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30. 08:20

MBC 방송연예대상 유재석 대상 수상 더욱 아름답게 만든 수상소감

유재석은 당연하게도 대상수상을 했습니다. MBC연예대상은 처음으로 대상수상자를 시청자가 직접 뽑도록 제도를 처음으로 시도했습니다. 시청자들이 뽑은 대상이라는 시도는 결과적으로 유재석의 대상만 확실하게 해줄 뿐이었습니다. 더욱 MBC에서 올 해 무한도전과 유재석을 제외하고는 상을 줄 것이 없었다는 점에서 너무나 당연했습니다. 

KBS에 이어 두 번째로 MBC 연예대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들의 시상식에는 상 남발이 이어졌고, 과연 시상식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호하게 할 정도였습니다. 자사 프로그램에 대한 한 해를 정리한다는 점에서 상을 남발하는 것조차 그들의 몫이겠지만 시청자들에게 이는 한심함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무한도전이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을 받고, 유재석이 대상을 받으며 이변은 없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MBC 예능이 전체적으로 저조한 상황에서 무도를 제외하고는 어디 내세울 수도 없었다는 점에서 MBC 연예대상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일요 예능들인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가 큰 성공을 거두며 다양한 재미들을 만들어냈지만 올 해는 두 프로그램들이 동반 하락하며 시상식마저 무기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들에게 이번에도 상은 남발되었지만 과연 무엇을 위한 상인지 모호하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대상 - 유재석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 ‘무한도전’
최우수상 뮤직-토크쇼 부문 - 김국진, 윤종신(황금어장-라디오스타)
최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 - 정준하(무한도전), 서경석(진짜 사나이)
우수상 뮤직-토크쇼 부문 규현(황금어장-라디오 스타), 박슬기(섹션TV 연예통신)
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 박건형(진짜 사나이), 전현무(나 혼자 산다), 라미란(진짜 사나이-여군특집), 홍진영(우리 결혼했어요) 
베스트 커플상 송재림, 김소은(우리 결혼했어요)
여자 신인상 유라(우리 결혼했어요), 혜리(진짜 사나이-여군특집) 
남자 신인상 송재림(우리 결혼했어요), 헨리(진짜 사나이) 
PD상 정웅인(아빠 어디가), 하하(무한도전) 
작가상 김태희 작가(황금어장-라디오스타) 
시청률상 ‘진짜 사나이-여군특집’
인기상 뮤직 토크쇼 부문 김소현, 지코, 민호(쇼! 음악중심)
인기상 버라이어티 부문 김성령(띠동갑내기 과외하기), 김광규(나 혼자 산다)
인기상 가수 부문 엑소
인기상 특별 부문 윤후, 정세윤, 임찬형, 안리환, 김민율(아빠 어디가)
라디오 신인상 써니(FM 데이트)
라디오 우수상 박준형, 정경미(2시만세), 정지영(오늘아침 정지영입니다)
라디오 최우수상 강석, 김혜영(싱글벙글쇼)
뉴스타상 강남, 육중완, 파비앙(나 혼자 산다), 임형준(진짜 사나이), 홍종현, 남궁민, 김소은(우리 결혼했어요)
특별상 MC 부문 김성주
특별상 버라이어티 부문 안정환(아빠 어디가), 홍은희(진짜 사나이-여군특집) 
특별상 뮤직-토크쇼 부문 김구라(세바퀴, 황금어장-라디오 스타)
특별상 가수 부문 씨스타, 케이윌
특별상 베스트 팀워크 부문 강남, 김광규, 김용건, 육중완, 이태곤, 전현무(나 혼자 산다)
우정상 김수로, 서경석, 샘 해밍턴(진짜 사나이)


숫자로 세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상들이 남발된 MBC 연예대상은 어수선하기만 했습니다. 지루할 수밖에 없는 시상식은 그저 그들을 위한 시상식이라는 확신만 하게 할 뿐이었습니다. 특별상이 남발되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들에게 골고루 상을 줘야한다는 강박증이 있는 듯 상을 남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모두를 실망시킬 수밖에는 없습니다.

 

수상자들을 보면 MBC 예능에 골고루 상을 나눠주겠다는 의지가 강력하게 보입니다. 어떻게든 상을 나눠주겠다는 그들의 의지는 역설적으로 시청자들에게는 고루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매년하는 시상식에 특별할 것도 없는 상 나눠주기는 이제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지요. 그나마 훈훈함을 만든 것은 유재석의 대상 소감이었습니다.

