 싸운 추성훈은 패배를 해왔지만 인정받는 최강의 파이터였습니다.

 

UFC가 4연패를 당한 추성훈을 즉시 퇴출시키지 않은 이유 역시 5번의 경기 중 3경기를 '파이트 오브 나이트'에 선정될 정도로 화끈한 경기를 해줬기 때문입니다. 가장 최고의 경기를 한 선수에게 주는 이 상은 엄청난 부상과 함께 명성도 주어진다는 점에서 추성훈은 비록 패배했지만 항상 옥타곤 위에서는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는 파이터였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개최된 모든 경기 중에서 메인이벤트인 헤비급의 마크 헌터의 시원한 K.O 승이 멋진 경기이기는 했지만, 추성훈의 경기 역시 그에 못지않은 최고의 경기였습니다. 왜 콧대 높은 UFC가 4연패에 빠진 나이든 추성훈을 버리지 못했는지에 대한 해답은 오늘 경기에서 추성훈이 증명해주었습니다. 추성훈 가족과 함께 열심히 응원하던 장근석의 모습도 잡히며 큰 화제를 모았던 추성훈의 경기는 그의 아름다운 열정이 빛난 경기였습니다.

 

항상 최고를 추구하는 추성훈은 그저 멋이나 부릴 줄 아는 허세만 가득한 인물로 보는 이들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진정한 프로였습니다. 예능에서도 철저하게 적응해 최고의 모습을 보이던 추성훈은 딸바보에서 옥타곤에서는 '섹시야마'로 불리며 격투가로서 아름답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최고의 경기를 통해 나이는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추성훈은 파이터로서 최고의 열정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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