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17. 07:04

지킬앤하이드 공식사과 SNS 관객은 양아치? 그들이 진짜 양아치인 이유

자신의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을 양아치에 봉이라고 하는 뮤지컬은 존재할 가치가 없습니다. 무슨 이유에서건 관객은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가치입니다. 그리고 뮤지컬 관람료가 엄청나가 높다는 점에서 큰마음을 먹고 공연을 보러간 관객들에게 양아치이고, 그저 돈 벌어주는 봉이라는 말을 아무렇게나 하는 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공연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자들의 입에서 관객들은 그저 봉이고 양아치라는 발언이 나올 정도면 그들은 더 이상 무대에 설 이유가 없는 존재들입니다. 자신들의 공연을 보러오는 팬들을 양아치에 자신들의 주머니를 든든하게 해주는 멍청한 봉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무대에 서는 것은 치욕이니 말입니다.

 

이런 발언들을 쏟아낸 이들은 뮤지컬에서 제법 널리 알려진 존재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논란으로 다가옵니다. 그들이 관객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런 식이었다는 말에 많은 이들은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엉망인 공연에 대한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일 생각은 하지 않고 비난에 대해 비난으로 일갈하는 이들의 심리는 무엇인지 그게 궁금할 정도입니다.

 

"심호흡 길게 하고 글을 쓴다. 지킬 역의 승우는 어제부터 심한 목감기에 걸렸다. 지킬&하이드 역은 노래와 대사가 고성이 많아 컨디션이 안 좋으면 몹시 우려스럽다. 어제 공연을 겨우 마친 뒤 물론, 늘 그렇듯 매니아들이 많이 모인다는 게시판 사이트에는 내 욕이 들끓었다. 뭐 괜찮았다. 배우가 살아야 나도 살 거 아닌가"

"어제 승우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오늘 그의 낮공연에 적용했다. '지금 이 순간'이라는 곡을 끝내고 그가 나를 쳐다봤다. 인터미션에 만나서 들었는데 '고마워서'라고 했다. 그런데 조승우가 '지금 이순간'을 부르고 너무 열받아서 원미솔을 째려봤다는 글이 오르며 조회수며 쌍욕 댓글이 폭주했다. 한 59개 댓글까진 봤는데 일일이 열거하고 싶진 않다. 이건 정말 웃기다 싶어 승우에게 보내줬는데 그의 반응 또한 전하고 싶지 않다"

 

문제의 발단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원미솔 음악감독이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 글에는 지킬 역의 조승우가 감기에 걸렸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뮤지컬이고, 이 바닥에서는 최고의 금액을 받는 조승우라는 점에서 그의 목감기는 큰 부담이었을 겁니다.

 

자주 있는 일이라며 자신을 향해 욕을 하는 것은 상관없다고 밝히면서도 배우에 대한 애정을 보인 것까지도 이상할 것은 없었습니다. 목감기로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조승우가 자신을 째려봤다는 글이 올라오며 쌍욕 댓글이 폭주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심정 고백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 공연을 하다보면 다양한 일들이 쏟아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이 글 속에서 논란이 될만 한 것들을 끄집어내기에는 대중들에게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뮤지컬을 지속적으로 봐왔고, 그날 공연의 분위기를 알지 못한다면 결코 언급하기 어려운 일이니 말이지요.

 

"욕하고 인신공격하는 관객은 관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작품을 즐길 줄도 모르는 그냥 양아치들이다. 자기네들은 모르겠지만 매출 올려주는 봉이기도 하다"

 

"뮤지컬 관객의 수준은 팬덤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다수가 미치면 소수는 제정신이 아니다"

 

논란은 원미솔 음악감독의 글에 달린 댓글들이었습니다. 원색적인 비난을 하며 관객들을 무시하는 이 글은 정상이라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욕하고 인신공격하는 관객은 관객이 아니라는 주장. 작품을 즐길 줄도 모르는 그저 양아치일 뿐이라는 주장 역시 같은 관객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도 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욕이나 하는 관객들은 양아치이고 자신들은 모르지만 그저 매출이나 올려주는 봉일 뿐이라는 주장에서도 황당하기도 합니다. 이 문제의 글들이 사실은 뮤지컬 관계자와 배우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관객들 사이에서 뜨거운 논란으로 이어진 것은 당연했습니다.

 

같은 관객인 듯 포장해 관객들을 비난하는 한심한 뮤지컬 관계자들은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이 논란이 커지며 직접 뮤지컬을 본 이들과 꾸준하게 뮤지컬을 봐왔던 이들 역시 문제를 지적하기 시작했습니다. 꾸준하게 문제점들을 비판받아 왔지만 전혀 고치려 하지 않더니, 욕을 했다는 이유로 발끈해 관객을 양아치라고 부르는 그들에 대한 비난은 당연합니다.

 

"원미솔 감독이 사적인 공간인 SNS에 공연 비판에 대한 해명 글을 올렸고 이에 지인들이 다소 자극적인 내용의 댓글을 남기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

"최근 SNS상에서 일부 스태프들의 예의에 어긋나는 지나친 표현으로 발생한 논란으로 인해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아껴주시는 많은 관객 분들께 커다란 걱정과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지킬 앤 하이드'를 공연하고 있는 오디 컴퍼니 관계자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원 감독이 사적인 공간에 올린 글이 논란이 되었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누구도 SNS를 사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습니다.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간에 올린 글이 사적인 글이라고 주장하는 것부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공연 관계자와 배우가 아닌 원 감독의 지인이 올린 글이라며 다소 자극적인 내용이 담기며 문제가 발생했다고 자체적으로 진단을 했습니다. 하지만 다소 자극적인 내용이 아니라 공연 문화계에 있는 자라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생각을 공개적으로 뱉어냈다는 점에서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공연업계에서 불만을 터트리는 관객들을 양아치라 부르고, 그런 자들은 그저 자신들의 돈이나 벌게 해주는 봉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위험한 발언인지 깨달아야만 합니다. 관객들이 아니라 그들이 진정한 양아치인 이유는 그들의 발언들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심한 자들이 공연 문화계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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