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23. 13:53

미생 김희원 박해준 그들이 보여준 진짜 연기 이게 곧 미생의 힘이다

케이블 드라마가 6%를 넘기는 것은 기적과 같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1%만 넘겨도 성공이라는 케이블 시장에서 '미생'이 거두고 있는 성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니 말입니다. 지상파 드라마들이 최악의 존재감으로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생'이 거두는 의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이들은 이야기합니다. '미생'에는 특급 스타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임시완이나 이성민, 강소라 등이 출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초특급 스타들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약점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잘 나가는 아이돌이나 요즘 핫한 스타들을 내세워 그럴 듯한 러브라인을 만드는 것이 전부인 드라마를 생각하면 '미생'은 불안하고 부족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생'이 위대한 것은 그래서입니다. 어설픈 스타 마케팅이 아니라 진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이름값이 아니라, 진짜 연기를 잘하고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을 최우선으로 뽑았다는 사실입니다.

 

임시완이 아이돌 출신이기는 하지만, 그는 여러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탈 아이돌 연기자임을 증명해주었습니다. 더욱 '미생 프리퀄'을 통해 이미 장그래 역할을 완벽하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은 그가 장그래여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성민 이후 캐스팅이 된 임시완은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걸맞는 최고의 연기를 해주고 있습니다. 임시완이 아니라면 유약한듯 강한 장그래 역할을 이렇게 멋지게 해낼 수 없다는 점에서 완벽하다는 말이 가장 적절하게 다가옵니다.

 

오 차장 역할의 이성민은 이미 시청자들이 감탄을 하며 '오 차장 앓이'를 할 정도입니다. 이미 탁월한 연기력으로 정평이 나 있던 이성민은 '미생'을 통해 더욱 완벽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임시완의 장그래만큼, 이성민의 오 차장 역할은 완벽하니 말이지요.

 

강소라, 강하늘, 신은경 등 드라마를 통해 자주 접했던 배우들의 자기에 걸 맞는 역할은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생'이 진짜 요물이자 괴물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시청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의 열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이는 영업3팀의 김 대리입니다. 김 대리 역할의 김대명은 마치 만화 '미생'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연극과 뮤지컬만이 아니라 다양한 영화에서 조금씩 존재감을 보여주던 김대명은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서 박신우 목소리 역으로 등장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테러범으로 영화 전체를 이끌던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김대명이라는 사실에 많은 이들은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으니 말이지요.

 

마치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듯 영업3팀의 맞춤형 대리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김대명은 '미생'이 끝난 후 엄청난 러브콜을 받을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응답 시리즈'에서 수많은 스타들을 배출했듯, '미생' 역시 이미 스타탄생을 예고하는 수많은 연기자들이 대기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김부련 부장으로 등장했던 김종수 역시 그런 연기자입니다.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감독에게 진짜 부장님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완벽하게 녹아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를 잘 모르는 이들은 그가 진짜 그 회사 부장님이 카메오로 출연한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완벽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녹아들어가 있다는 사실에 제작진들의 준비가 얼마나 탁월했는지 알 수 있게 합니다.

 

잔인하고 냉철한 박 과장으로 등장했던 김희원은 이미 알고 있는 이들은 알던 배우입니다. 악역으로 자주 등장해 그의 얼굴만으로도 오금이 저릴 정도로 그의 이미지는 잔인했습니다. 그리고 '미생'에 등장해 장그래를 괴롭히는 과정에서도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김희원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박 과장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보여주면서도 자신의 장점을 놓치지 않은 김희원이라는 점에서 호평이 이어진 것 역시 당연했습니다.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원작과 달리, 박 과장이었던 김희원이 다시 등장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김희원이 잠깐 등장하고 물러났다면 후임으로 들어온 천 과장은 이후 이야기를 함께 이끌어갈 배우라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박해준을 기억한다면 전작인 '닥터 이방인'을 보셨던 시청자이거나 연극을 즐겨봤던 이들일 겁니다. 물론 눈썰미 좋은 분들은 그가 출연했던 영화들에서 발견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박해준 역시 널리 알려진 배우가 아니라는 점에서 모험이 될 수 있었습니다. 더욱 천 과장의 역할이 '미생'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보다 알려진 배우를 쓰는 것이 당연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미생'은 당연하게도 이름값보다는 원작에 충실하면서 극에 완벽하게 녹아들어가는 인물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된 천 과장 박해준은 단 두 번의 출연만으로 왜 제작진의 선택이 탁월했는지를 증명해주었습니다.

 

냉철하면서도 탁월한 업무 능력을 가진 천 과장. 과거 영업3팀에서 오 차장과 김 대리와 함께 일을 해왔다는 점에서 그들에게는 다시 돌아온 식구였습니다. 하지만 야심이 있던 천 과장은 최 전무 라인이 되었습니다. 자신이 믿었던 단단한 동아줄이라 여겼던 최 전무가 한직이라 평가받던 영업3팀으로 자신을 보내자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자신의 캐릭터는 과거의 천 대리가 아니라는 말로 김 대리를 혼내던 천 과장은 오 차장과 김 대리가 알고 있는 천관웅은 더 이상 아니었습니다. 야심도 없이 그저 무모하게 일만 하려는 오 차장을 비난할 정도로 천 과장은 이미 오상식 과장과는 거리를 두고 있는 존재였습니다.

 

박 과장처럼 장그래를 비하하고 모욕하는 일은 없지만, 여전히 장그래의 행동에 문제를 지적하고 비판을 하는 천 과장으로 인해 장그래가 주눅들 수밖에 없는 상황은 안타깝기만 합니다. 당연한 질책이지만 장그래를 응원하는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니 말이지요.

 

변요한이라는 배우의 재발견, 하대리 전석호에 대한 관심. 담담하지만 냉철하게 장백기를 가르치고 있는 사수 강 대리 오민석. 날개 된 박 대리의 최귀화 등 그동안 출연했던 모든 배우들이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생'의 성공은 충분합니다. 물론 여전히 등장하고 있는 하지만 큰 존재감은 아니지만 완벽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다양한 배우들의 내공이 바로 '미생'입니다.

'미생'이 뛰어난 드라마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원작의 우수함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그리고 연기자들의 능력입니다. 그저 이름값이 아닌 진짜 '미생'의 일원이 될 수 있는 인물들을 선택해 적재적소에 투입해 완성도를 높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웰 메이드의 의미가 더욱 강렬해집니다. 김희원과 박해준은 '미생'이 걸작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존재입니다. 이름이 아닌 진짜 연기 그게 바로 '미생'이니 말이지요.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면 공감을 꾸욱 눌러 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