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14. 09:27

손담비, 표절과 MR 논란에도 당당한 이유

제 2의 이효리라는 손담비의 등장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는 없었죠. 당연하게 방송 3사 음악방송에 특별한 복귀 무대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귀환을 알렸어요. 여전히 그대로인 미모와 트렌디를 대변하는 곡은 쉽게 중독될 수밖에 없도록 해주었죠.

손담비이기에 당당할 수 있다?



이젠 대다수가 예상했듯 표절 논란이 일기 시작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곡들의 어느 부분이 똑같다는 제보는 이내 인터넷을 뒤덮고 과연 이게 표절인지 아닌지에 대한 공방이 한창이네요. 등장과 함께 논란이 되었던 것은 뮤직비디오가 사이파이에서 방영되었던 2부작 드라마 '앨리스'의 장면을 그대로 차용했다는 논란이었죠.

누가 봐도 표절이 분명한 이 장면은 곧바로 제작사에서 뮤비 감독과 상의해 문제가 있는 부분을 삭제하는 선에서 정리를 했지요. 뮤직비디오 감독의 책임 논란은 더 이상 없는 것인지 준비를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걸 표절하는 세상이라 이 정도는 애교인가요?

뒤이어 터진 것은 손담비의 대표곡인 '퀸'에 대한 표절 논란이에요. 우선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엄청난 인기를 끌었었던 케샤의 '틱 톡'과 무척 유사하다는 의견을 시작으로, 호주 섹시 가수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의 'love at first sight(1888)', 힐러리 더프(Hilary Duff)의 'wake up(2005)',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의 'Permanent December(2010)까지 곡 하나의 다양한 곡들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짜 집기 곡이 아니냐는 혹평이 이어지고 있어요.

네티즌들이 거론한 곡들을 듣다보면 부분부분 유사한 점을 찾을 수 있죠. 이후 표절에 관련된 부분은 전문가들이 문제를 재기해야겠지만 표절 심의에 걸릴 정도가 아닌 절묘한 타이밍은 표절의심이 가기는 하지만 표절이라 말할 수 없는 발전하는 표절 곡의 새로운 버전을 듣는 듯도 하네요.

이어서 예고된 순서처럼 등장했던 것은 가수들의 가창력을 판단한다는 MR(Music Recored tape)제거 영상이에요. 다들 알고 계시듯 MR이란 가수의 노래 중 반주 음악만 녹음된 테이프를 말하는 거죠. 이런 반주 음악을 빼버리고 노래한 가수의 목소리만 듣게 되면 어느 정도 노래를 하는지 알 수 있기에 많은 이들이 이 방법을 통해 가수들의 가창력을 평가하곤 하죠.

많은 분들이 들어 보았듯 손담비는 가수가 아닌 퍼포머임이 분명함만 알려주는 민망한 MR제거였죠. 비주얼에 무척이나 신경을 썼지만 정작 노래에 대한 준비는 소홀했음이 잘 드러났어요. 그렇다고 손담비에게만 모든 죄를 뒤 짚어 씌울 수는 없죠.






* 곡을 듣고 표절인지 아닌지는 각자가 판단할 문제일거 같네요.

다른 퍼포머들의 노래를 들어봐도 대동소이할 뿐이니 말이죠. 빅마마나 다른 노래만으로 승부하는 가수들과 퍼포머들을 같은 잣대에 올려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음이니 말이죠. 그런 식의 비교라면 퍼포머들은 할 말이 많아지죠. 노래만 못할 뿐 외모나 춤 등 뒤지는 게 뭐가 있냐고 말이죠.

우리에게는 가수와 퍼포머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되죠. 그걸 망각하는 순간 퍼포머에게 뛰어난 가창력을 종용하게 되고 가창력을 갖추며 매력적인 몸매와 뛰어난 얼굴을 요구하게 되지요. 그 모든 것을 갖춘다면 최고의 뮤지션이 되겠지만 그건 팬들의 욕심일 뿐이죠.

누가 이효리를 가수라고 부르나요. 퍼포머라고 부르지. 손담비를 왜 제 2의 이효리라고 이야기를 하겠어요. 유사한 점들이 많기 때문이지요. 아무리 표절 논란을 이야기하고 황당한 노래 솜씨를 탓해도 음원 1위를 다툴 정도로 인기죠. 우리나라에서는 표절은 이젠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면 표절을 해도 자기가 듣기만 좋으면 상관없다는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있는지도 모르죠.






* 화제가 되었었던 표절 논란 곡들을 모은 동영상이에요. 이 역시 판단은 각자의 몫이죠.


손담비가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이미 선배들이 그런 상황들을 만들어놨기 때문이죠. 표절 논란 속에서도 모르쇠로 일관하다 활동을 끝나는 시점, 자신을 옹호하는 팬 카페에 슬쩍 표절 논란을 시인함으로서 모든 면죄부를 받은 이효리의 경우는 앞으로 표절 논란에 대처하는 하나의 기본이 될거 같아요.

새로운 음반을 발매하고 한두 달 안에 모든 것이 승부 나는 퍼포머들에게 그 정도 시간이면 자신들이 올릴 수 있는 모든 수익을 거둬들이기에 논란이 일어도 꿋꿋하게 활동하고 마지막까지 자신을 옹호하는 열성 신도들에게만 잘하면 하나의 패턴으로 영원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셈이죠.

몇몇 열성 팬들이 왜 이효리만 가지고 그러냐고 하는데 그녀는 이번 앨범에 프로듀서를 맡은 인물이에요. 표절 논란이 일면 가장 먼저 작곡가, 그 다음이 프로듀서, 가수, 제작사 순서로 책임이 돌아가는 상황에서 작곡가를 고소한다고 자신의 과오를 묻을 수는 없는 것이죠.

고소 드립만 할 뿐 문제의 작곡가는 어디로 사라진지 알 수도 없고 자연스럽게 사건이 묻히기만을 기다리는 행태는 많은 퍼포머들에게는 귀감이 되는 것이죠. 더욱 어떤 논란에도 그들의 음악을 소비해주는 소비자가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에서 표절은 당연한 것일 뿐이네요.

최근엔 과거 표절로 합의금까지 물어주었던 엠씨 몽의 신곡인 '죽을만큼 아파서'가 팝페라 임형주의 '쾌걸춘향'OST 곡 중 하나인 '행복하길 바래'을 표절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지요. 누군가 곡을 내놓으면 표절인지 아닌지 부터 살펴야 하는 상황은 많은 이들을 지겹게 만드네요. 이런 사건들이 벌어졌을 때 일벌백계가 아닌 옹호론이 득세를 하니 표절이 근절될 수가 없는 것이죠. 

그 어떤 논란이 일고 문제가 생겨도 손담비의 신곡 활동은 멈추지 않을 거에요. 설사 그녀의 '퀸'이 표절로 판명이 난다해도 앨범 활동을 마감할 때 쯤 팬 카페에 '표절 인정' 글만 하나 올리면 그녀에게도 면죄부가 내려질 것이기에 두려울 것도 없지요.

소비자들에게 음악 도둑질 하지 말고 돈 내고 다운 받으라는 그들은 과연 소비자들에게 떳떳하게 노래를 팔고 있는지 의심스럽네요. 손담비 논란은 다시 한 번 우리 사회의 표절에 대해 생각하게 해요. 결코 사라지지 않을 표절은 그렇게 다시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를 꿈꾸고 있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