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2. 07:11

리지 바보 만드는 런닝맨 한계만 드러냈다

이번 주 <런닝맨>에는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오렌지 캬라멜의 리지가 다시 출연했어요. 지난 촬영에서도 리지만의 매력을 선보였기에 그녀의 출연은 반갑기만 했지요. 더욱 예능의 선생님이라 생각하는 유재석과 함께 라는 것만으로도 리지는 행복했을 듯하지요. 하지만 <런닝맨>은 리지를 불러 바보 만들기에만 급급했어요.

리지 활용 못하는 런닝맨 한계만 드러냈다




크루즈에서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 <런닝맨>은 부산으로 향했어요. 자연스럽게 부산 출신이 리지가 고향을 찾은 그들과 함께 하는 형식으로 참여했지요. 처음이 아니기에 익숙한 분위기는 보기 좋았어요. 다양한 랜드 마크를 찾아 그곳을 알리고 게임도 하는 방식은 보기 좋지요.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 마크를 소개하는 것도 도시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즐거운 재미이기도 하니 말이지요. 부산을 대표하는 곳이 많은 상황에서도 바다가 중심인 그곳에서 크루즈 선을 찾은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봐요. 크루즈 관광을 통해 색다른 부산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익숙한 부산 이미지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으니 말이지요.

멋진 크루즈 선에 올라서 그들이 진행한 게임은 '명탐정 범인을 찾아라'라는 1:8 X맨 찾기 게임이었어요. 사전 공모를 통해 한 명을 속이는 형식이 아니라 현장에서 범인을 지정해 속이는 방식은 익숙하면서도 <런닝맨>에서는 새로움으로 다가왔죠.

'릴레이 노래 부르기'를 통해 범인을 찾는 방식이 단순하지만 의외로 흥미로웠죠. '김종국 노래' 부르기가 쉬운 듯 하며 어렵듯 트로트 부르기도 결코 쉽지가 않았어요. X맨 게임에 깔대기 벌칙까지 복고를 지향하던 과거 인기 있던 프로그램을 패러디하든 과거 유행했던 것을 응용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어요.

모두가 범인이 송중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의 변수는 바로 송지효였지요. <런닝맨>을 통해 가장 돋보이는 예능걸이 되어버린 그녀는 능숙하게 그들을 속이고 런닝볼을 차지했지요. 목적지인 광안대교 앞에 정박한 크루즈 선에서 두 번째 게임이 진행되었지요.

사랑의 유람선이라는 이름으로 커플 게임을 하는 상황에서 7명의 남자가 송지효와 리지 두 여자를 선택하고 역으로 여자 둘이 남자 일곱 명을 선택하는 방식이었어요. 출연진들은 짜기라도 했듯 송지효를 선택하고 유부남인 지석진과 유재석만 리지를 선택하며 지효 편향 방송은 시작되었어요.

하하가 뽀로로가 되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나쁜 남자가 되고 싶은 하하가 거들먹거리며 상황 극을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었지요. 다리가 짧은 하하의 굴욕은 그 자체가 재미이지요. 남성들의 선택이 끝난 후 여성들이 진행한 상황에서 리지가 만들어낸 '개리지(개리+리지)'는 리지만의 예능감이 만들어낸 신조어였어요.

오늘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커플을 만드는 과정에서 보여준 상황 극이었어요. '모함 광수'의 막장 드라마, 지하철 상황 극에 이은 짝사랑 선배에 대한 마음을 전하는 중기의 연기는 많은 이슈를 만들게 했어요. 지난번에 이은 연속된 러브 스토리는 '타이타닉'의 상황을 연출하며 가장 로맨틱한 연인의 모습을 만들었어요.

연기가 전문인 그들이라 그런지 그들이 보여주는 상황들은 리얼하고 재미있었지요. 연하 남 중기의 프러포즈에 흐뭇한 지효와 한없이 시기하는 월요남친 개리의 도발은 <런닝맨>이 만들고 싶은 연적 관계였어요. 송중기의 지속적인 고백으로 자연스럽게 지효를 둘러싼 중기와 개리의 관계는 <런닝맨>만의 삼각관계를 형성했어요.

모두가 지효를 상대로 상황 극을 만들어 초대해 놓고 무용지물로 만든 리지를 살린 것은 역시 유재석이었어요. 철저하게 프로그램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재석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설정하고 댄스동아리 회장으로 분한 그는 유혁이라는 닉네임을 만들고 상황을 화사하고 유쾌하게 만들었어요.  

오늘 리지가 나와서 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왜 나왔는지 모르게 만들 정도로 빈약했어요. 리지가 아무 말도 없고 리액션도 없었는지는 현장있는 이들 만이 아는 문제이겠지만 전체적으로 송지효에 집중한 탓으로 리지를 왜 불렀는지 알 수 없게 만들었어요.

뚝뚝 끊어진 편집 속에 리지는 바보처럼 그저 웃고만 있고 모든 포커스는 송지효에게 맞춰진 상황은 지효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리지를 불러낸 것처럼 어색하기만 했어요. 의외의 예능 감을 가지고 있는 리지임에도 불구하고 사투리 외에는 능력을 끄집어내지 못하는 것은 출연진들의 문제이거나 리지 본인의 문제이겠지요.

홀로 출연하는 것이 아닌 다수가 출연하는 예능에서 일방적으로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방식은 당연히 다른 사람은 소외될 수밖에는 없어요. 더욱 게스트가 아닌 고정에게 그런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은 당황스러울 수밖에는 없지요.

유재석이 지속적으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리지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 아마도 리지는 오프닝을 제외하고는 등장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요. 이런 상황을 만든 제작진들도 문제이고 균형이나 게스트에 대한 배려와 재미도 이끌지 못하는 다른 출연진들의 문제도 크다고 봐요.

그저 주어진 고정에 집착하다보니 송지효를 둘러싼 러브라인 만들기에 급급한 그들로 인해 게스트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되는 상황은 황당하기만 하지요. 뛰어다니는 게임이 언제부터인지 송지효에 대한 사랑 고백이 중요한 일이 되어버린 상황은 <런닝맨> 스스로 정체성을 잃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현 제작진이 과거 만들었던 <패밀리가 떴다>의 국민남매와 다양한 러브라인이 그리워서인지 집요하게 진행되는 지효와의 러브라인 만들기만 너무 과해 아쉬움만 주었네요. 오늘 방송분을 보면 리지가 출연하지 않아도 아무런 상관도 없을 정도로 게스트에 대한 배려도 없는 <런닝맨>은 문제가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