 

"정말 감사하다. 이틀 전에도 큰 상을 받았는데 오늘 또 받게 되서 뭐라 감사드릴지 모르겠다. 투표를 해주신 시청자여러분 감사드린다.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감사 인사를 드려야할 것 같다"

"'무한도전' 멤버들 중 명수 형, 준하 형. 늘 동생임에도 불구하고 귀 기울여주고 웃음을 책임져주는 두 형님이다. 내일모레 마흔인데도 불구하고 막내인 하하와 형돈이. 오랜 시간동안 늘 막내였던 두 동생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제작진 그리고 편집실에서 고생하는 조연출, 작가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저희들 무대 뒤에서 고생하시는 스태프들 많다.
높은 데 올라가면 더 높은 곳으로 낮은 곳에 가면 더 낮은 곳에 있는 스태프 분들 감사하다"

 

MBC에서만 다섯 번째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은 자신을 뽑아준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드린 후 많은 멤버들에 대한 감사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특별하게 감사를 드린 이들은 스태프들이었습니다. 무대 뒤에서 항상 고생하는 스태프들에 큰 감사를 드리는 유재석에게서 진정성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높은데 올라가면 더 높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가면 더 낮은 곳에 있는 것이 스태프라는 말은 당연하면서도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연예인들을 담기 위해 보다 힘든 곳에 있어야만 하는 스태프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연예대상이 단순히 출연한 연예인들만이 아닌 이런 스태프들을 위한 시상도 함께 이뤄지지 않는 것이 문제일 정도로 말이지요.

 

"김태호 PD도 말했지만 올 한 해 많은 일들이 있었다. 멤버였던 그녀석 그리고 그 전녀석. 이 두 명의 많은 시청자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리는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몇 차례 죄송하다는 이야기를 드렸지만 언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직접 두 친구가 시청자여러분께 사과를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우리는 크고 작은 실수를 하지만 잘못과 실수를 감추려하는 것이 더 많은 분들께 잘못과 실수하는 것이다. 시청자 여러분의 따끔한 충고를 수렴해 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안 나오고 당연히 없어지는 것이지만 사실 또 우리 예능의 뿌리는 코미디라고 생각하는데 아쉽게도 후배들 동료들이 함께 하지 못했다. 제가 오지랖 넓은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더 꿈을 꾸고 무대가 필요한 후배들에게 다시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은 생각이 든다"

"아울러 '무한도전'을 촬영하며 많은 것을 느낀다. 저와 우리 멤버들의 인생을 바꿔준 프로그램이다. 많은 것을 배우고 반성하고 깨닫고 있다. 우리들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으로 만들어진 것인가 깨닫고 있다. 시청자 여러분이 언제까지 허락해주실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인생을 걸고 큰 웃음을 드리겠다. 최선을 다하는 무한도전 기대해 달라"

유재석을 더욱 유재석답게 만든 것은 그의 대상 수상소감이었습니다. 대상 수상소감이라는 것이 다들 그렇고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유재석은 역시 유재석이었습니다. 노홍철과 길을 그녀석과 그 전녀석이라는 용어로 부르며 그들의 잘못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시청자들에 대한 사과와 함께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두 친구들이 시청자들에게 직접 사과를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말로 오랜 시간 함께 했던 그들에 대한 배려를 하는 유재석의 모습 역시 유재석다웠습니다. 죄는 미워도 사람까지 미워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유재석의 쉽지 않은 이런 바람은 철없는 노홍철과 길을 다시 떠올리게 했습니다.

 

대상수상소감에서 최고 하이라이트는 바로 후배들에 대한 애정이었습니다. 올해 MBC는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많은 프로그램들을 강제 폐지하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는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예능의 근간이자 뿌리가 되어야 할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이 폐지된 상황에서 연말 시상식에서 비 코미디언들이 거의 대부분 수상자가 된 현실은 MBC의 큰 문제로 남겨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유재석이 지적을 했듯, 예능의 뿌리는 코미디라고 생각하는데 아쉽게도 그들이 함께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습니다. 시청률이 안 나오면 당연히 없어질 수밖에는 없겠지만, 그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유재석의 바람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유재석은 평소에도 후배들을 아끼기로 유명한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어린 후배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고 먼저 와서 인사를 할 정도로 유재석의 후배 사랑은 유명하기도 합니다. 한 번 맺은 인연은 소중하게 생각하고 챙기고 아끼는 유재석에게 이번 연예대상 시상식은 그 어느 때보다 안타까웠을 겁니다.

 

유재석의 말처럼 KBS와 달리, 정통 코미디의 몰락은 2015년 MBC가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되었습니다. 유재석은 KBS에 이어 MBC에서도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제 SBS 연예대상 하나가 남은 상황에서 과연 유재석의 트리플크라운이 가능한지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가고 있습니다. 후배에 대한 애틋함을 보인 유재석의 대상소감은 여전한 MBC 연예대상에 유일한 볼거리였습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면 공감을 꾸욱 눌러 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