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13. 07:03

삼시세끼 이승기 특급 신입노예, 그의 예능 복귀가 반가웠던 이유

이승기가 '삼시세끼' 현장에 등장하자마자 노예로 급변해 수수밭으로 일을 하러가는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이승기가 왜 예능에서 환영받을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서는 이 짧은 시간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1박2일'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이승기와 나영석 피디의 결합은 그래서 반갑고 재미있었습니다. 

하루 삼시세끼만 해 먹으면 그만인 예능인 '삼시세끼'는 매 번 새로운 게스트로 재미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을 장식하는 인물은 바로 이승기였습니다. 나영석 피디나 이서진과는 너무 친한 그래서 당연하게도 등장해야만 했던 이승기가 제 발로 찾아와 진정한 노예의 모습을 보여주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웠습니다.

 

올 해 겨울 시작과 함께 쏟아진 눈들로 인해 추운 상황에서 '삼시세끼' 촬영이 진행되는 그곳의 추위는 더욱 매섭기만 했습니다. 모든 것이 꽁꽁 언 현장에서 일상의 생활을 해야만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언 상황에서 밥 한 끼를 해먹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이제는 상황이 익숙해진 이서진와 옥택연은 자연스럽게 점심을 준비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김치볶음밥을 하기 위해 온갖 재료들을 모아서 준비를 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저 흥미롭고 재미있기만 했습니다. 별것 없는 점심 한 끼를 준비하는 과정마저도 예능이 되는 것이 바로 '삼시세끼'였습니다. 우리에게도 일상이 되어버린 밥을 해먹는 그 모든 과정마저도 시청자들이 사랑하는 예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진정한 재발견이었습니다.

 

도시 남자들인 서진과 택연이 이렇게 시골에 적응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너무나 익숙해 자신의 일이 되어버린 이들의 일상은 그래서 재미있고 흥미로웠습니다. 기름까지 얼어버려 치약을 짜내듯 짜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즐거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식사를 마친 그들에게는 남겨진 수수밭과 설거지꺼리만 잔뜩 남겨져 있었습니다. 노동과 식사가 전부인 이들의 일상 속에서 이 단순한 반복마저도 행복해지는 과정은 그래서 나영석 피디가 천재라고 칭찬받는 이유일 겁니다. 언제나처럼 묵묵하게 수수밭에 들어선 택연과 설거지를 하기 위해 얼어서 잘 나오지도 않는 세제에 낑낑거리는 서진의 모습 역시 시청자들에게는 큰 애정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들의 일상을 깨트린 인물은 바로 이승기였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게스트이지만 이서진과는 친형동생이라 불리는 친밀함과 나영석 피디와는 예능을 함께 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계였습니다. 그런 이승기가 '삼시세끼'에 출연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너무 편하고 친한 사람의 등장에 반색을 하며 좋아하는 서진의 모습도 의외였습니다. 은근히 낯가림이 있는 그가 이렇게 즐거워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려웠기 때문이지요. 그만큼 서진과 승기의 관계가 얼마나 돈독한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승기가 등장하자마자 다른 게스트들이 왔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들이 전개되기 시작했습니다. 택연까지 나서서 낫을 들고 인사를 하고 낫을 쥐어주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라고 보채는 서진의 모습까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게스트에 대한 대접은 단 1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옷을 갈아입고 수수밭으로 향해 수수를 베는 시간이 채 5분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승기는 그곳에 도착하마자 노예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수수를 베는 승기의 모습에서 익숙한 예능인의 모습을 발견한 것은 '1박2일'에서 보여주었던 그가 떠올랐기 때문일 겁니다. 예능 황제로 불리던 시절 등장만으로도 모두를 즐겁게 해주었던 그런 승기가 '삼시세끼'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질 때까지 수수를 베던 승기는 식사 준비까지 나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읍내 장에 가서 저녁 식사거리를 준비하는 그 모든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웠습니다. 서진과 택연처럼 오랜 시간 함께 하지 않았어도 이미 승기는 그 안에서 계속 함께 했던 것처럼 익숙했습니다.

 

'1박2일' 시절 뭘 만들어도 구박만 받던 승기는 그게 스트레스가 되어서 요리를 직접 배우기도 했다고 고백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승기는 다시 한 번 과거를 추억하게 하는 요리에 들어갔습니다. 평범한 밥이 아닌 버섯무밥을 준비하는 승기는 통도 컸지요. 방송을 보면서 밥을 너무 적게 한다며 모두가 함께 먹을 수 있는 양을 준비해야 한다며 가득 쌀을 준비하는 승기의 모습에는 제작진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습니다.

 

간만에 출연한 예능. 그리고 가장 힘들게 준비하고 촬영하는 제작진들에 대한 승기의 애정과 사랑은 이런 작은 부분에서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재도 주변사람들과 수고하는 제작진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는 승기는 그래서 좋아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요리를 준비하는 승기는 분명 어설펐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익숙한 프로의 냄새가 나지 않는 승기는 과거 '1박2일' 시절과 별반 다름없는 모습처럼 다가왔습니다. 대구탕을 끓여 본적이 없다며 혼란스러워하는 승기였지만, 모두가 만족하는 맛있는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과연 맛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설퍼보였던 승기의 요리시간은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뒤늦게 자발적으로 참여한 광규까지 모두가 행복한 식사를 마친 그들을 맞이하는 것은 다음 날의 차가운 날씨와 남겨진 수수밭이었습니다. 수수벤져스라는 이름까지 만들어 수수밭을 정리해야만 하는 그들은 아침부터 든든하게 챙겼습니다. 제육볶음과 소고기뭇국으로 준비된 아침상을 보며 승기는 잔칫상 같다고 했지만, 서진은 노예들 밥상이라며 타박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도 쉽지 않았던 그들의 수수밭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제작진들까지 투입되어 수수베기에 나선 상황에서 나 피디는 마지막 작업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 일이 얼마나 고된지 알게 되었습니다. 승기가 이야기를 하듯 "노력에 비해서 시각적으로 효과가 없는 작업"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사물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감동을 전달하는 '삼시세끼'는 역시 최고였습니다. 하나 남은 수수를 기념으로 남기자는 의견이 나오자마자 바람에 날려 꺾인 수수를 베고 "노예해방"을 외치는 모습은 시청자들마저 속 시원하게 만드는 장면이었습니다.

'삼시세끼'의 마지막을 위해 윤여정과 최화정이 초대받아 파티가 아닌 준비에만 정신이 없는 예고편은 그래서 기대가 됩니다. 나영석 피디가 사기꾼이라고 외치면서도 묵묵하게 일만 열심히 하는 윤여정의 모습과 한 가족처럼 둘러 앉아 그들만의 파티를 여는 모습은 참 정겹고 사랑스럽기만 했습니다.

 

이승기의 예능 복귀가 반가웠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가 여전히 예능감이 충만해있었고, 뭘 해도 즐거움을 주는 그의 등장은 왜 그가 예능을 하지 않는지 알 수 없게 할 정도였습니다. 순수해서 더욱 재미있고, 엉뚱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애정이 가는 이승기의 '삼시세끼' 출연은 신의 한 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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