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27. 12:36

박태환 쑨양 우정, 큰 감동을 선사한 박태환 그는 우리의 영원한 마린보이였다

박태환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박태환을 비난하는 이들은 없습니다. 그동안 그가 보여준 성과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수영 영웅인 박태환이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자비로 훈련을 해야만 했던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까지 수영을 재패한 박태환은 대한민국의 희망이었습니다. 열악하기만 했던 수영이라는 종목에서 박태환이 일군 성과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선수들 중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대단한 모습을 보인 박태환이지만 스폰서도 없이 홀로 연습을 해야만 했습니다.

 

아무것도 해주지 않고 우리는 박태환이 이번에도 당연히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막연하게 기대만 했습니다. 박태환에게 금메달은 당연한 것이고 손쉽게 따낼 수 있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왔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만 할 뿐입니다. 엄청난 노력이 함께 하지 않으면 결코 딸 수 없는 것이 금메달임에도 우리는 그 대단한 성과를 끝없이 채워준 박태환이 이번에도 당연하게 그 성과를 또 올려줄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도 지원하는 이들도 없는 상황에서 자비를 들여 훈련을 하고 시합에 나가야 했던 박태환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힘들기만 했을 듯합니다. 더욱 자국에서 개최되는 경기라는 점에서 누구보다 금메달에 대한 애착이 강했을 박태환이었지만, 그런 마음만으로 금메달을 딸 수 없었던 것이 현실입니다.

 

일본은 섬나라라는 특성도 있지만 어린 시절부터 필수적으로 수영을 하도록 제도화 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에 수영장이 존재하고, 그곳에서 수업으로 수영을 배우는 일본은 그만큼 저변이 넓은 게 현실입니다. 그런 저변은 세계 대회에서도 큰 성과를 거둬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중국의 경우는 워낙 엘리트 체육이 잘 되어 있고, 체육 영웅들에 대한 강력한 지원제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박태환과는 너무 달랐습니다.

 

쑨 양의 경우 국빈급으로 보호하고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보호와 관리, 그리고 체계적인 훈련으로 지속적으로 그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과 달리, 대한민국은 달랐습니다. 수영 불모지인 대한민국에서 세계적인 수영 선수가 탄생했고, 수많은 메달을 통해 국위선양을 한 박태환에게 돌아온 것은 홀대가 전부였습니다. 

 

최고 정점을 찍던 그에게는 모든 찬사가 이어지고 마치 그를 위해 뭐든 다 해줄 것처럼 하던 그들이었지만, 이후 업체의 지원도 수영협회의 관심도 사라진 그는 홀로 외롭게 수영을 해야만 했습니다. 지원이 없고 홀로 자비를 들여 훈련을 해야 하는 박태환은 외로운 전사와 같았습니다.  

 

친한 분을 위한 출연이라고는 하지만 쇼핑 방송에 출연한 수영 영웅의 등장은 많은 이들은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수영 연습에 매진하고 자신의 올린 그 거대한 성과에 행복해해야 할 박태환이 쇼핑몰에 등장해 물건을 파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분노로 이어졌습니다.

 

수영협회는 박태환에게 줘야 할 돈까지 주지 않으며 오직 박태환을 이용하기에만 여념이 없었고, 그런 그들의 행동에 국민들은 다시 한 번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지원하고 그가 꾸준하게 실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보인 행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박태환은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놓고 협회를 비난할 수도 없고, 후원을 끊은 업체들에게 아쉬움을 표현할 수도 없는 박태환이 할 수 있는 것은 웃음이 전부였습니다.

 

"올해 1500m를 연초에 뛰고 연말에 오랜만에 뛰는 건데 많이 아쉽다. 메달을 따면 좋았을 텐데 많이 부족했던 경기였던 것 같다. 긴장감과 압박감을 잘 이겨냈어야 했는데 예상과 달리 압박을 받았던 거 같다"

동메달을 4개나 딴 박태환은 장거리인 1500m도 출전했습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했지만 그는 메달을 따지 못하고 4위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연일 경기에 나서며 피로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박태환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습니다. 주력 종목이 아님에도 그는 국내 어떤 선수도 해내지 못한 성적을 올렸습니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를 따내며 홀로 6개의 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홀로 아시안게임에서 20개의 메달을 딴 선수라는 것만으로도 그의 위대함은 강렬합니다. 단순히 메달만 많이 딴 것이 아니라 수영 불모지에서 이뤄낸 천재적인 성과는 그 무엇으로도 설명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중국 기자는 박태환에게 국적을 바꾸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도발적인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에서는 박태환 같은 선수를 이렇게 방치할 수는 없다는 발언은 우리를 울컥하게 했습니다. 고질적인 문제와 홀대받는 천재에 대한 안타까움은 외국에서도 그대로 전해졌나 봅니다.

 

27일 생일을 맞아 영원한 맞수인 쑨 양은 한국에서 가장 큰 케이크를 주문해 박태환을 웃게 해주었습니다. 박태환을 영웅이라 생각해왔던 쑨 양은 그렇게 자신의 우상을 넘어 중국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이들의 우정은 과거부터 유명했고, 비록 최근 광고로 인해 살짝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이 모든 것은 그저 광고일 뿐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직접 서울 유명 호텔에서 맞춘 케이크로 깜짝 생일 파티를 해준 쑨 양과 그런 모습에 환하게 웃는 박태환의 모습은 참 보기 좋았습니다. 아시안게임 예선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야만 하는 박태환이 땡볕에 긴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은 많은 이들을 울컥하게 했습니다. 결승을 앞둔 박태환이 만원 버스를 타는 모습도 짠하지만 그마저도 늦게 오는 버스로 인해 힘들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 상황은 박태환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진이었습니다.

 

전혀 도움도 없이 오직 홀로 연습을 하고 경기에 나서야 했던 박태환. 그 흔한 스폰서도 없이 자비를 들여가며 훈련을 해야만 했던 지독한 현실 속에서도 그는 연일 이어지는 강행군에도 6개의 메달을 국가에 받쳤습니다. 그는 영원한 우리의 마린보이였습니다. 언제나 환한 웃음으로 자신이 먼저 미안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는 그에게 우리는 많이 미안해했습니다. 그가 보여준 진정한 스포츠맨십은 우리에게 진정한 영웅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했습니다. 그는 우리에게는 영원한 우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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