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29. 15:38

손호준 최지우 삼시세끼의 진정한 재미와 가치를 부여했다

시청률 8%를 넘긴 케이블 예능 '삼시세끼'는 정말 물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골에서 하루 세끼를 직접 지어 먹는 것이 전부인 이 예능이 지상파를 위협하는 수준이라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어떻게 '삼시세끼'는 이토록 충성스러운 시청자들을 얻을 수 있었는지 그게 궁금할 정도입니다. 

 

방송을 꾸준하게 보시는 분들이라면 왜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의문이 없을 듯합니다. 그 모든 것이 완벽한 신선하고 무공해인 예능이기 때문입니다. '삼시세끼'가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손호준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동안 이서진과 함께 하던 옥택연이 공연으로 인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손호준이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예능이 익숙하지 않지만 이미 지난 '꽃보다 청춘' 여행을 통해 자신만의 예능감을 보여주었던 손호준은 이서진에게 구세주였습니다. 방송을 보신 분들이라면 손호준은 단순히 이서진에게만 구세주는 아니었습니다. 제작진들과 시청자들에게도 구세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배우 선배인 이서진 앞이라는 점에서 주눅 들어 있던 손호준은 마치 준비된 노예 같았습니다. 이서진이 제작진에게 "노예계약이라도 했냐?"는 질문에 손호준의 존재감은 그대로 담겨져 있었습니다.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는 호준으로 인해 이서진은 편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쉬지 않고 일을 찾아 헤메는 하이에나 같았던 호준을 흡족해 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택연이 그동안 요리부터 다양한 일들을 도맡아 해왔다는 점에서 이서진은 자칫 힘든 시간들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던 듯합니다. 하지만 등장과 함께 상상도 못할 정도로 모든 일들을 뚝딱 해치우는 호준을 보면서 택연을 잊어버리는 서진의 모습도 재미있었습니다.

 

두 남자의 묘한 궁합은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동거의 시작으로 다가왔습니다. 서진과 택연의 궁합과는 다르지만, 묘한 어울림으로 함께 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과연 택연의 빈자리를 얼마나 채울 수 있을지 시청자들도 많이 궁금했을 듯합니다. 일이면 일, 음식이면 음식 못하는게 없었던 택연으로 인해 서진의 시골살이는 편할 수 있었으니 말이지요.

 

인복이 많은 건지 택연을 능가하는 호준의 등장은 서진만이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큰 재미였습니다. 말은 없고 조금은 주눅 든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이기는 했지만, 말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일들을 척척 해내는 호준은 불쌍하면서도 매력 있는 독특한 존재였습니다.

 

뭘 해도 불쌍함을 몰고 다니는 호준으로 인해 '삼시세끼'가 다양한 재미와 장수 프로그램으로서 가능성도 높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택연 외에는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이가 없다면 이는 큰 문제였습니다. 서진이 메인이 되고 택연이 돕는 형식은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의도적으로 나누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일들이 나뉘며 흥미로운 상황들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조합은 최강이었습니다.

 

이서진과 옥택연의 조합이 좋을수록 '삼시세끼'의 존재감은 커지지만 문제는 이런 조합이 커지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둘의 조합이 현재의 '삼시세끼'를 흥미롭게 만들고 있지만, 이런 조합이 깨지면 시청률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손호준의 등장은 그 아쉬움을 털어냈습니다.

 

호준은 택연과는 다르지만 충분히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서진과 제작진들도 당황했을 이 상황에서 호준은 '삼시세끼'는 다양성을 확보했다는 사실은 반가웠습니다. 택연과 다르면서도 색다르고 흥미로운 역할을 해주는 호준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삼시세끼'가 단발성이 아닌 다양하게 변화하며 장수할 수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호준이 노예로서 충분한 역할을 해주더니, 여성 게스트인 최지우의 존재감 역시 최고였습니다. 많은 연예인들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최지우와 같은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이서진 역시 지우의 등장에 당황하면서도 흥미로워했고 즐거워했습니다. 다른 이들과 달리, 흥미로워했고 즐거워하더니 아예 정규 멤버로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할 정도였습니다. 

 

다른 여자 게스트들과 달리, 불을 피우는데 적극적인 그녀의 모습은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함께 어울리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히우지메'라며 한없이 행복해하는 서진의 모습과 함께 일만 하던 호준 역시 다르지 않았습니다. 호준은 지우를 보자마자 행복해 했습니다. 연일 너무나 아름답다는 말만 하는 호준과 그런 어린 동생의 모습에 한없이 귀여워 하는 이들의 조합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밥 한 끼 함께 해먹고 그렇게 서로 어울리는 과정에서 즐거워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힐링을 하게 되는 과정은 바로 '삼시세끼' 전하는 가치이자 의미였습니다. 별것 없이 하루 세끼를 스스로 알아서 해먹는 동안 보여지는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 그리고 그 밥 한 끼의 소중함을 서로 느끼게 되는 과정들이 바로 이 예능이 보여주는 최고 가치였습니다.  

 

등장하는 모든 사물에 가치를 부여하고, 함께 사는 짐승들에게도 의미를 주고 그들과 함께 하나의 가족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참 대단함으로 다가옵니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모든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특별함을 선사해 하나의 의미 있는 존재로 만들어내는 제작진의 능력은 탁월함 그 자체였습니다.

 

호준을 지켜보고 바라보며 얻은 특징을 통해 그의 자신감을 측정하는 장면은 '삼시세끼'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재미이자 가치였습니다. 쩍벌남에서 소심남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그의 표정들과 함께 담아 주눅 든 불쌍한 호준의 모습을 정리해주는 과정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벌어진 다리의 폭을 통해 호준의 심리상태를 정리하는 이 대단한 제작진들이 곧 '삼시세끼'가 보여주는 진짜 재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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