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9. 08:16

SBS 인기가요보다 못한 40억 들인 MAMA 시상식

YG 패밀리와 JYP의 합동 무대가 된 이번 MAMA 시상식은 슈스케 특권마저 지켜주지 않았어요. 슈스케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엠넷의 가장 큰 특권은 MAMA 무대에 서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이번 MAMA는 그런 원칙도 버리고 오직 자신들의 흥행을 위해 허각을 바보로 만들어 버렸어요. 존박이 우승자이기를 바랐던 그들의 속내가 이번 행사에 그대로 드러났으니 말이지요.

그들만을 위한 돈 잔치, 최소한의 신뢰도 없었다



철저하게 자신들과 협력 관계를 가지고 있는 두 거대 기획사의 합동 무대로 전락해버린 MAMA는 화려함 속에 드러난 허무함으로 많은 이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네요. 여전히 다채로운 가수들이 등장해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었던 인기가요를 능가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들의 한계를 명확하게 했지요.

레드카펫부터 생중계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존박을 MC로 내세우며 슈스케의 최고 황태자는 존박임을 명확하게 했어요. MAMA 무대에는 허각만이 설 것이라는 그들의 다짐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고 기사화 되었듯이 슈스케 TOP 4가 모두 무대에 서는 행사가 되어버렸어요. 그나마 TOP11이 모두 나오지 않아서 다행일 정도였지요.

나름대로 시상식의 형식을 갖추려 노력하며 스타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눈요기 거리를 많이 제공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엉성한 듯한 진행은 그리 매력적이지는 않았어요. 한국어가 아직도 어색한 존박으로서는 MC 진행은 여전히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드렁큰 타이거의 무대로 시작된 MAMA는 임대한 객석을 모두 채우지도 못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지는 않았어요. 횡 한 듯 허전한 객석은 12회 째를 맞이하는 MAMA의 현주소를 보는 듯했지요.

화려한 무대와 공연 등이 흥겹고 즐겁기는 했지만 한정된 메이저 기획사를 위한 잔치를 끝이나버린 이 행사는 존립의 의미를 협소하게 만들기만 했어요. YG 패밀리의 투애니원이 4관왕, JYP의 미쓰에이와 2PM은 각각 3관왕을 차지하며 그들만의 무대임을 명확하게 했어요.

다양한 자료들을 통해 명실상부 최고의 상이 주어져야 MAMA의 존재가치도 상승할 수밖에는 없는데 편향된 팬들이 투표해서 상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면 과연 수십억을 들이는 행사가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만 드네요.

디지털 음원 차트를 소개하기 위한 형식이기는 했지만 존박과 장재인, 강승윤을 무대 위에 올려 세운 것은 엠넷의 과욕이었어요. 그들이 무대 위에 올라서지 못할 이유는 없겠지만 슈스케가 내세운 약속을 스스로 어기는 행위일 수밖에는 없지요.

존박은 레드카펫 MC부터 시작해 무대 위에서 다양한 가수들의 노래들을 메들리로 부르며 허각과 위치가 바뀐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주객이 전도되어 우승자는 어색한 상황에서 시상자로 등장하기도 하는 등 슈스케 이슈를 지속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엠넷의 의지만 돋보였지요.

2부 마지막 무대에 검은색 정장에 나비넥타이를 메고 등장한 허각은 슈스케2의 우승자 자격으로 무대에 올라 열창했어요. 풍성한 음량을 선보이며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었어요. 환풍기 수리공에서 슈스케 우승자가 된 허각의 무대는 엠넷이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자리였어요.

하지만 그런 대단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누구보다 돋보이는 자리가 되지 못했던 것은 엠넷이 허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듯했네요. 수십 명의 코러스를 세워 웅장함을 주기는 했지만 앞서 등장했던 슈스케 3인방 보다 전체적으로 적은 분량에 단순히 노래 한 곡 부르고 끝이 나는 형식은 안타까울 정도였어요.

MAMA 최고 안습은 원더걸스의 등장이었어요. 줄을 타고 내려와 공중그네 같은 퍼포먼스는 위태롭기만 했저요. 그녀들은 몇 곡 안 되는 자신들의 히트곡을 들려주며 미쓰에이보다 못한 존재감으로 초라하기까지 했어요. 올해 데뷔한 미쓰에이의 히트곡 수나 원더걸스의 히트곡 수가 비슷하다는 것은 문제가 크지요.

퍼퓸이나 캐미스트리 등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일본 가수들의 무대도 있었지만 그저 국내 뮤지션들의 무대에 들러리 서는 격이었어요. 빌보드 1위에 빛나는 '파 이스트 무브먼트'의 공연이 흥겹기는 했지만 독점하다시피 한 YG 패밀리와 JYP 소속 가수들과는 비교될 수밖에는 없었어요.

빅뱅 컴백을 손꼽아 기다리던 이들에게는 태양의 무대와 지드래곤과 탑의 듀엣 무대가 흥겹게 다가왔을 듯하지요. 언제 컴백할지 모르는 그들이기에 MAMA에서 보여준 모습은 오랜 갈증을 어느 정도는 풀어졌던 것 같지요.

YG 패밀리의 투애니원, 태양, 지드래곤과 탑, 거미와 JYP의 미쓰에이, 2PM과 원더걸스 등의 무대가 여러 번 반복적으로 올려 지며 엠넷이 기획한 YG 패밀리와 JYP 합동공연을 연상하게 만들었어요. 그저 자신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거대 기획사를 위한 공연처럼 되어버린 MAMA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무이네요.

끊임없는 공정성 논란에 거대 기획사를 위한 행사로 굳어져버린 MAMA는 그나마 아이돌의 보고로 불리는 SM과의 문제로 반쪽짜리로 전락한 채 명분도 재미도 놓친 힘 빠진 공연으로 매주 방송되는 인기가요보다 못한 존재감만 보여주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