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31. 15:14

최민수 세월호 수상거부, 세월호 참사 잊지 않은 그가 고마운 이유

최민수의 2014 MBC 연기대상 수상거부가 큰 반향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그가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은 채 백진희에게 문자를 보낸 수상소감은 우리 시대 진정한 시대정신을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방송 중 이 수상소감을 대신했던 백진희는 최민수의 본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사과를 하며 오열을 했다고 합니다.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것은 연예인들에게는 소중한 기억이자 중요한 가치로 다가옵니다. 수상내역이 곧 그들의 출연료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수상은 곧 직장인들에게는 승진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점에서 수상거부는 큰 결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14 MBC 연기대상은 보신 분들이나 이후 기사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왔다 장보리'를 위한 시상식이었습니다. 주요 상을 싹쓸이 한 그 드라마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곧 수상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견을 없을 듯합니다. 당연히 대상을 받은 이유리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해야만 했지만, 최민수의 수상거부로 인해 정작 대상 수상자에 대한 관심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최민수가 수상을 거부한다는 이야기는 시상식이 있기 전 이미 언급되었습니다. 하지만 왜 수상을 거부하는지에 대해서는 설왕설래가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은 과거 기행을 일삼던 최민수가 다시 한 번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드러난 그 내용은 많은 이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로 이어지게 했습니다.

 

"다른 때도 아니고 요즘은 제가 법을 집행하는 검사로 살고 있기 때문에, 뭐 잘한 게 있어야 상을 받죠. 그죠? 해서 죄송스럽지만 이 수상을 정중히 거부하려고 한다"

"아직도 차가운 바다 깊숙이 갇혀있는 양~심과 희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나 할까요? 법과 상식이 무너지고 진실과 양심이 박제된 이 시대에 말입니다"


백진희가 대리수상을 하면서 최민수가 급하게 보낸 소감문을 대신 읽어주기는 했지만 방송에서 나온 내용은 형편없었습니다. 휴대폰에 담긴 글을 그대로 읽었으면 좋았겠지만, 시상식에서 그럴 수 없다는 판단에 없는 시간에 옮겨 적다 중요한 내용들을 모두 놓친 백진희의 수상소감은 주객전도나 다름없었습니다. 

 

백진희는 앞부분만 급하게 적어 제대로 내용들을 전달하지 못하며 혼선을 빚었습니다. 진행을 하던 신동엽의 농담까지도 그 내용이 모두 공개된 후에는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최민수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바로 뒷부분에 모두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차가운 바다 깊숙이 갇혀있는 양심과 희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는 문구는 바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상황에서 시상식에 나가 상을 받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 누구도 연말 시상식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이야기가 최악의 방송으로 전락한 MBC 연말 시상식에서 언급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합니다.

 

백진희는 시상식 후 직접 최민수에 전화를 걸어 제대로 의사를 전달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그녀의 실수는 결국 MBC를 살렸지만 진심이 제대로 방송을 타지 못한 것은 우리에게는 안타까움으로 남습니다. 물론 최민수가 직접 시상식에 등장해 직접 이를 언급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시상식 자체를 거부한 상황에서 이마저도 충분히 감사할 일로 다가옵니다.

세월호 참사는 여전히 실종자들이 배 안에 갇힌 채 정부는 종료시켰습니다. 배를 건조하는 일마저도 돈이 많이 든다며 하지 말자는 여당 의원이 나올 정도로 이 나라는 정상이 아니지요. 이런 상황에서 검사 역할로 연기를 하고 있는 최민수가 자신의 역할을 빗대어 상을 받을 짓도 못했다는 이야기는 통쾌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법과 상식이 무너지고, 진실과 양심이 박제된 이 시대에 연말 시상식에 나서 환하게 웃을 수는 없다는 최민수의 발언은 2014년을 보내는 이 시점 가장 중요한 말이 되었습니다. 모두가 최민수가 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연말 시상식에 참여한 이들까지 비난할 수는 없겠지만, 최민수가 잊지 않고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언급을 해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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