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15. 07:04

신해철 추모식 49재 함께 부르며 울던 민물장어의 꿈, 여전히 믿기지 않은 죽음

영원할 것 같았던 마왕 신해철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벌써 49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 많은 팬들은 함께 했습니다. 신해철의 부인과 두 아이, 그리고 그를 잊지 못하는 300여 명의 팬들이 함께 한 그곳은 외롭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살아있을 것만 같은 그를 그리는 수많은 이들은 그렇게 다시 한 번 그를 추억하며 울었습니다.

 

그를 보내며 신해철이 예고했었던 자신의 마지막 장례식 곡인 '민물장어의 꿈'이 흘러나오고 후렴구를 모두 함께 부르는 그 장면은 어쩌면 하늘에 있는 신해철마저 뭉클함으로 바라봤을 듯합니다. 물론 여전히 그의 마지막을 힘겹게 하는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고인이 되어버린 신해철도 그를 그 무엇보다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가족과 팬들은 힘겹기만 합니다.

 

고인이 된 신해철을 위해 유가족과 팬들 등 300여명은 14일 오후 2시 경기도의 추모관에서 10월 27일 사망한 그를 위한 49재에 함께 했습니다. 이날 49재는 고인의 팬 클럽인 '철기군'이 주최였고 유가족과 동료 연예인들이 함께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신해철 추모식은 넥스트 보컬 이현섭이 고인의 약력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팬 대표의 추모사 낭독, 49재 예식, 헌화식, 추모곡 제창, 추모 풍선 날리기 등의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여전히 남편의 부재가 안타깝고 서러운 부인 윤원희씨는 추모식 중도에 눈물을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누군들 그를 떠나보내는 마음이 편할 수는 없었겠지요. 

 

"그와 나눌 이야기와 하고픈 일이 많은데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이 없다는 것이 아프다. 그에게 받은 것들과 빚진 것들이 너무나 많은데 어떻게도 갚을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가길 바란다. 우리는 당신의 수많은 음악과 격려의 말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당신의 팬이 될 수 있었음이 감사하고 행복했다. 사랑 합니다"


팬 대표가 한 추도사는 그래서 더욱 아픈 듯합니다. 그의 데뷔와 함께 했던 팬들.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누구보다 아파했던 팬들이 그의 마지막을 위해 던진 이 이야기들은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서럽게 다가왔습니다. 아직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싶은 말도 많은데 이렇게 떠나 버린다는 것이 여전히 믿기지 않을 뿐이니 말입니다.  

 

 

당신의 팬이 될 수 있었음이 감사하고 행복했다는 말은 여전히 울컥하게 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그건 억지로 만들어질 수 없는 가장 순수한 감정입니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가질 수 있게 해줘 고맙다는 팬들의 마지막 추도사는 그래서 더욱 슬프고 아프게 다가옵니다.

 

자신이 죽게 된다면 내 장례식장에 울려 퍼질 곡이고 가사는 내 묘비명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왔던 '민물장어의 꿈'을 고인을 위해 합창을 하는 장면은 그 무엇으로도 형용할 수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추모식 내내 추모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 이 곡을 함께 부르던 유가족과 지인, 그리고 팬들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그 마음들이 충분히 전해질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그를 보내는 것이 믿기지 않고 힘겨워하는 상황에서도 고인을 집도한 의사는 자신의 살길 찾기에만 급급한 모습입니다. 철저하게 옹호 받는 의사라는 직업. 그 전문성의 뒤에 숨은 채 억울하게 숨을 거둬야 했던 신해철은 그렇게 우리 곁에서 아픈 기억으로 맴돌기만 합니다.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고, 정식적인 사과조차 하지 않은 채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의사. 수많은 이들이 의혹을 품고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는 상황에서도 의료사고를 제대로 밝혀내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의사라는 막강한 장막은 일반인들에게는 결코 건드릴 수도 없는 견고함으로 다가옵니다.

 

신해철을 숨지게 한 그 병원은 이미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갔고, 해당 의사는 발 빠르게 제 살길을 찾기 위해 법적인 조처를 취하기에 바쁘기만 합니다. 고인을 잃고 망연자실한 상황 속에서도 해당 의사는 자신만은 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경악스럽게 다가올 뿐입니다.

 

49재에 수많은 팬들이 '민물장어의 꿈'을 부르며 서럽게 통곡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이런 것들 때문입니다. 그의 죽음이 믿기지 않고, 그런 지독한 부정이 통곡을 유발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를 떠나보내야 하는 시간 그를 제대로 떠나보낼 수 없게 만드는 이 지독한 현실에 대한 아픔이 눈물에 함께 녹아 있었을 겁니다. 최소한 고인의 마지막 길에 제대로 된 죽음의 진실이라도 밝혀야 했음에도 여전히 의사 집단의 벽은 높고 견고하기만 합니다.  

 

 

여전히 믿기지 않은 故 신해철의 죽음. 그리고 그를 위해 통곡하며 부르던 '민물장어의 꿈'은 그만을 위한 곡이 아닌 우리 시대 우리를 위한 곡이었습니다.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이번 사건은 철저하게 조사하고 검증되어 다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의료사고가 재발되지 않는 계기가 마련되어야만 할 겁니다. 그래야만 고인도 편하게 가족과 지인, 팬들과 이별을 할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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