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4. 09:24

펀치 김래원 언제부터 이렇게 대단한 배우였나?

권력 암투가 진지하고 복잡하게 이어지는 드라마 '펀치'에서 김래원의 존재감은 점점 강력해집니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주인공 박정환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김래원의 존재감은 점점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현재 개봉중인 영화 '강남 1970'에서도 매력이 폭발하더니, 드라마 '펀치'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펀치'는 사실 쉽지 않은 드라마입니다. 검찰을 중심으로 권력 암투를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적으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드라마이니 말입니다. 그 흔한 삼각관계도 등장하지 않는 드라마는 국내에서 쉽게 적응하기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매 회 권력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농도 깊은 이야기가 쏟아진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이 쉽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집중하고 봐도 그들의 관계들을 이해하고 드라마가 던지는 재미를 그대로 느끼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요. 가벼운 드라마가 일상이고, 복잡한 러브라인이 흥미를 이끄는 주요 원인이라는 점에서 '펀치'는 이런 요즘의 추세와는 전혀 다른게 사실이지요.

 

부정을 앞세워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던 '추적자'의 작가인 박경수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추적자'에 이어 재벌가의 문제를 다뤘던 '황금의 제국', 그리고 검찰과 정치권력을 다룬 '펀치'까지 그가 다루는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그나마 가장 시청자들이 쉽게 볼 수 있었던 것이 '추적자'였다는 점에서 '펀치'는 어렵기만 합니다.

 

비리 검찰인 정환이 더욱 부패한 이태준을 검찰 총장으로 만들고 그 뒤를 자신이 이어가려 했습니다. 모든 것은 그의 의지와 뜻대로 모두 이뤘습니다. 세상 무서울 것 없었던 박정환에게 찾아온 위기는 최악이었습니다. 뇌종양 말기로 시한부 삶을 통보받은 박정환의 위기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힘겹게 살아야 했던 정환. 전교 1등을 하고 좋은 실력을 가지고도 돈이 없어 유명 대학을 가지 못했던 정환은 오직 노력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악바리처럼 고생하며 검사가 되고 대표로 '검사 선서'까지 한 박정환은 유능한 검사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조강재에 의해 이태준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태준을 만나기 전까지 정환은 강직하다고 알려진 윤지숙의 밑에서 일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강직한 검사로 모두에게 존경받는 존재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존경하던 윤지숙의 배신은 그를 이태준의 편에 서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가진 윤지숙처럼 되고 싶었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현실 속에서 찾은 정환의 선택은 악수였습니다. 가진 것 없이 현재의 자리에 오른 이태준은 모든 부정부패의 종합선물 같은 존재였습니다. 이태준은 검찰의 수치라고 불릴 정도로 비난을 받는 존재였습니다.

 

정환이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이태준을 선택한 것은 어차피 더러운 바닥에서 자신을 챙길 수 있는 방법은 이태준식 처세술이라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마지막 고지까지 오른 순간 시한부 인생을 통보받고 믿었던 이태준에게까지 버림을 받은 박정환의 복수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복수를 다짐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이태준과 윤지숙을 공격하기 시작하지만, 그들을 바로 무너트리기 쉽지 않았습니다. 넘어트리면 바로 일어나고, 밀어도 다시 바로 서는 그들은 좀처럼 무너트릴 수 없는 존재로 다가올 뿐이었습니다. 아무리 공격을 해도 방어를 하는 이들에게 마지막 공격을 하는 정환은 신의 한 수를 생각해 냈습니다.

 

이태준의 비자금 270억의 단서를 추적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인 유치원 버스 기사 아내를 통해 조강재를 잡는데 성공합니다. 조강재를 통해 이강재를 무너트리려던 정환의 복수는 다시 한 번 벽에 막히고 맙니다. 윤지숙과 이태준이 합세해 조강재를 뒤로 빼돌린 상황에서 방법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상황에서 정환은 조서를 받던 조강재의 녹화 10분을 지워버리는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모든 공격을 막아내며 더욱 강력해지는 적을 이기기 위한 마지막 한 수는 그들을 무너트리는 가장 좋은 수가 되었습니다. 그들 스스로 의심을 하게 만들고 그렇게 궁지에 몰린 조강재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그들을 무너트리려는 정환의 한 수는 완벽하게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보면 볼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는 드라마가 바로 '펀치'입니다. 진입장벽에 높아 처음 들어서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이야기를 쭈욱 따라가다 보면 반전에 반전을 이어가는 이 드라마는 최고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를 볼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일등공신은 역시 주인공 박정환 역할을 맡은 김래원의 힘이었습니다.

 

'옥탑방 고양이'를 통해 스타가 된 김래원은 많은 이들에게 분노하는 사진 하나가 강력한 기억에 남겨져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눈물 콧물을 흘리며 분노하는 김래원의 이 역대급 사진은 그를 상징하는 모든 것으로 기억되기도 했었지요.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해왔던 그를 다시 보게 된 것은 바로 '펀치'였습니다.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 처절한 복수를 다짐하게 된 한 남자의 역할을 이렇게 완벽하게 해낼 수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조재현, 김아중, 최명길, 김응수, 온주완, 서지혜 등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농익은 연기를 펼치는 이 드라마는 결코 쉽지 않은 이야기처럼 만만하지 않은 연기력을 요구하는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쉬울 수 없는 박정환이라는 역할을 김래원이 아니면 어떻게 감당했을까 그게 궁금할 정도로 김래원은 완벽한 박정환이었습니다. 홀로 남겨질 어머니에 대한 애절함과 딸에 대한 부정은 보는 이들마저 울컥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남겨질 이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당당했던 아버지이자 자식이 되고 싶은 박정환을 더 이상 완벽할 수 없을 정도로 해낸 김래원의 연기는 최고였습니다.

김래원이 언제부터 이렇게 연기 잘 하는 배우였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가 보여준 연기는 최고였습니다. 마지막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한 '펀치'는 어쩌면 김래원의 연기 인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기억될 듯합니다. 결코 쉬울 수 없는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냄으로서 연기의 스펙트럼을 더욱 크게 넓혔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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