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27. 09:04

KBS 가요대축제와 SBS 가요대전 신해철 추모로 가른 확연한 차이

연말이 되며 다양한 시상식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방송에서도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로 다양한 시상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SBS를 시작으로 KBS가 금요일에 가요대축제라는 이름으로 한 해를 정리했습니다. MBC는 31일 마지막 날 가요대제전이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올 해 가요계는 고인이 된 신해철의 추모로 귀결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SBS 가요대전을 시작으로 KBS 가요대축제 역시 故 신해철 추모 공연을 준비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MBC가 고인의 추모 공연을 거부하거나 외면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2014 가요계 정리를 故 신해철에 대한 추모로 정리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SBS 가요대전은 시상식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산 나눠주기로 논란이 되면서 방송 3사는 가요시상식을 모두 폐지하고 하나의 축제로 만들어 진행해왔기 때문에 SBS 선택은 화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의 시상식은 과거의 논란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에서 다시 논란을 불러왔기에 성공보다는 실패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현재처럼 몇몇 아이돌 기획사에 편중된 상황에서 시상식은 모두 그들의 몫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시상식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편협한 시상으로 몰릴 수밖에는 없는 구조입니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현재의 구조상 그들에게 시상식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역설적으로 당연하니 말이지요.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모두 등장하는 축제는 이제는 찾아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과거처럼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함께 하는 축제는 존재하지 않고 오직 아이돌이 중심이 되는 연말 가요축제는 결국 아이돌 축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말 가요축제 역시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올 해라고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돌로 시작해 아이돌로 끝난 이번 행사는 당연하게도 방송 사고는 부록처럼 따라다녔습니다. 엉망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절할 정도로 시청자들이 민망할 정도로 방송 사고는 끊임없이 이어져 나왔습니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오직 방송을 통해서 보여 지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방송으로 보여 지는 것이 전부인 상황에서 엉망이 된 가요제는 시청자들에게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마이크가 엉망이 되고, 목소리가 겹치기도 하는 것도 모자라 카메라는 이상한 곳을 비추거나 하는 등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사고들이 연이어 터졌습니다. SBS만이 아니라 KBS까지도 이런 방송 사고에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런 방송 사고는 MBC라고 예외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가지 준비와 고민도 많겠지만 생방송이라는 특성상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이니 말이지요. 물론 단순한 생방송이 만든 결과라고만 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제작진들의 문제는 고질적인 모습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연말 가요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고인이 된 신해철에 대한 추모 공연이었습니다.

 

자연스럽고 당연하게도 故 신해철에 대한 추모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해주었습니다. 신해철의 어린 아들이 49재에서 누구보다 또박또박 힘차게 부르던 '민물장어의 꿈'은 많은 이들도 함께 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너무나 해맑게 그리고 잘 부르던 故 신해철 아들의 노래는 그의 죽음을 더욱 아프고 힘겹게 해주었습니다.

 

SBS는 故 신해철과 음악을 해왔던 넥스트 멤버들이 함께 추모식을 이끌었습니다. 새로운 보컬리스트인 이현섭이 무대에 올라 고인의 과거 목소리와 함께 한 고인을 추모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는 그를 더 이상 볼 수는 없지만 그의 목소리는 영원히 그의 음악과 함께 남겨질 테니 말이지요. 

 

KBS 역시 신해철 추모를 빼놓지 않았습니다. SBS와 다르게 그들은 아이돌 그룹들을 내세워 고인의 노래를 부르도록 했습니다. 이번에도 넥스트 멤버들이 함께 했지만 노래는 엑소와 인피니트, 비스트가 나눠 부르며 추모식을 대신했습니다. 아이돌 전성시대 그들을 위한 방송은 결국 그들만을 위한 방송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故 신해철을 위한 추모 방송이지만 추모라는 개념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아이돌들이 뛰어난 가창력을 보이고, 다양한 능력들을 보여주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현재의 대한민국 가요. 즉 케이팝이라고 부르는 가요계를 대표하는 이들이라는 점에서 선택 자체가 나쁘다고 볼 수는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 SBS와 동일하게 추모식을 준비할 수도 없었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 테니 말이지요.

 

문제는 아이돌이 품을 수 있는 그릇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이번 방송으로 명확했다는 사실입니다. 퍼포먼스가 주가 되는 그들에게 락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쉬운 게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아이돌 그룹들을 내세운 故 신해철 추모는 아쉬움으로 남기만 합니다.  

 

신해철 추모 공연으로 본 두 방송의 차이는 진정성이라는 측면이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물론 KBS 역시 진정성을 다해 고인을 추모했을 겁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두 방송은 록과 아이돌의 차이가 큰 결과로 다가왔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남은 것은 MBC이고, 그들 역시 고인이 된 신해철의 추모 공연을 준비하고 있을 겁니다. 과연 두 번의 사례를 통해 어떤 추모 공연을 준비하고 보여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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