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1. 08:16

KBS 연기대상 수상자 유동근 대상에 이견이 없는 이유

유동근이 세 번째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물론 이번 2014 KBS 연기대상에서도 수많은 상들이 쏟아졌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힐러'에 상을 몰아주는 것은 철저하게 시청률 올리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볼 수밖에는 없습니다. 

2014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유동근은 당연한 수상이라는 점에서 이견이 있을 수 없어 보입니다. 드라마 '정도전'과 '가족끼리 왜이래'에 출연하면서 그 연기력을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검증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유동근이 보여준 이 탄탄한 연기력은 연기란 무엇인지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하나의 좋은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시상식이 열리기 전에도 대상 수상은 '유동근vs유동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유동근이 보여준 연기는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유동근을 그나마 위협했던 인물은 함께 '정도전'에 출연했었던 조재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대상-유동근(정도전)
최우수 연기상 여자-김현주(가족끼리 왜이래)
최우수 연기상 남자-조재현(정도전)
작가상-정현민(정도전), 강은경(가족끼리 왜이래)
우수 연기상 장편드라마 여자-김지호(참 좋은 시절)
우수 연기상 장편드라마 남자-박영규(정도전), 김상경(가족끼리 왜이래)
우수 연기상 중편드라마 여자-남상미(조선총잡이), 박민영(힐러)
우수 연기상 중편드라마 남자-이준기(조선총잡이)
우수 연기상 미니시리즈 여자-정유미(연애의 발견)
우수 연기상 미니시리즈 남자-문정혁(연애의 발견)
우수 연기상 일일극 여자-최윤영(고양이는 있다), 신소율(달콤한 비밀)
우수 연기상 일일극 남자-최재성(일편단심 민들레)
베스트커플상-김상경·김현주(가족끼리 왜이래), 이준기·남상미(조선총잡이), 문정혁·정유미(연애의 발견), 박형식·남지현(가족끼리 왜이래), 지창욱·박민영(힐러)
공로상-故김자옥
방송3사 드라마PD가 뽑은 연기자상-조재현(정도전)
인기상 여자-이다희(빅맨), 정은지(트로트의 연인)
인기상 남자-주원(내일도 칸타빌레), 지창욱(힐러)
신인 연기상 여자-김슬기(연애의 발견), 남지현(가족끼리 왜이래)
신인 연기상 남자-서인국(왕의 얼굴), 박형식(가족끼리 왜이래)
네티즌상-문정혁, 정유미(연애의 발견)
조연상 여자-이채영(뻐꾸기둥지), 한은정(골든크로스, 아이언맨)
조연상 남자-신성록(왕의 얼굴, 트로트의 연인)
단막극상 여자-김소현(드라마스페셜 다르게 운다)
단막극상 남자-조달환(드라마스페셜 추한사랑)
청소년 연기상 여자-안서현(일편단심 민들레, 드라마스페셜), 홍화리(참 좋은 시절)
청소년 연기상 남자-곽동연(감격시대, 드라마스페셜)


2014 KBS 연기대상에서 '정도전'은 주요 상들을 받으며 올 한 해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만큼 좋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를 명확하게 보여준 '정도전'은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실제 정치판에 있었던 작가의 섬세한 표현은 자연스럽게 많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동근은 재미있게도 세 번의 대상 모두를 사극에서 받는 기록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유동근은 지난 1997년 태종 이방원 역으로 열연했던 '용의 눈물'로 첫 번째 대상을 받았습니다. 2002년에는 흥선대원군 역을 맡았던 '명성황후'로 다시 한 번 대상을 수상하며 유동근은 곧 사극이라는 등식을 만들어내기도 했었습니다.

 

젊은 배우들이 쏟아지고 중년의 연기자들이 점점 사라지는 상황에서 유동근의 대상 수상은 여러 측면에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12년이 흘러 유동근은 다시 태조 이성계 역을 맡은 '정도전'으로 세 번째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방원과 흥선대원군, 그리고 이성계 등 역사적 인물로 만들어낸 유동근의 연기는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유동근의 수상소감 중에 "살림살이가 어렵다"는 말은 현재의 방송 환경을 잘 대변해주는 내용이었습니다. 케이블 드라마가 약진을 하면서 과거 가졌던 지상파의 우월함은 사라져가고 있지요. 그런 점에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드라마를 제작하는 환경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유동근의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유동근과 조재현이라는 연기력 갑이라는 최강의 연기자들의 수상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수상으로 다가왔지만, 현재 방송 중인 '힐러'에 상을 수여하는 것은 문제라고 보입니다. 아직 끝나지도 않았고 절반도 지나지 않은 드라마에 상을 돌아가는 것은 이상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지요.

 

박민영이 우수 연기상을 수상했고, 지창욱과 함께 베스트 커플상을 받는 등 2관왕에 오르는 것이 과연 정상일까 하는 의문이 들게 합니다. 그 연기력과 수상을 이어주는 지표를 찾기에는 드라마는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드라마가 끝난 후 평가를 받는 것이 정상일 텐데 그런 점에서 '힐러'에 대한 수상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베스트 커플상의 경우 다섯 작품에 무더기 수상을 하면서 받는 이들도 당황스럽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이준기가 간만에 상을 받는 것이 반갑고 좋게 다가오기는 했지만, 너무 많은 팀들의 공동수상으로 인해 아쉬움은 더욱 커지기만 합니다. 물론 이준기가 우수 연기상까지 받으며 그동안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었다는 것은 반갑기는 했지만, 상을 남발하는 문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옥에 티가 될 듯합니다.

 

많은 상들이 넘쳐나는 연말 시상식. KBS의 연기대상 역시 이런 흐름을 거스르지는 못했습니다. 많은 드라마에 상들을 나눠주기 위해 열심인 상황에서도 유동근의 대상 수상은 그나마 최악의 시상식이라는 비난을 피해갈 수 있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2015년에는 '정도전' 같은 드라마가 다시 탄생하고 그 안에서 진정한 연기 대가들의 연기 대결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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