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4. 16:35

장수원 미생물 정말 실패한 패러디일까?

로봇 연기의 창시자인 장수원이 등장한 '미생물'이 첫 방송을 했습니다. 워낙 유명했던 '미생'의 패러디 드라마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고 첫 방송이 된 후 의견들은 극단적으로 나뉘기 시작했습니다. 

 

패러디 특유의 재미가 있었다는 이들과 최악이라는 평가가 함께 이어졌습니다. 엇갈리는 평가들 속에서도 장수원에 대한 호감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첫 방송은 흥미로웠습니다. tvN의 개그맨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미생물'은 철저한 그 틀 속에서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

 

'SNL 코리아'에서 맹활약을 했던 백승룡 피디가 장수원과 손을 잡고 엄청난 성공을 거둔 '미생'을 패러디한다는 소식은 장안의 화제였습니다. 'SNL 코리아'를 한 번이라도 보신 분들이라면 그 안에 가득한 패러디의 재미를 모두가 알고 있을 테니 말이지요.

 

2014년 최고의 드라마라는 찬사가 쏟아진 '미생' 원작과 'SNL 코리아' 그리고 장수원이라는 조합은 최고로 다가왔습니다. '미생'이라는 이미 익숙한 원작 속에 장수원이라는 특화된 존재감, 그리고 패러디의 참맛을 보인 제작진까지 이 모든 것은 또 다른 의미의 최고였습니다.

 

장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tvN의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개그맨들이었습니다. 장도연, 황제성, 이용진, 황현희, 이진호, 박나래, 이세영, 정성호, 유상무 등 tvN을 대표하는 개그맨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워낙 농익은 개그감을 보이고 있는 그들이라는 점에서 어떤 패러디로 다가올지 기대는 컸습니다. 결론적으로 다양한 것을 취합한 패러디는 어느 순간 길을 잃은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코믹 패러디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기대감과 첫 방송은 큰 차이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생'이 끝난 직후 방송된 상황에서 여운은 오히려 패러디는 독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코미디 빅리그'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는 극중에 등장하는 패러디 코드를 이해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인물이 철저하게 '미생'을 향해있지만 그들이 보인 행동은 '코미디 빅리그'에서 그들이 보여주었던 캐릭터와 동일했기 때문이지요. 유상무와 장도연, 이진호와 박나래라는 조합은 '코미디 빅리그' 프로그램에 출연한 캐미를 적절하게 비틀기를 해서 만든 재미였습니다.


'코미디 빅리그'에 출연하고 있는 이들이 보여주는 캐미는 이를 재미있게 보지 않은 이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강했습니다. 이런 문제는 결국 많은 시청자들에게 의아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코미디 빅리그'를 보신 분들이라면 '미생'을 패러디하면서 '코빅'에서 나왔던 이들을 비틀어 재미를 극대화한 장면은 그 어떤 재미가 아닌 어설픔으로 다가왔을 수 있을 테니 말이지요.  

 

로봇 연기의 달인이라는 장수원이지만, 의외로 연기를 잘한다는 담당 피디의 우려는 현실이 되기도 했습니다. 분명 장수원의 연기는 정극 연기를 하는 연기자들과는 차원이 다르게 못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로봇 연기의 정수를 보여주지는 못한 듯했습니다. 의외로 농익은 연기는 장수원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듯해서 아쉬웠기 때문이지요.

 

오민석, 전석호, 최귀화 등 실제 '미생'에 출연했던 대리들이 출연하며 패러디 특유의 재미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들의 출연은 '미생'과 '미생물'이 하나로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지요. 아직 전부가 나오지 않아 아쉽기는 하지만, 그들이 '미생'에서 보여주었던 특징들이 제대로 드러나며 패러디의 재미를 취하게 했습니다.

 

유세윤이 특별출연해서 '나쁜 녀석들'의 오구탁 연기를 하는 과정도 조금은 뜬금없어 보이기는 했지만, 철저하게 CJ 계열사의 드라마를 패러디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는 흥미로웠습니다. 이런 복합적인 행위로 인해 이들 드라마를 좋아했던 이들에게는 최고의 선물과 같은 패러디물이 되었고,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모호한 혼돈이었던 듯합니다.  

 

'미생물'은 '미생'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미생'을 기반으로 한 패러디이지만 철저하게 코미디에 방점을 찍은 코믹 드라마입니다. 그런 점에서 '미생물'은 결코 실패한 패러디는 아닐 겁니다. 장수원에 대한 기대감이 보다 인간적인 로봇으로 변해 아쉬웠을 수는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장수원은 역시 특화된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남은 한 회에서 '미생물'은 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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