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14. 06:34

윤시윤, 김남길과 소지섭을 넘어선 힘은 무엇일까?

윤시윤의 활약이 무서울 정도네요. 수목드라마의 막강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압도적인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그에 대한 가치는 수직 상승중이죠. 소지섭과 김남길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는 그가 이토록 앞서갈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거물 누른 윤시윤의 힘은?



수목드라마는 전쟁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각 방송국의 경쟁이 치열하죠. 월화드라마가 사극 강세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수목은 트렌디 드라마가 대세를 이루다보니 어떤 작품이 방송되느냐에 따라 변화가 심하기 때문이죠. 물론 오랜 시간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MBC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죠.

이번 수목드라마의 가장 큰 변수는 월드컵이었죠. 그전에 방송되던 <나쁜남자>는 자사의 독점 중계로 인해 완전히 망가져버렸고 MBC의 경우 너무 월드컵을 의식하며 뒤 늦게 편성되는 바람에 <로드 넘버원>은 별반 힘도 써보지 못하고 악전고투중이네요.

그에 비해 처음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제빵왕 김탁구>는 틈새시장을 노려서 대박 난 꼴이 되었어요. 처음 막장을 조장하며 막장 드라마 마니아들을 끌어 모으더니 아역을 벗고 주연들이 등장하며 성공과 사랑이라는 틀에 박혀서 익숙한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워 다양한 계층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나쁜남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김남길에 대한 열성팬들의 사랑은 지독하게 전달이 되지만 문제는 일반 시청자들이 극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열성팬들의 모습만 보면 시청률 50%를 넘어도 부족하건만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네요.

뭐 그렇다고 김남길의 포스나 연기력이 문제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드라마 자체의 문제점이 많이 노출되었다고 봐야죠. 주인공의 매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야기의 힘이 중요한데 지리멸렬하게 진행되는 단순한 복수극에 대중들이 그렇게 큰 호응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문제죠.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김남길을 좋아하지만 드라마는 다른 걸 보는 이도 생기는 것이겠죠. 소지섭과 김하늘, 윤계상이라는 젊은 배우들 뿐 아니라 최민수, 손창민까지 등장한 <로드 넘버원>은 사전 제작을 통해 극적 완성도를 높였다고는 하지만 전쟁 드라마에 크게 반응을 하지 못하는 시청자들로 인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네요. 

소간지라는 소지섭이 전면에 등장해 활약을 해도 이 정도의 시청률 밖에는 안 나온다는 것은 배우에 대한 식상함보다는 이야기의 재미를 찾지 못한다고 봐야겠죠. 이 작품 역시 등장인물들의 면면만 보면 50%도 부족한 드라마인데 말이죠.

그와 달리 <제빵왕 김탁구>는 상당히 뻔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요. 주인공의 성공담을 성장 드라마로 만든 다는 방식 자체가 식상하지만 이런 식상함에 약간의 기교만 부리면 재미를 더한다는 공식이 이번에도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 셈이죠.

더욱 제작진들은 영악하게도 막장 요소를 전면에 깔고 이를 무너트리는 방식으로 막장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면서도 욕은 최소화 시키는 전략으로 성공하고 있어요. 드라마 속 막장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을 바라보며 막장은 욕하고 주인공은 응원하는 형식은 알면서도 속고 속으면서도 즐거운 방식이 아닐 수 없죠.

윤시윤이 소지섭이나 김남길과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죠.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을 봐도 그렇고 현재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연기력을 봐도 그가 현재 보여 지는 시청률만큼 압도적인 연기력을 보여준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죠. 뭐 열혈 팬들이라면 당연히 윤시윤이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지만 연기력은 아직도 그 두 배우를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다고 봐요.

그렇고 보면 이야기가 담고 있는 재미가 어떠냐에 따라 스타시스템을 넘어설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지요. 액면가로 맞서서 결코 이길 수 없는 출연진들이 압도적인 시청률로 앞서갈 수 있는 이유는 등장하는 배우들의 이름값이 아닌 다양한 기호를 가지고 가볍게 다가간 전략의 승리라고 봐야겠죠.

그렇다고 윤시윤이 드라마 덕만 본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은 나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시청자들이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죠. 아직 소지섭이나 김남길을 넘어서기는 역부족이지만 자신들이 재미있게 보고 있는 드라마 주인공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그에게는 커다란 힘이 될 수밖에는 없죠.

시트콤을 넘어 정극에 처음 출연한 배우치고는 무난하게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도 새로운 스타 탄생이 가능해 보이게 합니다. 아직은 경쟁 드라마의 막강한 배우들을 넘어서기는 힘들겠지만, 수목드라마를 장악한 <제빵왕 김탁구>가 꾸준한 시청률을 보장만 한다면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는 지금과는 다른 평가가 윤시윤에게 주어질 것으로 보이네요.

김남길을 현재의 그로 만들어준 것도 압도적인 시청률을 보여주었던 <선덕여왕>에서 비담으로 열연했기 때문이죠. 그렇듯 윤시윤도 그의 연기 인생에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기회를 가진 셈이에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선을 다해 자기 것으로 만든다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던져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면, 윤시윤이 아직은 이름값에서 밀려있지만 드라마가 종영된 이후에는 '윤시윤'이라는 이름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새로운 스타들이 탄생하는 것이니 말이죠.