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19. 09:20

무한도전 사과 값졌던 400회 특집, 유재석이 진정 위대한 이유

무한도전이 400회를 맞았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새롭게 시작하려는 그들은 '비긴어게인'이라는 이름으로 자유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400회 특집을 대신했습니다. 특별한 의미를 담지 않아도 9년을 함께 해왔던 멤버들과 조용하지만 마음 편한 여행을 떠난 그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행복했습니다. 

 

 

여섯 명의 멤버들이 둘씩 짝을 지어 자유 여행을 떠나는 과정부터 그들이 머무는 모든 곳에서 그들이 하는 그 모든 것들이 바로 무한도전의 9년 동안의 기억이고, 400번의 만남이 그대로 묻어나 있었습니다. 그들의 움직임 모두가 하나의 역사가 되어버린 무한도전. 그들의 여정은 그래서 특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9년 동안 단순하게 방송에서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사석에서도 친형제처럼 지내는 그들에게 과연 모르는 것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게 했던 '나! 몰라?' 퀴즈는 무도다운 재미였습니다. 너무 소소해서 기억하기도 어려운 문제들로 서로를 좀 더 알아보는 과정은 그저 그 자체로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참 소소해서 더욱 값지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일상의 이야기들은 이렇게 더욱 특별한 그 무엇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서로를 좀 더 알아가는 과정은 곧 그들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조건이 되었습니다. 햇님과 달님이었던 유재석과 정형돈, 하와 수로 다져진 박명수와 정준하, 서먹해진 죽마고우 하하와 노홍철이 단 둘이 24시간 동안 자유 여행을 보내는 과정은 역시 무도다웠습니다.

 

400회라면 정말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음에도 특별한 그 무엇보다는 그저 자신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만드는 이 특별함은 무도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였습니다. 서로 알아서 각자의 여행을 떠나는 방식은 그 자체로 흥미롭고 즐거웠습니다.

 

주꾸미를 잡으러 가자며 일방적으로 통보한 박명수와 고등어를 잡으러 가자는 정준하는 시작하기 전부터 티격태격하기만 했습니다. 그들과 달리, 한때 죽마고우로 젊은 시절을 함께 보냈던 하하와 노홍철은 이제는 낯선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단순히 이사를 가서 멀어졌다고는 하지만 하하의 결혼과 함께 이제는 서로 다른 삶을 사는 그들은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소원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유재석과 정형돈은 시작 전부터 흥에 겨웠습니다. 댄스곡에 흥겨워하는 유재석은 휴대용 스피커로 마음껏 흥을 내며 24시간 동안의 자유를 만끽하고 싶어 했습니다. 물론 카메라가 함께 하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자유는 불가능한 도전일 뿐이었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떠난 그들의 여행은 철저하게 준비된 제작진들의 의도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여행은 조금씩 시간이 흐르며 그들을 서로 더 이해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티격태격하며 서로 불만을 가지고 있던 하와 수는 시간이 조금씩 흐르며 서로를 재발견하는 시간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주꾸미와 고등어로 다투던 그들은 화끈한 댄스곡으로 하나가 된 그들은 주꾸미를 잡겠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습니다.

 

한때는 가장 절친했던 죽마고우 하하와 노홍철은 너무 멀어진 서로를 발견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그리고 그렇게 멀어진 간극을 좁히기 위한 여행은 서로를 다시 알아가는 과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노홍철이 요즘 꽂혔다는 경리단길을 함께 간 그들은 그곳에서 과거의 그 기억에 취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그곳에서 자신의 운명의 반쪽을 만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는 노홍철은 경리단길에서 한없이 행복해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경리단길 특유의 건강함과 즐거움을 만끽하는 하하와 노홍철은 시간이 지나며 자신들이 죽마고우였음을 다시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방송 말미에 노홍철을 두근거리게 했던 여성의 등장은 다음 이야기도 흥겹게 기다리게 했습니다.

