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23. 09:41

이효리 쌍용차 광고논란,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이효리가 쌍용자동차 해직 노동자들이 복직이 되면 비키니를 입고 춤이라도 추겠다는 말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법원에 의해 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난 후 그 높은 70m 굴뚝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는 그들을 향한 이효리의 발언은 많은 이들을 감동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이효리의 사회적 발언은 과거부터 꾸준하게 이어져 왔었습니다. 비록 그녀가 아이돌 출신 섹시한 가수라는 틀 속에 가둬져 있기는 했지만, 강한 카리스마 속에서 드러난 그녀의 발언들은 항상 화제가 되고는 했었습니다. 지독한 순간 그녀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었고, 현재의 이효리가 되었습니다.

 

동물 보호에 앞장서고, 육식을 버리고 제주로 들어가 자연과 함께 사는 이효리의 모습은 분명 신선하고 신기하기만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던 섹시 여가수 이효리가 농부의 모습으로 환하게 웃는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 맞지 않는 듯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녀의 삶은 많은 이들에게 큰 감흥으로 다가왔고, 현재의 삶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화제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모두의 예상과 다른 결혼. 그리고 제주도의 삶으로 그녀는 모두를 때로는 당혹스럽게 하고 행복하게 해주고는 했습니다. 방송 MC로 나서기도 했지만 그녀가 꿈꾸던 방송은 될 수 없었고, 다양한 논란만 제공한 채 씁쓸하게 막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과거의 이효리가 아닌 현재의 이효리의 성장통 속에서 방송 역시 성장의 중심에서 냉혹한 현실의 평가를 받을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지요. 이효리 블로그는 그녀의 일상을 많은 이들과 소통하기 위함이었지만, 왜곡된 시선은 그런 그녀의 모든 것을 뒤틀리게 만들었습니다. 아직 완전한 자아가 형성될 수 없는 미생인 상태에서 그녀에게 고승과 같은 특별한 철학을 가진 그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현실은 자연스럽게 괴리감을 만들 수밖에는 없었지요.

 

이효리 스스로도 밝혔듯 혼란과 혼동 속에서 그녀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질적인 자신의 모습과 대면하며 깊이 고민하고 풀어낼 수 있기 위해 노력하는 그녀는 그렇게 조금씩 자신이 누구인지를 바라보고 찾아가고 있는 진행형일 뿐이었습니다. 때로는 이효리를 보며 화가 나기도 하고, 그녀의 모습에 경탄하고 탄성을 내지르며 박수를 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바로 이효리를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효리를 다시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일이 최근 일어났습니다. 유기농 콩 재배 논란에서도 그녀의 발 빠른 대처와 악의적인 존재들의 이효리 죽이기는 자연스럽게 그녀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 아닌 사명감을 만들어냈듯, 이번 이효리의 발언은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다가왔습니다.

 

"쌍용에서 내년에 출시되는 신차 티볼리가 많이 팔려서 함께 일하던 직원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회사가 안정되고, 해고됐던 분들도 다시 복직되면 정말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티볼리 앞에서 비키니 입고 춤이라도 추고 싶다"

이효리는 자신의 SNS에 의외의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물론 그 의외라는 표현 속에 이효리를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도 포함된 결과라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못할 듯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SNS를 통해 쌍용자동차에서 내년 출시하는 신차 티볼리가 많이 팔리기를 기원하고 나섰습니다. 

 

특정 차가 많이 팔리기를 바라는 이 글은 잘못하면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글이었습니다. 노골적으로 특정 기업의 차량 판매를 돕자는 식으로 들릴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는 달랐습니다. 최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에 대해 헌재는 당연하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런 헌재의 황당한 판결에 불복한 노동자들은 70m 굴뚝에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관심조차 없었던 이 문제를 이효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다시 화두로 만들어냈습니다.


"밥을 먹고 하늘을 보고 SNS를 봤다. 눈을 의심했다. 이효리 씨였다"

쌍용차 해고노동자이자 현재 평택 공장 굴뚝에서 고공농성중인 이창극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기획실장은 자신의 SNS에 위와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고 관심을 가져주지 않던 자신들의 힘겨운 현실을 전혀 상상도 하지 않았던 이효리라는 인물이 언급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천박한 자본주의의 중심에 서 있던 연예인 이효리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해고를 다시 기억하게 하는 글을 올렸다는 사실에 자신의 눈까지 의심해야 했습니다. 전혀 관심이 없을 것이라 여겼던 이효리의 이런 발언은 고공농성 중인 그들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이 다가왔을 듯합니다.

 

부당하게 직장을 잃고 이 추운 겨울 70m 공중에서 복직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농성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 이효리의 이 발언은 그 무엇보다 뜨거운 응원이고 함성이었을 겁니다. 이효리는 자신의 SNS에 노동자들이 복직될 수만 있다면 자신은 무료로 광고 모델에 나서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어린 후배 걸그룹들도 함께 동참해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남겼습니다.  

 

우리가 애써 잊으려 했던 현실을 다시 일깨운 이효리. 어린 시절 지독한 가난에 큰돈을 벌고 싶다는 욕망만 가지고 살았다는 이효리. 그녀는 어린 시절 좌판을 하던 아버지가 쫓겨나고 힘겨워하는 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합니다. 이런 어린 시절의 기억은 현재의 이효리를 만들었습니다.

 

누구보다 부당하고 힘겨운 삶을 잘 이해하는 그녀가 이렇게 쌍용자동차 부당 해고자들을 위한 언급은 어쩌면 당연한 듯합니다. 그녀의 이런 발언은 큰 파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잊혀진 존재가 되었던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늘어가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이효리의 이 발언은 특별함으로 다가옵니다. 우리가 이효리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하나만으로도 충분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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