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29. 15:03

엠넷이 MAMA를 통해 허각을 바보 만든 이유

환락의 도시 마카오에서 펼쳐진 엠넷의 MAMA 시상식은 하기 전부터 끝이난 지금까지 논란만 무성한 채 그 어떤 의미도 찾아내지 못했어요. 오히려 스스로 만든 권위와 가치마저 송두리째 땅바닥에 던져버린 상황이 되어버렸죠. 슈스케 우승자를 들러리 만든 엠넷은 분명한 이유가 있었어요. 

허각 바보 만든 것은 그들에게 우승자는 따로 있었기 때문이다



어제 MAMA 공연을 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YG와 JYP를 위한 행사였음을 알 수 있었을 거에요. 자신들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이 두 거대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에게 몰표를 줌으로서 과연 무엇을 위한 시상식인지 의문을 가지게 만들었지요.

공연 형식이나 무대 장치 등은 돈으로 마들 수는 있지만 그 안에 담겨진 가치와 의미를 찾고 만들어 나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시상식이란 공정성이 생명인데 그 어디에서도 공정성은 찾아볼 수는 없었어요. 투애니원이나 미쓰에이의 공연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지만 두 거대 기획사의 합동 공연을 거창한 듯 꾸며낸 시상식이라 부르기에는 너무나 민망하고 우스웠지요.

그 무엇보다 황당했던 것은 슈스케에 대한 그들의 약속이지요. 우승자에게 자신들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MAMA 무대에 올려주는 것을 대단한 선심이라고 홍보하던 그들은 그 약속마저 스스로 저버리고 말았어요. 이미 공연 전부터 슈스케 TOP11이 합동 공연을 가진다는 이야기가 여론화된 적이 있었지요.

워낙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로 무마하던 그들은 TOP4에 대한 이야기도 여전히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말로 허각의 단독 공연만이 있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어요. 하지만 뚜껑이 열리고 MAMA 공연의 중심은 허각이 아닌 존박임이 명확해졌지요.

레드카펫 중계에 공동 MC로 등장해 그 어떤 이들보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존박은 MAMA의 얼굴이었어요. 허각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잔뜩 긴장한 얼굴로 대기석에 앉아 공연을 보는 것이 전부인 상황에서 존박은 MC 데뷔와 함께 남은 TOP4의 강승윤과 장재인과 함께 합동 무대를 가지기도 했지요.

박봄의 '유 앤 아이'를 부르며 자연스럽게 그녀 앞에서 손을 내미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인 존박은 MAMA가 심혈을 기울여 부각시키고 싶은 단 하나의 존재였어요. 엠넷으로서는 허각이 어쩔 수 없는 우승자가 되었지만 그들 마음 속의 우승자는 영원히 존박임을 숨기지 않았지요.

존박이 가지고 있는 스타성이나 상품성은 '슈스케'가 만들어낸 최고라 해도 과언은 아니에요. 그렇기에 '슈스케2'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이들이 조작 논란을 이야기한 이유이기도 하지요. 여러상황과 정황상 누군가가 우승하기를 그토록 원하는 모습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보였기 때문이지요.

1회 우승자인 서인국이 2009 MAMA 무대에서 우승곡인 '부른다'를 홀로 부르고 백지영과 드라마 주제곡 '잊지 말아요'를 불렀어요. 여기에 배우인 쥬니와 댄스 퍼포먼스까지 보이며 '슈스케' 우승자에 대한 예우를 확실하게 보여주었지요.

이런 상황에서 2회 우승자인 허각은 자신의 우승곡도 아닌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삽입곡인 '지금 이 순간'을 2부 마무리 무대로 올라섰을 뿐이에요. 겨우 4분 정도의 무대에 올라서 노래를 부른 게 전부인 허각을 과연 우승자에 대한 예우라고 볼 수 있을까요?

시작 전부터 공동 MC로 전면에 나서고 디지털 음원 순위를 위해 멋진 무대를 독점한 존박은 엠넷에게는 우승자였었어요. 그들이 원하고 바라던 우승자는 존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허각에게 우승 트로피를 넘긴 것에 울분을 토했는지도 모르겠네요.

철저하게 우승자를 바보 만든 엠넷의 MAMA는 실리도 못 찾고 흥행도 실패한 최악의 시상식으로 기록될 듯하네요. 스스로 만든 원칙도 저버리고 철저하게 상업적인 마인드만 가지고 장사만 하려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진정성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예의도 보이지 않았어요.

'슈스케' 출연자들을 3월까지 계약을 묶어두고 돈벌이를 시키는 것도 모자라 자신들이 만든 원칙까지 저버리고 우승자를 홀대하는 모습에서 과연 무엇을 느낄 수 있을까요? 더욱 우승곡이 작년에 이어 또 다시 표절 논란이 일어서 MAMA 무대에 올리지 못했는지는 몰라도 최악의 시상식과 공연을 통해 허각을 초라한 우승자로 만든 엠넷은 반성해야만 해요. 최소한의 약속도 지킬줄 모르는 그들에게 무슨 기대를 할 수 있을까요?

엠넷이 MAMA를 통해 허각을 바보 만든 이유는 자신들은 인정할 수 없는 우승자에게 그 어떤 애정도 해택도 줄 수는 없다는 것은 아닌가요? 자신이 사랑하고 대중들이 선호하는 존박, 장재인, 강승윤만 있다면 허각 정도는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면 그들에게 '3회 슈퍼스타 K' 해야 할 이유도 없을 거에요.

광고로 도배된 그들만의 잔치에 자신들이 선호하는 이들과 협력 관계 가수들만 모아 놓고 시상식이라는 이름을 붙인 MAMA는 최악이었네요. 원칙과 소신, 공정성마저 사라진 MAMA는 존립 자체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의 논란 덩어리로 전락해 버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