 

오늘 방송에서도 유재석은 특별했습니다. 유재석이 왜 진정한 존재인지는 오늘 방송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그가 왜 국민 MC이고 무한도전의 진정한 리더인지는 그들의 여행에서도 완벽하게 보여 졌으니 말이지요. 자유 여행으로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막연하게 떠난 그들의 여행은 부산에서 속리산으로 그리고 다시 여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더는 고속도로를 탈 수 없어 선택한 여주였지만 한글날 떠난 그들의 여행으로서는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여주에는 세종대왕 능이 있었으니 말이지요. 들뜬 마음으로 세종대왕 능으로 향하던 유재석과 정형돈은 당황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유재석이 등장했다는 말에 그곳에 있던 모든 이들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삽시간에 불어난 인파로 인해 한 발을 제대로 띄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유재석은 선택은 단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종대왕 능을 눈앞에 두고 방향을 바꿔 돌아서는 그들은 다음 여정지에서도 동일했습니다. 명성황후 생가로 향했지만 그곳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인파들로 인해 다시 발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에서 유재석은 왜 그가 진짜 최고인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어 모두를 이끄는 유재석은 인파로 인해 발길을 되돌리면서도 양해를 구하는 모습은 대단했습니다. 정신없이 쏟아진 이들로 인해 꽉 막힌 상황에서도 유재석은 오히려 그들의 안부를 묻고 사과를 하는 모습 속에 그가 왜 최고의 MC로 오랜 시간 사랑을 받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9년간 무명생활을 겪으며 간절히 바랐던 일이다. 그걸 내가 지금 불편하다고 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런 부분은 포기해야 한다. 근데 형돈이한테 미안하더라. 오랜만에 둘이 신나는 마음으로 출발했는데 계속 차안에 있으니까 미안하더라. 그래서 내가 계속 운전을 했다"

 

수많은 인파로 인해 제대로 된 관광도 하지 못하고 물러서야 했던 유재석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이런 상황에 대한 너무나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9년 동안의 무명생활을 겪으며 간절하게 바랐던 모습이 바로 지금의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무명 시절 아무리 해도 자신을 알아봐주는 이 없는 상황에서 간절하게 바랐던 이 상황은 행복이었으니 말이지요. 자신이 지금 불편하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유명세로 인해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은 이해하고 포기해야만 한다고 합니다.

 

 

과거 인터뷰에서도 이야기를 했듯, 가족들과 함께 여행도 하지 못한다는 유재석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아들에게 가장 미안한 이유가 바로 아이와 함께 놀이동산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라고도 했었습니다. 자신의 직업상 더 이상 일반적인 행복을 누릴 수 없다는 유재석의 이런 마음이 곧 10년이 넘게 국민 MC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임이 분명했습니다. 

 

유재석의 오늘 방송의 백미는 바로 태양의 '눈, 코, 입'을 부르는 과정이었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사고를 냈던 무도를 대표해 사과를 하기 위해 나선 유재석은 완벽하게 태양으로 빙의를 했습니다. "미안해 미안해. 방송사고 잖아. 정신 차려야해. 400회 잖아. 실수한 건 모두다 잊어줘. 우리 정신 차릴게. 다 좋은 방송을 향한 욕심이 집착이 되어 사고 쳤고, 혹시 이런 나 때문에 깜놀했니. 아무 질책 없는 너" 완벽하게 개사를 해서 사과송으로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정중하지만 예능다운 모습으로 사과를 하는 유재석의 모습은 최고였습니다.

 

뭘 해도 되는 그리고 특별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유재석은 무한도전 400회 특집에서도 특별했습니다.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어 어딜 가든 수많은 인파를 몰고 다니는 진짜 국민 MC 유재석. 그런 번잡함으로 소소한 일상마저 빼앗겼지만, 그런 억압마저도 감사하게 생각하는 유재석은 진정한 1인자였습니다.

노래마저 완벽하게 소화하며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하는 유재석의 진정한 위대함은 이렇게 400회 특집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스타병에 걸려 흥청망청 자신을 소비하는 다른 이들과 달리, 유재석은 지금의 불편함을 과거의 무명 생활을 떠올리며 당연하게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하는 모습에서 유재석의 진정한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어떤 즐거움으로 무도의 400회 특집을 채워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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