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 14:19

카라 기무치 발언, 소속사는 잘못이 없는가?

한국과 일본에서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카라가 해서는 안 되는 말실수로 논란이 일고 있네요. 그들이 처음이라면 잘 몰라서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얼마전 소녀시대 제시카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이 되었던 것을 상기해 보면 그녀들의 이번 발언은 답답하네요.

반복된 실수는 왜 고쳐지지 않는가?




김치의 전 세계 표준어는 '김치'이지요. 일본에서 우리의 김치를 특허를 내기 위해 만들어낸 명칭이 '기무치'라는 사실은 이젠 다들 알고 있는 진실 아닌가요? 더욱 한일 간의 관계가 여전히 냉랭한 상황에서 일본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걸 그룹이 대견하지만 이런 실수는 웃고 넘어가기는 힘드네요.

문제의 발언은 지난 30일 방송된 일본의 NTV에서 방송 된 '식신 보이즈 오이시'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카라의 한승연이 김치를 일본식 발음인 '기무치'로 발언한 것이 문제가 되었어요. 더욱 김밥을 '노리마키'로, 불고기를 '야키니쿠'로 발음함으로서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잘못된 일본 발언 3종 세트를 모두 해내며 네티즌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네요.

개인적으로 카라를 무척이나 좋아했기에 부적절한 그녀의 발언은 아쉽기만 하네요. 분명 사전 녹화에 들어가기 전에 논의가 있었을 게 분명하고 소속사에서도 충분히 검토된 내용이었을 가능성이 높기에 더욱 아쉽기만 하네요. 

'식신 보이즈 오이시'는 일본에서 제작해 방송된 게 아니라 카라를 찾아 한국으로 건너와 방송을 제작했다고 하죠. 그런 만큼 사전 방송과 관련한 큐시트는 사전에 전달이 되었을 테고 그 내용 중에 어떤 질문들이 오갈지에 대한 사전 논의는 이뤄졌을 거에요. 

소속사에서 일본과 관련되어 무척이나 민감한 국내 상황을 알면서도 이를 제대로 지적하거나 교육시키지 못한 것에 대해 충분한 답변이 있어야 할 거에요. 생방송에서 갑자기 나온 발언이라면 어쩔 수가 없다고 하겠지만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고 논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을 부추긴 것은 소속사의 잘못이 크다고 볼 수 있어요.  

물론, 카라 멤버들 역시 일본과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치지 못한 것은 잘못이에요. 그런 논란 자체를 알지 못했거나 논란으로 보지 않았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우리의 음식을 우리 발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잘못된 사대주의일 뿐이에요.

우리의 문화에 대한 자긍심은 다른데서 나오는 것은 아니에요. 이런 사소한 것에서부터 실천하고 알리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되지요. 더욱 대중스타들의 경우 일반인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존재들이기에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중요하게 다가갈 수밖에는 없어요.

카라나 소녀시대가 김치를 '기무치'가 아닌, 정확한 발음으로 '김치'라고 불러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효과가 있는지 정말 모르는 것일까요? 남의 문화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에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낸 단어를 굳이 사용해야만 할 정도로 일본 진출이 시급하고 궁색한 것인가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타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만큼 자국의 문화에 대한 자궁심이 없다면 아무리 유명한 가수가 된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걸 그룹 뿐 아니라 일본 진출을 고민하고 실제 준비하는 기획사들은 최소한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해서만큼은 사전 교육을 철저하게 해야 해요. 그저 일본어를 능숙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지 못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지요.  

그저 노래와 춤 연습만 시켜서 외국으로 보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우리의 문화와 자신들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의 문화에 대해 알려는 노력 정도는 있어야 할 거에요. 당연히 소속사에서 사전에 철저한 점검을 통해 논란이 될 만한 내용들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정규교육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연습생 시절을 겪으며 철저하게 기계처럼 자라온 그들에게 소속사에서 철저한 교육을 시키지 않으면 바보가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은게 우리나라 아이돌의 현주소임을 잊어서는 안 되지요.

말도 안 되는 불필요한 논란은 카라가 마지막이기를 바라네요. 김치는 '기무치'가 주는 일본식 발음 이상의 역사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지 못한다면 그들이 아무리 일본 시장 공략에 성공한다 한들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만 해요. 소속사 역시 그저 돈벌이에만 급급해 하지 말고 그들이 곧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이라는 점을 인식해서 철저한 준비가 이뤄져야만 할 거에요. 어설픈 장사논리로 문화를 이야기하면 항상 문제가 생길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