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6. 08:04

무한도전 비긴 어게인 우리가 유재석 그를 존경할 수밖에 없는 이유

유재석이 왜 10년이 넘게 국민 MC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는지 '무한도전 비긴 어게인'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단 둘이 떠나는 그들만의 여행에서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보여준 유재석은 진짜 최고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마지막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현재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즐겁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유재석은 진짜였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둘씩 짝을 맺은 무도 멤버들은 그들만을 위한 휴식 여행을 떠났습니다. 서로 다른 휴식을 통해 그들이 보여준 일상의 특별함은 그 이상의 가치로 다가왔습니다. 각각의 여행은 나름의 재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지만 무도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유재석의 모습은 왜 그가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노홍철이 다시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는 외국인 친구의 정체가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몰카인지도 모르고 멤버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고백을 했던 애니가 정체를 드러냈습니다.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와 빼어난 외모를 가진 애니의 등장에 노홍철의 행복한 모습은 그가 정말 그녀를 좋아했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초보수준의 영어 실력도 아니지만 힘겹게 소통을 하려 노력하는 노홍철의 모습이 참 대단하게 다가왔네요. 뭐 알고 보니 애니가 한국어를 조금은 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이 만날 수 있는 인연으로 이어진 이유가 되기도 하겠지요. 노홍철이 연예인인지도 모르고 많은 이들이 사진을 찍기에 그가 생일인지 알았다는 애니의 고백이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남자친구가 잘생겨서가 아니라 참 좋은 사람이라 좋다는 애니의 모습에서는 순애보적인 감정들이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피상적으로 느껴지는 자유연애주의자들 같은 그들에게서 찾은 순수함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노홍철과는 단 1%의 가능성도 없는 완벽한 친구라고 확실하게 선을 긋는 애니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었던 듯합니다.

 

경리단길에 이어 이태원으로 이어지는 하하와 노홍철의 여정은 흥미롭기는 했지만 특별한 감흥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어쩌면 너무 일상적으로 볼 수 있었던 모습들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결혼 후 조금은 소원해진 둘 관계에서는 중요한 여행이었다고 봅니다. 노홍철은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일상의 모습은 친구 하하에게 보여주며, 소원해졌던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쭈꾸미와 고등어 사이에서 의견 차이를 보이던 하와 수는 박명수의 주장대로 쭈꾸미 잡이 배에 올랐습니다. 처음에는 불만이 있던 정준하였지만, 이내 쭈꾸미를 잡아 올리며 그 재미에 푹 빠졌지요. 여기에 갓 잡은 쭈꾸미를 그대로 먹는 정준하의 식성이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제작진의 자막에 공포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표현이 적절함으로 다가올 정도로 말이지요.

 

바다 위에서 쭈꾸미를 잡고 그 잡은 것으로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이들에게도 고민은 많이 존재했습니다. 노래방에 가서 자신들의 청춘을 대변하는 노래를 부르며 마음이 울컥해지는 경험은 어쩌면 나이대를 떠나 모두가 경험하는 헛헛함이기도 할 겁니다.

 

지난 해 정준하에게 이제 무도를 떠나자는 말을 공공연하게 했던 박명수. 이제는 말을 바꿔 아직 떠날 때가 안 된거 같다는 명수의 말 속에도 현재의 불안함이 잘 묻어나 있었습니다. 지난주에도 그랬지만 이번 주 방송에서도 무도의 마지막에 대한 막연한 언급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아쉽고 불안하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 마지막에 대한 고민은 유재석과 정형돈의 여행에서도 이어졌습니다.

 

하루 종일 고속도로 위에서 달려야 했던 이들은 피리부는 사나이가 된 유재석으로 인해 사람 많은 곳은 갈 수도 없는 처지였습니다. 무명일 때는 그토록 간절하게 바랐던 모습이지만, 이제 그 수많은 인파들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유재석의 모습도 흥미로웠었지요. 하지만 자신의 이런 모습은 당연하다며 이 정도는 충분히 감수하고 포기해야만 하는 부분이라는 유재석은 역시 대단했습니다.

 

"무한도전이 좀 무서운 프로그램이다. 자부심도 있으면서 억울한 것도 있었던 것 같다. 유독 우리한테만 엄격한 거 아닌가. 이제는 그런 게 이해가 되더라"

 

정형돈은 유재석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솔직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무도를 하면서 자부심도 생기지만 억울한 것도 있었다는 정형돈의 말 속에는 무도가 가지는 사회적 위상과 위치가 명확하게 담겨져 있었습니다. 너무 유명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대우와 가치를 부여받는 자신들이 어쩌면 부당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정형돈의 고백 속에는 무도 9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습니다. 너무 유명해진 프로그램으로 인해 작은 실수가 큰 오해를 부르기도 하고, 그런 오해는 큰 상처로 남기도 했었을 테니 말이지요.

 

정형돈의 이런 고민에 대해 유재석은 형다운 위로와 충고를 해주었지요. 열 가지 중 한 가지는 안 좋을 수도 있다며, 어떻게 열 가지가 다 좋냐. 그게 인생이다는 유재석의 조언은 그저 정형돈에게 하는 위로는 아니었습니다. 한 가지 나쁜 것을 생각하지 말고 아홉 가지 좋은 것을 생각하며 살자는 유재석의 발언은 우리 모두를 위한 조언으로 다가왔습니다. 

 

"난 시간이 가는 게 아깝다. 각자 하는 프로그램이 다 소중하겠지만 사실 무한도전은 인생은 바꾼 프로그램이다. 언젠가 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너무너무 이 일이 재미있어졌다"

"명수형은 일이 잘되니까 재미있지 라고 하는데 그런 게 아니었다. 너랑 방송하면 니가 웃겨서 재미있고 명수형이 웃겨서 재미있다"

"솔직히 말하면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그런 이야기 가끔 하고 주변에서도 물어보지만 난 그런 게 별로 걱정이 안돼.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까가 고민이다. 그래서 난 좋다"


노을이 지는 모습을 보며 현재의 무도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는 정형돈에게 즉답을 피하며 유재석은 열정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박명수를 예로 들어 처음부터 나이이야기를 했던 박명수는 9년이 흐른 지금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30대 중반에도 나이로 인해 도전이 힘들다던 박명수는 40대 중반이 된 지금도 동일하게 나이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유재석은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로 열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열정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유재석의 이 발언은 현재의 무도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불안해하던 정형돈에게 유재석은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했습니다. 자신은 시간이 가는 게 아깝지 않다고 했습니다. 자신에게 무한도전은 인생을 바꾼 프로그램이라 했습니다. 각자 많은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모든 게 다 소중하겠지만 자신의 인생을 바꾼 것은 무도라는 유재석의 고백은 보는 이들마저 울컥하게 만들었습니다.

 

박명수가 이야기했던 일이 잘되니까 재미있는게 아니라 그저 방송하면서 너무 웃겨서 재미있었다는 유재석의 표현에는 열정의 차이가 명확하게 느껴졌습니다. 잘 되서 재미있는게 아니라 재미있게 했으니 잘 되었다는 그 순서의 차이가 곧 유재석의 존재가치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유재석은 무도의 마지막을 고민하고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걱정하는 것은 어떻게 하면 재미있을까가 고민이라고 했습니다. 마지막보다는 마지막 순간까지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유재석의 이런 솔직한 표현은 그가 왜 국민 MC로 인정을 받고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우리가 유재석을 존경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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